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될 공공 정보들은 언론과 대학, 시민단체는 물론 개인 등이 공공기관으로부터 획득한 것들로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년에 걸친 노력을 통해 얻은 각종 공공 정보가 개인 또는 특정 단체의 PC에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정보 획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면 그만큼 빨리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장기영 YTN 기자

미국 미주리대학에 있는 IRE(Investigative Reporter & Editor)와 저널리즘 스쿨, 그리고 레널즈저널리즘연구소(Reynolds Journalism Institute)가 웹을 통한 미주리주 공공 정보의 전면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 미주리’(Open Missouri)란 이름이 붙은 이 프로젝트는 현재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과 IRE에서 컴퓨터 활용 보도(CAR・Computer Assisted Reporting) 교육 가운데 하나인 지리 정보 이용 시스템(GIS・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을 가르치고 있는 데이비드 허조그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자 출신인 허조그는  미주리대 저널리즘 연구소인 레널즈저널리즘연구소의 펠로십 프로그램에 선발된 지난해 가을부터 오픈 미주리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준비해 왔는데 그간 노력의 결과물로 최근 정보 공개 사이트(Openmissouri.org)를 선보였다.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에 기여
허조그는 발표회에서 이 프로젝트가 기자는 물론 학생과 시민, 사업가 등 공공 정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웹을 통해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 사회가 보다 투명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보의 재가공을 통해 정보에 관심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부가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공개될 공공 정보들은 언론과 대학, 시민단체는 물론 개인 등이 현행법에서 정한 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통해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획득한 것들로 허조그는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들 정보가 웹상에 누적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년에 걸친 노력을 통해 얻은 각종 공공 정보가 개인 또는 특정 단체의 PC에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정보 획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면 그만큼 빨리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미국의 다른 주로도 이 같은 웹을 통한 공공 정보의 공유가 확산될 것이며 공공 정보를 웹에서나 PC에서 적절히 가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공 정보의 이용과 관련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 관련 사업 모델로 발전할 수 있는, 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미국 연방정부는 물론 주정부, 일반 공공기관 상당수는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일부 비영리 재단 등에서도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종류가 무엇인지와 함께 해당 기관의 정보 자체도 확보해 인터넷을 통한 열람은 물론 다운을 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공기관들이 공개한 정보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정보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수인 데다 개별적인 재단들이 제공하는 공공 정보 역시 일반인들이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오픈 미주리 프로젝트와 같은 정보공개 포털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발표회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나아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기관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모를뿐더러 정보를 얻더라도 어떻게 원하는 형태로 가공 혹은 편집할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원하는 공공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웨어(know where)와 원하는 정보가 어떤 양식의 문서로 만들어져 해당기관에 보관돼 있는지에 대한 노왓(know what),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거나 다른 정보와 연관 지어 새로운 정보로 만들어내는 등의 활용 방법과 관련한 노하우(know how)를 익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재가공 없이
바로 분석 가능한 형태로 파일 제공
특히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상당수의 자료들이 아직은 대부분 종이 문서이거나 전자적인 형태라 하더라도 이들 문서를 단순히 스캔한 이미지 파일인 경우가 많아 CAR에 필요한 분석을 위해 엑셀이나 텍스트 파일 등으로 재가공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크지만 공공정보공개 포털에는 최대한 이와 같은 형태로 가공된 상태의 파일들을 올림으로써 바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점도 큰 장점으로 꼽혔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허조그는 전직 기자들로 미주리대학 저널리즘 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등 5명과 함께 사이트 운영진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다만 웹상에 올릴 공공 정보에 대한 진위 확인을 비롯한 기본적인 검증 절차나 정보공개의 범위 등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추가 점검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픈 미주리 프로젝트가 미주리대학과 레널즈저널리즘연구소 등의 다양한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만큼 시간은 걸리겠지만 프로젝트의 성공은 확실하다는 것이 발표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번 발표회에는 정보공개청구에 익숙한 각종 매체의 기자, 투명한 사회 구현을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주도해온 비영리 단체 관계자는 물론 미주리주와 카운티 등 군 단위의 행정기관 정보공개 관련 부서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돌파구
특히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주의할 점, 예를 들면 엑셀 파일의 형태로 필요한 정보를 받았지만 파일 안에 담겨 있는 숫자들, 만약 인종(race)과 관련된 셀(cell)이라면 각 셀에 담긴 1, 2, 3, 4와 같은 값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1=White, 2=Afro-American, 3=Asian-American 등을 제대로 모른다면 쓸모없는 정보를 받은 셈이라면서 이들 각각의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리한 코드북(code book)을 함께 청구해야 한다거나, 너무 많은 정보를 요청할 경우 청구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정보 처리에도 부담이 된다는 점, 반대로 좁은 범위의 너무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게 되면 해당 기관에 내가 무엇을 취재하려는지 답을 주는 것과 같다면서 주제와 범위 선정 시 신경써야 할 점 등에 대한 강의도 이어져 호평을 받았다.

정보 공개에 대한 언론과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공개되는 정보의 양도 과거보다 한층 늘어가고 있다.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적 지식과 툴(tool) 또한 함께 증가하면서 최근 이곳 IRE 회원들 사이에서는 과거보다 위축돼 가고 있는 자신들의 입지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로서 CAR란 명칭을 이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기존 매체(특히 신문)를 포기하고 아예 웹과 아이폰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한 보도로 전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존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또 비용 대비 효과라는 측면에서 경영진이 기존의 탐사보도팀은 물론 조직 자체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데이터를 활용한 보도는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CAR라는 이름보다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가로의 명칭 변경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경영진과 일반인의 주의를 환기시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오픈 미주리 사이트와 같은 사이트가 전국 단위로 활성화되면 필요한 공공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들어가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줄고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보다 짧은 시간 안에 깊이 있는 보도를 하는 데 이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한층 많아지게 된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또 모든 매체가 디지털화된 멀티미디어 환경에 맞는 인터랙티브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도 이 같은 정보의 활용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번 발표회는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가로서의 효용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미국의 저널리즘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학자들과 기자들은 실험적인 기획안이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되고 한 단계 두 단계 단계를 거치면서 현실화되는 데까지는 무엇보다 실용 학문, 당장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육과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상상력을 강조하는 미국의 교육 방식이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곳(저널리즘 스쿨, IRE나 레널즈저널리즘연구소)을 방문한 미국 내 언론인들과 학자들 또한 미주리대학 저널리즘 스쿨은 대학이 소유한 지역 방송국은 물론 지역사회 독자까지 거느린 대학신문과 잡지, 라디오 방송국 등을 활용해 다른 대학들보다 한층 더 현장 중심의 교육과 산학협동을 강화해 졸업생들의 취업 기회를 높이는 등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이 같은 전통에 밑바탕을 두고 있으며 탐사보도 특히 데이터, CAR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IRE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의 저널리즘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레널즈저널리즘연구소의 지원, 허조그와 같은 기자 출신 강사의 현실에 바탕을 둔 상상력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사례로 조명을 받았다.

우리도 산학협력 모델 개발 필요
취재환경, 미디어환경의 변화와 데이터 중심의 보도 트렌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했을 때 미주리 오픈프로젝트와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의 언론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산학협동을 통해 기존 언론매체들이 대학과 협정을 맺어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에게 현장 실습을 통한 실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일정 학점을 이수하도록 해 학생들은 입사에 앞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고, 언론사는 이들 가운데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후보자를 선발해 채용 직후 현장 투입이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내 구성원들이 직접 현장 교육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가르치는 기술을 쌓도록 하고 나아가 협정을 맺은 대학에서 실무 강의를 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반대로 대학은 기자나 피디 등 저널리스트들이 품고 있는 기획안을 현실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교수진을 통해 학문적인 뒷받침을 하거나 심층보도 등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테면 기자가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엔 어려운 다양한 관련 조사나 분석을 하는 등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부상조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진흥재단 역시 개별 언론사가 뒷받침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들을 선정해 제반 비용을 지원한다든가 산학협동에 참가할 언론사와 대학들의 풀(pool)을 구성해 서로 연결시켜 주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새로운 모델을 연구해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현실에 적합한 다양한 사례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연수 중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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