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 뉴스의 선정성 원인과 언론사와의 상생 방안

반현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 시각 네이버 메인 뉴스들, ‘인형 외모 여고생 ’하얀 피부-육감 몸매’, ‘여자가 남자와 잠자리하는 가장 큰 이유’, ‘김연아 미니원피스 하의실종 쇄골미녀’, 씨스타 ‘단체 하의실종’ 시선을 어디로 둬야?”

위 글은 최근 ‘시골의사’ 박경철(@chondoc)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그림1>. 그는 이어서 “성인들이야 비판적 선택을 하겠지만, 아이가 숙제 때문에 포털에 접속하는 것이 신경 쓰일 정도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조만간 누군가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손배소를 냈다는 뉴스를 접하게 생겼다”고 포털의 선정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의 글은 22만 명이 넘는 그의 팔로어들을 중심으로 리트위트(RT)를 통해 확산되어 사회적으로도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한동안 잠잠하던 포털 뉴스의 선정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번 사건의 당사자는 하루 1,7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다. 2009년 1월부터 초기 화면의 뉴스 편집권을 각 언론사에 넘기고,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한 이후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 증가에 크게 기여했던 ‘뉴스 캐스트’ 방식으로 전환한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포털 뉴스의 선정성, 또다시 수면 위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30일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90여 개의 언론사를 대상으로 뉴스캐스트 신규 제휴를 당분간 전면 중단하고 선정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단체 모니터링단을 운영한다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제휴 언론사들의 증가로 인해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서 네이버 초기 화면의 뉴스 박스에서 제공되는 기사 제목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치달으며, 이용자들의 항의가 높아진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에 대한 네이버 측의 공식 해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네이버 사건을 계기로 본 글에서는 포털 뉴스에 나타난 선정성의 구조적 원인과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포털과 언론사 간의 상생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포털 뉴스의 고질적 선정성 문제는 네이버 뉴스캐스트 도입 당시에도 우려했던 일이었다. 이것이 최근 현실로 나타나 터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당연히 뉴스 박스를 관리하는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사업자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사 제목을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달며 치열한 트래픽 경쟁에 참여한 언론사들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사실상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를 비롯해 주요 포털들의 검색을 통한 아웃링크 정책으로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이 전반적으로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그림2>. 연간 순위 상위 100개 사이트의 연도별 변화를 살펴보면 뉴스 사이트들의 수가 2005년 14개에서 2010년 36개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트래픽 증가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광고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사들은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뉴스 제목에 매달리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결국 포털에 더욱더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독자적 유료화 모델이나 이용자 맞춤형 모델 등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 전략을 언론사 스스로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뉴스 미디어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각 언론사 담당자들도 기사의 선정성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트래픽이 곧 매출’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정 노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한다(김창남, 2011). 또 다른 언론사 닷컴 담당자는 광고 매출은 사실상 대기업 광고보다는 소액 광고에만 영향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사에서 두려워하고 있는 더 심각한 문제는 포털의 트래픽 감소가 신문사의 영향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김창남, 2011).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얽혀 있는 언론사들과 선정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를 언론사들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네이버를 포함한 포털들의 입장이 결코 좁혀지거나 타협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털 상대 조정청구사건 6배 증가

포털 제휴 언론사들의 경쟁 과열로 인해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선정적 기사 내용으로 인한 피해자와 언론사 간의 법적 갈등 문제다. 2010년에 포털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낸 조정청구사건 처리가 전년도(2009년)에 비해 6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구 건수를 매체 유형별로 보면 포털 등 인터넷 뉴스 서비스가 841건(38.1%), 인터넷신문이 567건(25.7%)으로 인터넷 매체가 전체 사건 중 63.8%를 차지했고, 신문과 방송이 각각 540건(24.5%)과 189건(8.6%)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포털 청구 건수는 803건으로 전년 대비 667건이 증가해 전체 조정청구 건수 증가의 주원인이 됐다(박창욱, 연합뉴스, 2011년 2월 15일자). 이처럼 포털을 대상으로 조정 청구가 급증한 일차적 원인은 과거보다 포털 뉴스의 선정성으로 인한 피해자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포털의 법적 지위 변화가 피해자들의 조정청구 증가를 촉발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즉 2009년 7월 신문법 및 언론중재법 개정 이후 포털도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로서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기 시작했으며, 언론중재의 대상에도 포함되었다. 따라서 기존에는 기사 내용 때문에 피해를 받을 경우 해당 언론사를 거쳐야만 포털 뉴스를 통한 권익 침해에 대해 구제받을 수 있었던 복잡한 절차가 법 개정 이후 신속하게 처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반현 외, 2010).

결국 이번 선정성 문제의 근본 원인은 포털과 언론사 간의 비정상적인 뉴스 유통 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의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포털과 언론사들이 상생할 수 있는 좀 더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


다양성 강화하면서 공적 책임 수행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국민들의 뉴스 소비 행태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 등장에 따른 전통 뉴스 매체 쇠퇴 현상과 최근의 스마트 미디어를 활용한 소셜 미디어 이용 증가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신문과 방송사들은 크게 긴장하고 위기의식까지 느끼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2010 국민의 뉴스 소비’에 따르면 특히 포털을 매개로 한 뉴스 소비가 젊은 층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뉴스 이용 행태는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김영주•정재민, 2010). 문제는 지금까지 논의한 것처럼 포털을 통해 제공되는 뉴스가 대부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다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 뉴스 서비스’에서도 포털의 뉴스 박스와 뉴스 홈에 포함된 전체 뉴스 가운데 통신사 뉴스를 제외하면, 스포츠와 연예 신문이 가장 크고 중요한 공급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포털 뉴스의 경향은 이용자들의 인식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데, ‘매우 선정적이며 가볍다’는 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위근•김춘식, 2010).

결국 포털 뉴스의 공적 책임을 높이면서도 언론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한 가지 현실적 대안으로는 다매체,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다양성’을 지금보다 강화하면서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가급적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가진 언론사들이 포털의 뉴스 박스 내에 노출될 수 있도록 포털에서 먼저 공정하고 투명한 선정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마련한 선정성 개선안은 실제 선정성의 장본인인 기존 언론사들은 그대로 두고, 신규 언론사 계약을 중단할 경우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매체와 시각에 대한 접근을 막을 수 있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송경재(2011)도 “뉴스캐스트는 주류 언론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목소리는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인터넷 여론의 다양성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선정 기준 절차의 투명성이다. 초안부터 시민단체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면 현재 네이버 서비스 자문위원회보다 더 다양한 위원들의 참여가 보장된 ‘포털뉴스다양성위원회’(가칭)가 필요하다. 선정 기준이 마련된 후에는 언론사 선정 절차도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이런 과정 역시 다양성위원회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패드 등을 휴대하며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뉴스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포털에서 제공되는 뉴스의 선정성을 제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이용자 모니터제’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위원회 역할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이용자들의 스마트 모바일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상시 제보와 모니터링은 자연스럽게 이용자 중심의 건전한 포털 뉴스 환경이 만들어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들이 모바일 트래픽에서도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모바일 환경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하는 추세라고 한다. 언론사들은 미디어 패러다임이 또 한번 바뀌는 지금이 포털과의 비정상적 뉴스 유통 관행을 깨고 상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을 인식해야 한다. 언론사들의 ‘총체적’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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