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성인광고 단속을 통해 본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문제점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불법성과 선정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정성은 황색 저널리즘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언론사들의 홈페이지 광고를 보면, 과연 우리나라 대표 언론사들의 홈페이지가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물론 언론사 관계자들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사의 영역이 아닌 광고일 뿐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속성 자체가 기사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하고 수용자의 클릭 순서에 따라 콘텐츠에 접근하는 경로가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광고와 기사를 분리해 봐야 한다는 논지는 타당하지 않다.


5개 중 1개는 음란성 광고,
불법 사이트 연결 창구로 활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3월 1일부터 10일까지 국내 50개 주요 인터넷 신문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광고를 중점 조사했다. 조사 결과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불법 의약품 판매 사이트 광고 19건, 19세 이상 성인정보 제공 광고 2건, 청소년 유해 매체물 사이트 광고 1건, 상표권을 침해한 짝퉁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 1건이 발견되었다. 특히 인터넷 판매가 금지된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같은 의약품을 불법 광고하는 사이트나 상표권을 침해한 상품판매 사이트는 모두 현행법과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안이라 언론사의 불법 광고영업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할 수 있다.

영세한 기타 인터넷 신문은 그렇다 치고, 국내 종합 일간지의 인터넷 판을 보면 광고에서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 광고는 전체 광고의 11.8%에 이르고, 스포츠 신문과 연예 전문지에서는 선정적 광고 비율이 20.6%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체 광고 5개 중 최소한 1개는 음란성 광고인 셈이다. 이런 광고가 판을 치면 판별 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무작위로 광고가 노출되어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이런 사정 때문에 그동안 인터넷 광고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터다. 지금은 2007년에 발족한 한국인터넷광고심의기구가 자율규제를 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비회원사의 참여를 강제할 수도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에 접속하여 광고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본 결과 광고에 나타난 선정적인 카피나 이미지는 불법 사이트나 성인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음경확대, 질 성형, 가슴 성형 같은 내용이 홈페이지의 초기 화면에 뜨면 많은 사람들이 광고 내용을 무시하고 기사를 읽으러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까 말까 하면서 망설이게 될 것이다. 접속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언론사의 홈페이지가 불법 성인광고의 단골 사이트로 자주 활용되는 것 같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선정성 광고를 확산하는 창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학자들의 분류 기준을 참고하여 언론사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선정적인 광고 내용을 분석해 보면 광고에 나타난 선정성은 신체 노출, 성적 행동 및 신체 접촉, 성적 은유, 선정적 언어 등 네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프로그램 내용을 규정한 방송에서의 선정성은 성행위, 언어적 성행위, 신체 노출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광고에서의 선정성은 주로 성적 소구(sex appeal) 광고라는 장르의 성격으로 설명되어 왔다. 선정성 자체가 소구 방식의 하나라는 이유로 선정적인 광고 내용에 면죄부를 준 측면도 있다.


불법 성인광고 규제방안 시급,
언론사 자율규제도 병행해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조사를 마치고 나서 위반한 언론사에 시정요구 조치를 취했겠지만, 한국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비록 얼마 동안이나마 순순히 응해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전에도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불법성과 선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언제나 그때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슬그머니 수상한 광고들로 독자들을 유혹하는 사례가 많았으니, 이번 조치가 과연 어느 정도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선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언론사 홈페이지의 불법 성인광고를 타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일반 광고와 달리 선정성 광고는 가시적 피해가 불분명하고 선정성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타율 규제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성폭력을 묘사한 음란 정보는 규제할 수 있으나, 막연히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하기는 어렵다.

언론 법제의 맥락에서도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고법은 부당광고 금지를 규정하며, 공정거래법은 부당광고 금지와 처벌 및 계약 그리고 광고의 공정경쟁 규약을 규정하고, 망법(網法)은 유해물 광고금지와 삭제 같은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지만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는 거래 방식과 수량 제한에서 특별한 규제를 받지 않으며, 한국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제기관으로 되어 있지만 다른 매체에 비해 규제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따라서 세밀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둘째, 타율 규제와 더불어 불법 성인광고에 대한 언론사들의 자율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신문윤리강령이 있지만 인터넷 저널리즘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이에 비해 미국의 유에스에이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같은 주요 신문에서는 광고에 대한 윤리강령과 자율규제 원칙을 비교적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신문 역시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광고게재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인터넷 언론사에서는 인터넷 광고심의에 대한 자율규제를 가볍게 보며 일단 광고를 게재하고 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언론사들은 인터넷 광고심의 결과를 존중하고 중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인터넷 광고심의 제도에 대해 포괄적이고 현실적인 논의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인터넷 광고심의는 사전에 심의를 신청한 경우의 사전심의와 ‘문제성’ 광고에 대한 사후심의를 병행하고 있으나, ‘적합’ ‘조건부’ ‘부적합’이라는 심의 결과 내용이 강제력을 갖지 못하며,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규제의 효과가 약하다.

기본적으로는 인터넷 광고에 대한 자율규제가 전체되어야겠지만, 심의 결과가 법적 강제력이 없다면 아무도 심의 결과를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광고심의와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콘텐츠와 광고 구분하는
가이드라인 필요

넷째, 인터넷 광고와 인터넷 콘텐츠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매체인 신문・방송・잡지에서는 광고와 프로그램에 대한 구분 의무를 유관 법령에서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을 보면 인터넷 언론은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해야 하는 ‘구분 의무’ 대상이 아니다. 즉 광고인지 콘텐츠인지 애매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인터넷 시장은 어느 정도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신문 광고가 구분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검토해볼 사안이다. 광고인지 콘텐츠인지 애매한 상황이 계속되면 인터넷 언론은 결국 독자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관련 단체 공동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의 인터넷 광고는 클릭 광고(click-ad), 스트립 광고(strip ad), 띠광고/배너광고(banner ad), 전체화면 광고(full screen ad), 스폰서십 광고(sponsorship ad), 일대일 광고(one-to-one ad), 인공지능 광고(artificial intelligent ad) 같은 여러 가지 형태로 거래되고 있지만, 광고 거래의 윤리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인터넷마케팅협회를 중심으로 광고 거래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윤리 기준을 3회 이상 위반하면 일정 기간 동안 홈페이지 광고를 게재하지 못하게 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문제도 유용한 대안이다. 또한 유럽의 베델스만재단(Bertelsman Foundation) 같은 연구기구를 발족시켜 정부와 국회, 법조계, 언론계, 포털 사업자, 시민단체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삼진아웃제’로 일정기간
 광고 게재 못하게

이제 인터넷 언론은 전통적인 언론 권력을 대신하게 될 새로운 언론 권력이자 기존의 권력을 대신할 권력으로 부상했다. 이런 현상에 주목하여 유엔미래포럼은 2008년 들어 저널리즘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자는 다각적인 논의를 거쳐 포털 저널리즘의 윤리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부수적인 온라인 서비스가 아닌 해당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얼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론지를 표방하는 대부분의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선정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면에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전에도 여러 번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일회성 단속과 시늉으로만 끝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홈페이지에 버젓이 선정성 광고를 다시 올리는 도덕적 해이가 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의 불법성과 선정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은 언론의 저널리즘 가치와 언론사의 비즈니스 가치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돌연변이 현상이다. 하루빨리 지혜를 모아 이런 돌연변이 현상을 치유하지 않으면 독자들의 집단적 외면에 직면하여 언론 스스로가 도태를 자초하게 되리라.

이상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개선방안이 인터넷 언론이 도태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작은 아이디어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언론의 얼굴인 언론사 홈페이지가 돌연변이 현상을 하루빨리 치유했으면 한다. 그래야 독자들은 관심과 사랑으로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 줄 것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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