한국언론진흥재단 출범 1주년 기념세미나
‘스마트 미디어 환경 도래와 뉴스 미디어의 미래’


박성희 한국언론진흥재단 산업지원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월 28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스마트 미디어 환경 도래와 뉴스 미디어의 미래’를 주제로 재단 출범 1주년 기념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정부와 언론계, 언론학계 등에서 100여명이 참석해 뉴미디어 시대, 미디어의 미래와 언론산업 진흥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한국언론학회 회장)의 발제와 토론자들의 지정토론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발제문 요약

대한민국의 2010년은 스마트 미디어 원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출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새로운 모바일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1월 24일 보도된 KT의 발표에 의하면 2009년 말에 출시된 아이폰 국내 사용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PC 시장의 성장도 눈부시다. 시장조사업체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태블릿PC의 판매 대수가 2010년에 전 세계적으로 약 1,700만대였지만 2011년 올해에는 4,460만대, 2012년에는 7,0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0년은 스마트 미디어 원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2차 모바일 혁명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폭발적 성장과 상호작용하며 현대인의 미디어 환경을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언론이 위기라는 인식도 커져 왔는데,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뉴스매체는 장차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언론이 처한 위기의 배경을 살펴보고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뉴스 미디어가 겪게 될 변화를 추론해 본다.

신문과 TV 등 전통적인 뉴스매체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경고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특히 신문의 위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10여 년 전 IMF 외환위기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이제는 어느 누구도 신문의 위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도대체 언론 위기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나는 저널리즘 측면에서 신뢰도 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적 측면에서 경영의 위기이다.

우선 저널리즘 측면에서 한국 언론은 심각한 신뢰도 위기를 겪고 있다. 언론진흥재단의 수용자 의식조사를 보면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1990년대 중반에 정점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즉 5점 만점 척도로 측정한 신뢰도가 1994년에 신문이 3.97, TV가 4.08로 최고에 이르렀다. 그 후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8년 조사에서 신문이 3.11, TV가 3.39로 1990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같은 조사에서 인터넷에 대한 신뢰도는 3.35로 나타나 신문은 인터넷에도 밀리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언론 위기의 더 중요한 이유는 산업적인 것으로 언론이 직면하고 있는 경영 위기 때문이다. 이 산업적 위기는 디지털 사회에 진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통적 뉴스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다. 2010년 출간된 “뉴스경제학(Newsonomics)”에서 저자 켄 닥터(Ken Doctor)는 다음의 숫자들을 통해 미국의 뉴스 미디어가 얼마나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 2009년 1/4분기 구글의 순익은 14억 달러. 같은 기간 미국 최대의 뉴스 미디어 그룹 개닛(Gannett)의 총매출액이 14억 달러였고 순익은 5,800만 달러에 불과했다. △ 퓨(Pew) 리서치에 의하면, 매일 찾는 뉴스원(news source)으로 40%의 미국인이 인터넷을 선택함으로써 35%인 신문을 눌렀다. △ 미국 일간지는 2008년과 2009년에만 적어도 8천명의 기자를 해고했다. △ 미국 신문의 광고수입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0년으로 490억 달러였으나, 2009년에는 280억 달러로 줄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OECD 국가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특히 인터넷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경우 신문과 같은 전통 매체의 위기 현상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이

전통매체의 위기 가속화

우선 한국은 인터넷 속도와 이용자 비율에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인터넷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전통 매체의 이용시간은 크게 줄어들었다. 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1998년 하루 193분이던 지상파TV 시청 시간이 10년 후인 2008년에는 116분으로 줄었고, 41분이던 신문 이용 시간은 24분으로 감소했다.

한편 한국에서 전통 매체의 위기는 다매체 다채널화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비교적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민주화와 함께 탈규제 정책이 도입되면서 신문 등 인쇄매체 시장을 필두로 종교방송, 지역 민방, 케이블TV, 위성방송, DMB, IPTV 등 다매체 다채널화가 지난 20년 동안 급속히 진행된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를 뒷받침할 광고 시장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사실이다. 1997년 IMF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5%대로 떨어지면서 팽창하는 미디어 산업의 광고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 상태가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광고비 증가가 매체별로 심한 불균형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의 광고 현황을 살펴볼 때 지상파TV가 35.3%에서 23.0%로, 신문은 36.2%에서 20.7%로 급감한 반면에 온라인 매체가 2.3%에서 17.1%로 급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광고비 감소에 따라 신문의 매출액은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데, 2009년 현재 조선, 중앙, 동아 세 신문의 총매출액이 거대 포털 NHN 한 회사의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상파TV도 매출액 증가가 눈에 띄게 둔화되어 방송 3사의 매출액이 최근 수년간 2조 5천억~6천억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익숙했던 옛 뉴스 세계를 뛰어 넘어라”

경영 위기에 직면한 전통적 뉴스 매체는 지난 연말에 4개의 종편과 1개의 보도채널이 신규 허가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 미디어 환경의 도래가 전통적 뉴스매체와 저널리즘의 미래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 켄 닥터는 “우리가 익숙했던 옛 뉴스 세계는 끝났으니 그것을 뛰어 넘어라”고 주장한다. 포털과 같이 수백 개의 뉴스원을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하나의 뉴스원에 불과한 특정 신문과 방송에 매달릴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시대 뉴스의 강자는 전통 뉴스매체가 아니라 구글, 야후,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과 포털이다. 이들은 뉴스를 취재하고 제작하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통 매체들이 제공하는 뉴스들을 공급만 하는 것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독자들이 떠나고 광고수입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신문의 선택은 극히 제한적이다. 신문사들이 손쉽게 택할 수 있는 자구책은 웹사이트 이용료를 받는 것이나 영국의 더 타임스가 웹사이트 이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용자의 86%를 잃었다고 한다. 나머지 14%도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는 종이신문 독자라니, 신문이 웹사이트 이용료를 통해 수입을 도모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 뉴스매체가 수 십 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소프트 미디어 시대를 맞은 지금 당장으로서는 뉴스매체들이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에 더욱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 미디어 원년인 2010년에 이미 뉴스 소비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뉴스를 보기 위한 다양한 앱들이 출시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머독(Rupert Murdoch)은 아이패드 전용 뉴스매체인 더 데일리(The Daily)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종이를 버리고 텍스트 매체로 생존

스마트 미디어 환경의 도래로 신문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텔레비전의 경우 3D와 상호작용 기능을 갖춘 스마트TV로 진화하며 생존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단기적으로 신문의 미래는 결코 밝지가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신문이 종이를 버리고 ‘텍스트’ 매체로 생존할 것으로 본다. 이미 모바일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들이 시작되고 있다. 수많은 대안 뉴스 매체가 존재하는 디지털 시대에 신문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무언가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은 신문이 질 높은 뉴스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신문이 지속가능한 수준의 독자와 광고주를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질이 높고 개성이 있는 기사를 많이 생산하는 일이다.

요즘처럼 위기 담론이 확산된 상황에서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신뢰의 위기, 경영의 위기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극복해야 할 위기는 언론인들 사이에 만연된 위기의식 그 자체가 아닌가 한다. 온라인저널리즘리뷰(Online Journalism Review)의 로봇 나일(Robert Nile)은 언론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실패의 문화에서 허우적거리는’ 언론인들의 태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디지털 시대를 맞아 많은 언론인들이 광고비 감소, 고용 불안 같은 것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염려스런 것은 이런 불안감 속에서 저널리즘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신념이 흐려지고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인들이 좌절하면 저널리즘의 미래는 없다. 저널리즘이 사라지면 민주주의도 지켜낼 수가 없다.

출범 1주년을 맞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목해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언론 산업의 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산업적 진흥방안 모색과 함께 저널리즘의 전통적 가치 제고와 언론인의 사명감 고취 및 사기 앙양에 나서기 바란다.

<토론 내용 요약>

김민배(조선일보 편집부국장) : 종이신문의 위기 전망 세계 유수 언론 전문가들의 예측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종언이 신문사, 신문업계의 종언을 의미하진 않는다. 조선일보의 인터넷 독자가 340만 명이다. 아이폰과 갤럭시탭을 통한 독자도 많다.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 신문을 보는 독자를 고려해야 한다. 학계에서 신문 구독자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때가 됐다. 종이 신문을 사서 보는 사람만 독자로 볼 것인가? 인터넷 및 모바일 미디어 독자에 대한 분석에 신문과 언론학계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정보 생산자의 지적 재산권 문제와 관련해 정보의 무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 정책에 대해 한국 사회가 한번쯤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또, 인터넷 상의 정보 중개권자인 포털에 부여하는 무제한적 자유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에 대해 한국 사회의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 단지 신문 독자가 줄어드는 현상만 가지고, 신문 업계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다소 미시적인 관점이다.

김택환(중앙일보 멀티미디어랩 소장) : 뉴욕타임스가 발행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 1면에 뉴욕타임스 편집인 빌 켈러의 3면에 걸친 장문 톱기사가 실렸다. 위키리크스의 인사이드 스토리였다. 어샌지 위키리크스 창립자가 6개월 전 미국 외교부의 정보를 빼내 누구에게 먼저 알릴 것인가 고민하다 첫 번째 선택한 것이 영국의 가디언, 두 번째가 독일의 슈피겔이었다. 이는 아직까지 정보를 내보낼 때 인터넷이 아니라 신문을 가장 먼저 선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국 신문이 질적,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왜 위기인가? 콘텐츠에 대한 R&D가 부족하다.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한국 신문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R&D 기능 강화가 언론진흥재단, 언론사, 학계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김인규 방송협회장께서 과거 언론재단의 지원으로 1년 동안 기자 생활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공부를 하셨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런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한국에도 글로벌 스탠더드 형태의 저널리즘스쿨이 만들어질 때가 되었다고 본다. 미국 콜롬비아 저널리즘스쿨, 독일 뮌헨 저널리즘스쿨, 프랑스, 영국 등과 같이 저널리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전수,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인구 1,000명당 700명이 신문 구독자다. 우리는 250명 수준에서 감소하고 있다.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거꾸로 아직 한국 신문에 블루오션이 있다는 의미다.

김훈순(한국방송학회 회장,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언론의 위기가 세계적 현상이라는 데 동의한다. 사실보도, 특종보도와 같은 속보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분석이나 해석보도 중심으로 나아가야 하고 여론 수렴 및 중재자 역할을 중시해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새로운 뉴스 생산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강화해야 한다. 영국의 BBC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s)를 전담하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다. 과거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공급할 때 편집권을 포기한 실수를 거울삼아,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서 뉴스를 제공할 경우에는 편집권 경쟁을 통해서 신문사들이 활로를 찾아야 한다. 언론진흥재단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체성을 가질 것인가를 고려할 때 연구능력을 강화해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박성희(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한국경제 수석논설위원) : 텍스트 매체로서 살아남는다는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문이 위기라는 진단에 대한 반론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14년 동안 1,000자 칼럼을 쓰면서 엄청난 자료를 찾아왔는데, 신문만큼 정확하고 믿을만한 자료가 없었다. 심지어 백과사전의 수치도 부정확한 경우를 많이 봤다. 가치 있는 읽을거리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는 한, 신문의 생명은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신문 콘텐츠의 신뢰성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는 스토리의 시대다. 다매체 시대가 될수록 하나의 스토리가 가지는 힘이 커진다. 흔히 스토리는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말하지만, 모든 스토리는 팩트에 근거한다. 그런데 신문이 전달하는 것만큼 정확한 팩트가 없다는 점에서 디지털 시대에 신문 텍스트가 갖는 힘은 커질 것이라고 본다. 단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점은 있다. 우선 포털 클릭수에 너무 연연해서 자극적, 선정적으로 가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이 안가는 기사가 많은데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서 저널리즘 본령을 찾아야 신문의 설자리가 있다고 본다.

박한철(덕성여고 교사) : 발제를 듣고 보니 신문의 위기가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디지털 미디어를 물과 공기처럼 사용하고 있는, 흔히 말하듯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인터넷 상에서 얻는 파편화된 정보로 인해 종합력이 부족한 것 같다. 대안으로서 신문을 읽게 하지만, 세상의 흐름이나 맥락을 읽어내기에는 과거에 비해서 신문 콘텐츠가 좀 약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을 읽는 지혜를 신문 속에 담아 주었으면 좋겠다.

미디어 교육 측면에서 보면 너무 신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변화하는 시대와 접목하여 좀 더 융합적인 측면에서 신문에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요즘 교육부에서 창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에 맞게 신문을 재구성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면 학생들이 신문에 쉽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신문 속에서 지혜를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미디어 교육에 있어서 재단이 선구자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콘텐츠를 더 보강하고 발전시켜서 신문을 중심으로 전체 미디어를 아우르는 다양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태규(한겨레신문 디지털미디어본부장) : 기자 생활 만 25년, 그중 마지막 1년을 한겨레 온라인 담당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이 경험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발제에서 나온 신문의 위기에 대한 여러 진단들을 인정하지만 기자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훨씬 더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문뿐만 아니라, 웹, 스마트폰, TV 등을 통해서 의사를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언론인들이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자들이 종이를 넘어서는 일에 대해 귀찮아하고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기 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환경을 이용한다면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개발한 이후 중세시대 사자생(寫字生: 성경을 베껴 쓰는 사람)의 지식 독점이 깨지고 역할이 없어졌듯이,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자가 종이에만 한정된 역할을 한다면 사자생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환경을 잘 활용해야 한다. 종이를 넘어서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면 상당한 독자를 끌어올 수 있다. 신문과 신문지를 구별해야 한다. 결국은 콘텐츠가 승부처가 될 것이다. 전통매체 독점에 갇혀 콘텐츠 개발에 상당히 게을리 했다는 점을 자각하고,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간다면 현재의 파고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종수(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첫 번째 위기가 웹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면 앱, 소위 모바일 미디어의 등장으로 또 다른 제 2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저널리즘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가 의미가 있다.

아까 다른 토론자께서 신문 콘텐츠만큼 질이 뛰어난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좀 놀랄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 소셜미디어가 즉각성, 신속성에서 앞선다는 것은 예상된 것이지만, 전통미디어가 공정성, 객관성, 심층성면에서도 젊은 독자들에게 소셜미디어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이는 한국 언론의 뼈아픈 반성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향후 신문의 미래 독자들이 바로 이들 네티즌들임을 감안할 때, 이런 연구 결과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언론 경영진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셜미디어라는 거대한 강에 접속하지 못한다면, 미디어의 산업적인 기반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도 쇠퇴할 것이라 생각한다. 신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프로페셔널리즘 강화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재단의 언론인 교육, 연구사업 등은 바람직하다. 언론진흥재단 웹사이트에 좋은 정보들이 많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자료의 활용성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정병진(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 지금은 저널리즘의 위기가 아니라 전통 기자들, 전통 제작방식의 위기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저널리즘 활성화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뉴스라는 상품의 교환 가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분석, 해설, 설명 보도를 강화하여 가치 있는 읽을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은 정보에 기자들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피 취재원들이 기자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객관성만으로 신문이 승부하기 어렵다. 언론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뉴스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 재단에서 제안한 5대 핵심사업인 뉴스 유료화, 유통 선진화 등은 현장에 있는 기자와 경영진이 모두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므로 재단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었으면 한다.

차재영(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언론 현업에서는 이견이 있지만 학계에선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에 실패한 원죄로 인한 언론의 신뢰도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것이 현재의 경영 위기를 증폭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재단이 통합 출범하면서 산업적 측면의 진흥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여 조금 아쉬움이 있다. 재단이 얼마 전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이라는 번역서를 내놓았다. 이는 미국 언론계가 부딪힌 위기를 언론계와 언론학계가 함께 극복하고자 저널리즘의 기본 방향을 다시 고민하고 설정하여 내놓은 연구서다. 이와 같은 작업이 한국 언론계에 필요하고, 이에 재단이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또한 오래 전부터 지속된 지역 언론의 위기는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주길 바란다.

최창근(KBS 해설위원) : 종합편성채널로 인해서 방송 언론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가 관심사다. 종편은 빠르면 올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종편과 지상파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다. 시청률이 광고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의 파이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방송광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시청자의 볼 권리가 확대되고, 외주 제작사 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기대도 있지만 한정된 자원 속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언론 종사자들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과열 경쟁으로 언론 환경이 피폐되지 않도록 재단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홍승기(법무법인 신우 변호사) : 저작권 확대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이다. 저작권 인정 기간이 50년에서 70년으로 확대되고 있고 형사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강력한 반론도 있다. 저작권 확대가 창작자 복지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거대 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기사 유료화를 시작하면 이와 같이 반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비보호 저작물이나 공정 이용의 범위 문제와 같은 뉴스 저작물의 특성 때문이다. 기사 유료화에 대한 반론과 장애를 극복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정교한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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