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기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제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방송통신위원회 1기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위원들로 2기가 구성되었다. 방송 및 통신의 융합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및 정책 일원화와 효율화를 목적으로 설치된 방송통신위원회 1기는 그동안 여러 가지 중요한 정책 쟁점들을 논의해왔다.


서비스 요금 정책은 경쟁 정책을 통해 신중하게 추진

방송통신위원회 1기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정책으로는 종편채널 도입 등과 같은 유료방송 시장 내 경쟁 정책 변화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요금제 개선 및 유무선 결합상품 확대 지원 등이 핵심적인 정책 분야로 평가된다. 반면, 종편채널 등의 허용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 도입, 통신 시장 내 신규 서비스 사업 개발 및 사업자 시장 진입 부진 등은 아쉬운 사항들이다.
앞으로 제2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되거나 추진되어야 할 주요 쟁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통신 및 유료방송 서비스 요금 정책에 대한 것이다. 최근 통신 서비스 요금 인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통신 서비스는 경제 환경과는 별개로 일정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요금 구조를 갖게 된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금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인위적인 요금 조정보다는 시장 경쟁을 통한 요금 형성이 가장 적절한 방식이다. 이동통신 재판매 및 추가적인 통신사업자 허가와 같이 통신 시장 내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요금 인하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 및 통신의 결합서비스 확대를 통해서도 요금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 결합서비스 구성 과정에서 방송 서비스 요금의 지나친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경쟁 기업에 대한 가격압착 등의 가능성은 지양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유료방송 서비스는 기존의 저가 요금 시장 구조를 탈피하면서 서비스 요금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순환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마련과 행정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전환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규모와 함께 직접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가시청 가구 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신료 인상 및 추가적인 재원 마련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합리적 해결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케이블TV의 경우에도 기존의 저가 수신료 중심의 시장 구조가 고착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 이외에도 시장의 디지털 서비스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셋톱박스 등의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대도시를 제외한다면 디지털 케이블 전환 비율이 낮기 때문에 비용 대비 투자 수익률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의 완전 디지털화가 이루어져도 실질적으로 케이블 가입자의 대부분은 아날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방송통신 결합서비스 확대에 따른
공정경쟁 보장

셋째는 방송통신 결합서비스 판매 확대와 공정경쟁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 전화 서비스 등을 포함해 IPTV와 이동전화 등 2~4가지 서로 다른 서비스들이 조합된 결합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결합 서비스는 취약점과 강점을 갖는 서로 다른 방송통신 서비스를 한 묶음으로 판매함으로써 판매자에게는 시장 유지 또는 확대를, 이용자에게는 요금 할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문제는 결합 서비스 이용 비율이 급증하면서 방송 및 통신 사업자 간에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합 서비스 이용은 한편으로는 개별 서비스 요금의 총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편익을 제공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방송통신 융합시장 내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의 등장 또는 이들에 의한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행사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 편익과 사업자 간 공정 경쟁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방송통신 결합서비스 규제 및 정책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로는 종편채널의 시장 진입에 따른 후속 및 보완 정책에 대한 것이다. 2010년 연말에 승인된 종편 및 보도채널, 홈쇼핑 채널 등은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산물이다. 이는 유료 방송시장 내 경쟁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결과이다.

방송 시장 내 경쟁이 증가할수록 방송 품질의 향상이 연계될 것인지 또는 스타 중심의 배우, 작가, 감독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제작비 상승이 야기될 것인지 다양한 측면에서 정책적 준비와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종편 등의 채널 시장 진입에 따른 구조 변동은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 제작이나 유통, 통신 기업들의 결합 서비스 판매 구성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규 채널 정책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자들의 갈등이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미디어 광고시장 및 국내외 콘텐츠 유통 채널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시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서비스 이용자 권리 보호 확대

다섯째는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자 보호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 동안 규제 및 진흥기관으로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자의 시장진입이나 성장 등을 위한 정책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최근 2G 통신서비스 가입자의 3G 서비스 전환이나 HD 방송 서비스 재전송 요금 협상 등과 관련하여 개별 사업자들의 사적 계약에 따른 방송 중단 등의 쟁점이 나타나면서 사업자보다는 이용자 보호 정책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방송 서비스의 경우에는 시청권 보호 및 지상파 방송의 접근권 강화, 난시청 지역 축소 등을 통해 시청자 이익을 보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이나 통신 서비스의 경우에는 서비스 전환이나 요금 변동, 결합서비스 구성 등에서 이용자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지원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사업자 간 분쟁이나 갈등의 폭이 넓어지면서 효율적으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도 필요하다. 방송 및 통신 사업자 간의 분쟁이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에서 직접 다루어지면서 방송통신 분야의 주무기관인 위원회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자 간 수익배분에서부터 신규 서비스 규제, 사업자 간 갈등에 따른 이용자 피해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총괄적인 대응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는 망중립성 논란의 해결에 대한 것이다. 스마트TV를 비롯해 포털 사업자와 기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나 무료 문자서비스 등이 증가하면서 기존 통신사업자 망에 부하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접근 차별화 또는 대가 산정 요구 등의 쟁점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부터 포털들의 서비스 개발로 인해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특정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방송통신 정책 중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망중립성은 정책적으로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시장의 변동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망을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가 자유롭게 비차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동등 기회는 부여하면서 망의 효율화와 비용 분담의 산정 방안을 현명하게 살펴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일곱째는 주파수 할당에 대한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포함하여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주파수 재할당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가용 주파수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주파수 정책이 먼저 수립된 이후에 서비스와 사업자별로 재할당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일단 통신사업자들에게 필요한 주파수 할당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주파수 활용 목적, 목표, 방식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령, 2.1GHz 대역은 통신 기업들에게 다시 할당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이후에 반납되는 700MHz 대역에 대한 활용방안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주파수 대역은 통신 네트워크 정체 현상을 분산시키는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새로운 미래 방송기술을 개발, 적용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주파수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망중립성 등의 쟁점은 지속적인 연구와 조정 작업 선행되어야

이외에도 KBS 수신료 문제와 민영 미디어렙 도입도 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KBS 수신료는 오랫동안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었지만 다채널 유료방송 시대에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수신료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신료 인상에 따른 공영방송의 공적 의무 이행이나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은 보다 엄격하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기타 현재 방송광고 판매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민영 미디어렙도 이른 시일 내에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규모 방송사업자 지원 등의 정책지원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해결하거나 또는 준비해야할 주요 과제들을 살펴보았다.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성장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IT 산업을 개척하고 이와 함께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원회라는 합의 시스템을 통해 시장 활성화와 이용자 보호, 사업자 간 갈등 조정, 창의적 콘텐츠 유통 지원, 미디어 다양성 확보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 결정 및 추진 과정은 모두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용자와 사업자, 다른 규제기관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는 위원회 조직 운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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