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자료 이용 시 주의할 점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정책연구팀장, 변호사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서울 곳곳이 침수되었던 지난해 9월 21일. 300㎜ 가까운 엄청난 양의 비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지만 신문이나 방송 등 각종 언론매체들은 잠잠했다. 하필 사건 당일이 추석 연휴 첫째 날이었던 것이다. 유일하게 현장 상황을 알린 것은 ‘트위터’였다.


트위터 사진 무단도용으로 논란

강서구 신월동 일대에 물난리가 났다고 알린 한 트위터 사용자의 포스팅 이후 다른 지역의 피해 상황을 알리는 트위트가 줄을 이었다. 당시 트위터에는 재난보도를 하지 않는 언론의 안이함을 꼬집는 글들이 넘쳤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중앙 일간지가 뒤늦게 폭우 관련 속보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트위터에 게재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언론사 저작권 표시를 붙였던 것이다. 이에 대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성토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서울 폭우 사진 저작권 논란요. 트위터 사진을 아이디도 언급 않고 자기 것인 양 신문사 로고 워터마크 박은 주요 언론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fast

‘중부지방 물난리에 이은 해운대 주상복합건물의 화재까지 트위터가 언론보다 빨랐다. 그러나 트위터리안들이 올린 사진이며 동영상들은 언론의 먹잇감이 되었고, 기사 어느 줄에도 트위터 아이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에게도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world

트위터 사진 무단 도용으로 인한 논란은 해당 언론사가 서둘러 문제의 사진을 삭제함으로써 무마되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최근 외국에서도 있었다. 이미 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난해 12월 23일 미국의 한 지방법원에서는 역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출처도 표시하지 않은 채 배포한 뉴스통신사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AFP는 타인 트위터 사진을 팔아 물의

문제의 사진은 지난해 1월 아이티에 대지진이 발생한 당일, 다니엘 머렐이라는 사람이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찍은 후 트윗픽에 올린 13장의 사진들이다. 이들 사진 중에는 아이티 지진 대참사의 아이코닉 이미지가 된 사진도 포함돼 있다. 머렐의 저작물이 틀림없는 이 사진들은 그러나 세계 5대 통신사중 하나인 AFP와 그 독점 판매 대행사인 게티이미지 사의 이름으로 CBS, CNN 등 미국 내 주요 언론사들에 판매되었다. 물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머렐은 AFP와 그 고객사들에게 AFP의 행위로 인해 자신의 저작권이 침해되었으니 즉시 사진을 삭제하고 적절한 배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머렐의 주장에 대해 AFP 측은 몇 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저작권 침해를 부정했다. 우선 문제의 사진에 저작자인 머렐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또 머렐이 사진을 올린 트위터의 이용 약관(TOS)을 근거로 위 약관에서 다른 이의 재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니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AFP는 머렐이 자신의 고객사들에게 저작권 침해를 운운하여 신용훼손을 했고,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권리남용에 해당할 만한 배상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머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머렐은 AFP와의 소송에 응했을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AFP의 고객사들까지 포함시켜 반소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연말 해당 사건의 재판을 맡은 뉴욕남부지방법원에서 AFP의 저작권 침해를 일부 인정했다.

현재 위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잠정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는 1심 판결이 이미 선고되었으며 일부 언론사들이 머렐 측과 배상금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언론의 온라인 자료 사용에 잠정적인 준거가 될 만하다. 그러면 언론이 온라인 자료를 기사에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주의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두 가지 사례를 가지고 살펴보도록 하자.

사례 1) 우리나라 유명 사진작가의 누드 사진 11점이 한 일본 시사주간지에 게재되었다. 국내의 몇몇 언론사가 이 사실을 ‘한국 여대생·연예인 누드 사진이 포르노로 둔갑’이라는 표제하에 보도하면서 문제가 된 누드 사진 중일부를 화보 형식으로 구성하여 보도했다. 과연 국내 언론사의 보도는 적법할까?

꼭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올린 자료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자료는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이 장소나 시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법적 규제를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앞에서 본 것처럼 트위터 사진에도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인용저작물이 주된 요소가 되면 문제

그런데 저작권법의 목적이 저작권 보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 제1조에 따르면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까지도 도모한다. 이에 따라 저작권법에서는 공익적 필요가 있을 때 저작자의 권한 중 일부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여럿 두고 있는데, 아래 규정이 언론보도와 관련해서 특히 의미가 있겠다.

제26조(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방송·신문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시사보도를 하는 경우에 그 과정에서 보이거나 들리는 저작물은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 안에서 복제·배포·공연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다른 사람의 저작물이라 하더라도 보도에 필요하다면 동의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인데, 이에 관하여 판례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보도, 비평 등을 위한 인용의 요건 중 하나인 ‘정당한 범위’에 들기 위하여는 그 표현 형식상 피인용 저작물이 보족, 부연, 예증,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되어 인용 저작물에 대하여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즉, 인용 저작물이 주이고, 피인용 저작물이 종인 관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다카8845 판결)

판례에서 ‘부종적 성질’ ‘주종관계’ 등과 같은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는 ‘필요최소한도’와 같은 의미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물론 필요최소한도가 어디까지인지 여전히 모호한 측면도 있겠지만 기사를 쓴 기자는 필요최소한도 내의 인용이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본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는 온라인 자료를 기사에 이용한 경우는 아니다. 그러나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가 무엇인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보도의 목적이 한국 유명 사진작가의 누드 사진이 일본 잡지에 보도된 사실을 알리는 것에 있다면 굳이 문제의 사진들을 화보 형식으로까지 보도할 필요성은 전혀 없다. 일본 잡지에 사진이 어떻게 실렸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기사를 핑계 삼아 문제의 사진 한 장 한 장을 컬러로 크게 싣는다면 이것은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를 넘어서는 사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일본 잡지에 의한 저작권 침해와는 별도로 해당 사진작가의 복제권, 전시권, 배포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례 2)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도에 사용하고자 하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동영상을 올린 사람들은 모두 원저작자가 아니다. 문제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사람들 역시 원저작자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저작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해당 저작물을 보도에 사용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것인가?

원저작자를 알 수 없다 하더라도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면 해당 저작물을 보도에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앞에서 이미 말한 것처럼 시사보도를 위해 이용하는 경우다. 이때 원저작자의 동의가 없어도 공정한 사용의 범위, 즉 새로운 저작물이 원저작물의 수요를 대체할 정도가 아니며 표현 형식상 보도가 주이고 저작물이 종으로서 참고 자료 정도로만 사용된다면 해당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출처 명시 의무마저 배제하고 있어 저작자를 모르는 것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원저작자 몰라도 보도에 사용은 가능

제37조(출처의 명시) ①이 관의 규정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제26조·제29조 내지 제32조 및 제34조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외에도 현행 저작권법에는 저작물 이용의 법정 허락제도가 있다.

제50조(저작재산권자 불명인 저작물의 이용) ①누구든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어도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거소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의한 보상금을 공탁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법정 허락을 받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절차다. 저작물 이용 승인신청서를 작성, 제출해야 하고 공고된 지 15일이 지나도록 저작권자의 이의 제기가 없어야 한다. 또 일정한 액수의 보상금 또한 공탁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저작권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작물 이용이 차단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사실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 자료의 이용 문제는 법적인 문제이기 전에 윤리적인 문제에 보다 가깝다. 보도의 윤리적인 기준만 가지고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8조에서는 ‘언론사와 언론인은 신문, 통신, 잡지 등 기타 정기간행물, 저작권 있는 출판물, 사진, 그림, 음악, 기타 시청각물의 내용을 표절해서는 안 되며 내용을 전재 또는 인용할 때에는 그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이용하면서 마치 내 것인 양 행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보도에 필요한 범위 내의 사용이라면 모를까 AFP 대 머렐의 경우와 같이 다른 언론사에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저작권법이 무척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 같아도 사실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온라인 자료를 보도에 이용할 경우 먼저 출처를 표시하고 다음으로 보도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사용하자.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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