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및 벨기에 신문사들은 정기 구독을 신청하는 옵션 중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옵션을 막아 놓은 애플사의 정기 구독 정책에 대해 불공정 거래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기자조합(SPQN)은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한 상태다.


 

최지선 파리2대학 박사과정

애플사가 자사의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에서 신문, 잡지 구독을 하는 경우 아이튠스에서만 정기 구독 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정책에 대해 프랑스 및 벨기에 신문사, 기자들이 불공정 거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미디어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애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의 신문 정기 구독 독점 정책과
언론사들의 반발

애플사는 지난 1월 그동안 각 신문사 또는 잡지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전자 신문의 정기 구독을 신청해 아이패드나 아이폰 등으로 신문을 구독하던 기존 방식을 바꾸었다. 아이패드, 아이폰에서 신문을 구독하려면 아이튠스에서 직접 정기 구독 신청을 해야 구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수익이 줄어들고 정기 구독자들과의 관계가 끊길 것을 염려하는 신문사들과 대립하게 됐다.

한창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신문을 구독할 때,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정기 구독을 신청하는 기존 방식으로 정기 구독이 이루어질 경우 전자 신문 구독료는 100% 신문사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애플사가 아이튠스에서만 구독 신청이 가능하도록 변경한 방식은 애플사가 중간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써 신문사와 애플사가 7 대 3의 비율로 구독료를 나눠 갖게 된다.

이렇게 구독료를 애플사와 나눠야만 한다는 것도 언론사들로서는 불만인데, 여기에 애플사가 자사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통해 신문을 정기 구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은 언론사들의 공분을 일으킬 만한 일이었다. 즉 애플사가 아이패드에서는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한 정기 구독 신청을 막아 놓음으로써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신문을 구독하는 경우 반드시 신문사는 애플사에 구독료의 30%나 되는 커미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튠스를 통해 정기 구독을 신청하게 되면 독자들은 신문사의 종이 버전 신문과 아이패드용 전자 버전 신문을 구독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던 ‘웹 버전 신문 + 아이패드 버전’ 정기 구독, 또는 ‘웹 버전 + 아이패드 버전 + 종이 버전’ 정기 구독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 이용자들의 정기 구독 수요를 위해 신문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독료의 30%를 애플사에 넘겨주는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신문사 및 잡지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정기 구독을 신청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대해 프랑스 및 벨기에 신문사들은 정기 구독을 신청하는 옵션 중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옵션을 막아 놓은 애플사의 정기 구독 정책에 대해 불공정 거래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일간지기자조합(SPQN•le Syndicat de la presse quotidienne nationale)은 이러한 애플사의 정기 구독 정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한 상태다.
벨기에 경제부 역시 애플사가 아이튠스를 통해 신문, 잡지의 정기 구독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광고한 이후, 독점적 지위 남용 여부를 조사하도록 공정거래 위원회에 의뢰했다고 벨기에 경제부 장관 빈센트 반 퀴켄보른이 밝혔다. 그는 만일 아이패드 이용자들에게 신문사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 구독을 판매할 수 없고, 아이튠스만을 통해 정기 구독을 신청하도록 한다면 이것은 명백히 독점적 지위 남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필요할 경우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까지 불공정 거래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다며 애플사의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러한 애플사의 정책에 대해 신문사와 기자들은 구독료 배분 문제 및 독점 판매 문제뿐만 아니라 광고까지 애플사가 독점하게 되면서 광고비 책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 정기 구독자들의 습성이 드러나 마케팅과 직결된 정기 독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애플사가 독점하게 된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산업 주체들의
미디어 시장 넘보기

사실 아이튠스를 통해 정기 구독을 신청하고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통해 신문, 잡지를 구독하는 시스템은 여러 신문, 잡지들을 한 곳에 모아 놓아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신문사 입장에서는 아이튠스라는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구독료의 30%를 지불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한 정기 구독을 막아 신문사와 정기 구독자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 역시 신문사로서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애플사는 이러한 신문사, 잡지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아이튠스를 통한 정기 구독료를 저렴하게 책정해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도록 하고 구독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30%의 커미션 부분을 조정하지 않고 있어 이런 조건으로 모든 신문사나 잡지사가 만족할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애플사의 신문, 잡지 정기 구독 정책은 기존 전통 미디어들이 형성한 시장을 디지털 산업 주체들이 넘보려고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플랫폼 사업과 디지털 기기 사업을 하는 디지털 산업 주체가 기존 전통 미디어 산업 주체들이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응해 만들어 놓은 전자 신문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미쳐 수익을 얻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사뿐만 아니라 구글(Google) 역시 기존의 신문, 잡지 시장을 넘보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전자 키오스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구글은 정기 구독자들의 정보를 신문사에 제공하는 등 애플보다 좋은 조건으로 신문사들과 계약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한정돼 있는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이나 윈-윈 모델을 만들어 내지 않는 이상 언론사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존 미디어 산업 주체들과 플랫폼 및 디지털 기기 산업 주체들의 갈등과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디어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시도

한편 애플과 구글이 진행하는 미디어 시장으로의 확대 정책과 반대로 기존 미디어들 역시 새롭게 변화하는 디지털 매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은 기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종이 신문이 아니라 애플사의 아이패드에 독점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버전의 신문 ‘더 데일리’(The Daily)를 만들었다. 더 데일리의 런칭은 스티브 잡스의 와병설 때문에 2월 초로 연기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더 데일리’는 기존의 종이 신문을 기반으로 하여 전자 버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아이패드만을 위해 만들어진 디지털 신문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역시 아이튠스를 통해 정기 구독 신청을 하게 된다. 주당 0.99달러로 가격이 책정됐다.

‘더 데일리’는 애플의 아이패드를 위해 독점적으로 제공되는 디지털 신문으로는 두 번째다. 버진사는 지난해 11월 ‘더 프로젝트’(The Project)라는 월간 패션 잡지를 2.99달러에 구독할 수 있도록 런칭한 바 있다. 이 잡지는 아이튠스에서 구독할 수 있는 출판물 중 벌써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더 프로젝트’와 더불어 ‘더 데일리’의 성공 여부는 플랫폼이나 디지털 기기에 맞춘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전략이 미디어 산업 주체들에게 위기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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