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2월호 파워블로거의 세계<9>

강경원의 여행만들기

“맛집 소개 덕분에 잘 먹고 왔어요”
댓글 달리면 ‘뿌듯’

강경원 여행 블로거

여행지 소개 기사를 보고 그 지역에 살거나 그 지역을 고향으로 둔 분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댓글로 올리기도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글도 있고 블로그에 올린 맛집에 들러서 맛있게 식사를 했다는 분들도 많다. 이럴 때 보람을 느끼게 된다.


여행이라는 단어처럼 사람을 설레게 하면서 밤잠을 설치게 하고 여행지에 대해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하는 단어도 많지 않을 것이다. 여행(旅行)이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여행은 나그네가 되어 다른 고장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문화와 풍습을 체험하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 등의 과학문명과 아라비아숫자 등의 수리학 그리고 기독교, 불교, 유교, 도교 등의 종교와 사상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의 근간 대부분이 동양에서 시작되었으나 오늘날 서양에 경제적이나 문명적으로 뒤져 있는 현상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이에 관해 여러 가지 원인과 견해가 있겠지만 나는 그중 하나가 여행(탐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마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도로는 도시와 도시 그리고 나라와 나라를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고 모차르트를 비롯한 음악가들과 다빈치 같은 과학자들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기법을 전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융합하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했다.
 이런 여행문화와 탐험가 정신이 이어져 내려와 19세기 말에는 YWCA의 청소년지원프로그램과 유스호스텔의 숙소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행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게 부담 없는 숙소를 제공하여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와 편의를 제공했다. 이것이 오늘날 서양문명을 발전시킨 힘의 원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영남대로 중 하나인 문경의 토천(토끼비리:토끼가 다니는 벼랑위의 길)이나 영주와 단양을 이어주는 죽령 옛길에서 보다시피 대부분의 길이 험한 산길로 이어져 있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들이나 보부상들이 산적을 피해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19세기 이후에도 자신이 사는 동네가 온 세상인 줄만 알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았다.

탐험정신과 여행 문화가

서양문명 발전의 힘

본격적인 여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이동은 우리가 살 만해지고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199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하는 여행의 대부분은 수학여행이나 MT, 동아리 활동 등 단체활동을 통한 주마간산식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또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부터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여행은 뒷전이고 해외 배낭여행에 관심을 둔다. 서양문물에 대한 동경과 환상에 빠져 우리 조상들의 혼과 얼이 서려 있는 우리 문화재와 자연은 하찮게 여기고 관심도 두지 않는다.
 성인들의 여행은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고 여행지에서 술판과 춤판을 벌이는 것이 다반사여서 누가 여행 간다고 하면 어디로 놀러 가냐는 물음이 곧바로 나올 정도로 여행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관마저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고 건전한 여행을 하는 가운데 자연을 호흡하고 우리의 멋과 맛을 체험하며 문화유적 답사를 통해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러다 2000년 4월 25일 라이코스( 네이트에 통합)에 ‘여행만들기’라는 클럽을 개설하고 한 달에 한 번 정기여행을 하다 보니 반 년 만에 라이코스 여행클럽 중 상위에 랭크됐다. 한국경제, 서울경제, 월간 pcline, 에쎈 등에 ‘여행만들기’가 소개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후 5년간 여행만들기클럽(카페)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회원들과 여행을 다녔다.
 우리나라 국가지정 문화재의 80% 이상이 불교문화재이고 불교문화재의 50% 이상이 건축문화재이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 국보와 보물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건축문화재에서 맞배지붕과 팔작지붕 그리고 주심포와 다포양식을 실제로 구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여행만들기클럽 새내기 회원들은 처음 사찰에 들어가면 대부분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나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찰에 들어가 지붕부터 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또 여행을 다니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다. 바닷가에 가면 횟집, 산에 가면 백숙집, 저수지에 가면 민물매운탕집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불친절하고 맛이 없는 곳들이 있다. 즐거운 여행을 하고 맛없는 식사 한 끼로 그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기분이 상해 돌아오는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답사 다닐 때는 특별한 메뉴와 색다른 음식을 만드는 식당, 서비스가 좋고 정갈하게 운영하는 식당을 찾게 됐다. 어떤 때는 점심을 두세 번 먹으면서 맛집을 찾아다녔다. 적극적으로 맛집 소개 게시판을 만들어서 운영하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위와 같은 일을 겪다 보니 친목과 단체활동 성격이 강한 여행클럽(카페) 운영만으로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수많은 문화재 그리고 우리 역사를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앞서 다닌 사람들이 여행지나 맛집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 많이 올려 여행정보를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카페(클럽)보다 블로그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친목·단체활동 성격의 카페보다

블로그가 여행정보 공유에 유리
여행만들기클럽을 정리하고 ‘다음’에 ‘강경원의 여행만들기’라는 블로그(http://blog.daum.net/tourcodi)를 개설했다. 디지털카메라(DSR : 여행클럽 운영 당시 필름카메라 촬영)도 구입했다. 전국을 다시 돌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과 조상의 숨결이 살아 있는 문화재, 맛집을 취재하여 블로그에 포스팅 하고 많은 여행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중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여행지 소개 기사를 보고 그 지역에 살거나 그 지역을 고향으로 둔 분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댓글로 올리기도 한다. 또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글도 있고 블로그에 올린 맛집에 들러서 맛있게 식사를 했다는 분들도 많다. 이럴 때 여행 블로그로 전환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관심을 갖고 여행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지는 계기가 되곤 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료를 검색한다. 그리고 여행지에 도착해서 관광안내소나 군청, 시청 안내소에 가서 여행 관련 책자를 받아 검색해 간 자료와 비교하면서 다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다. 계절과 이슈에 맞는 지역을 선정한 뒤 일반 여행객들보다 한 발 빠르게 여행지 정보를 올려 여행하는 분들이 여행지 정보를 접하고 떠날 수 있도록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여행 블로거로서의 역할이자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방문하고 인지도가 높아져 2008년 9월 경북 영주 인삼축제를 홍보하기 위한 여행블로거기자단 팸투어에 초청돼 참가하게 되었다. 이어 봉화군 송이축제와 관광설명회 팸투어, 군위군에서 사과축제 여행블로거기자단 팸투어에도 참가했다. 이를 통해 많은 여행 블로거들과 만나게 됐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블로거들이 동일한 취미를 가졌다는 것 하나만으로 동질감과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지자체나 각종 단체, 기업에서 축제나 지역특산물 홍보와 관련하여 인터넷에서 활동 중인 블로거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증가하고 있다. 2008년 9월부터 11월까지 블로거기자단 팸투어에 참가한 여행 블로거들의 의견을 모아 11월 군위 블로거기자단 팸투어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다음카페에 ‘여행블로거기자단’카페(http://cafe.daum.net/tourbloger)를 개설, 회원들의 추천으로 카페지기 겸 기자단 단장을 맡게 되었다.

계절과 이슈에 맞는 지역 선정
한 발 빠르게 여행지 정보 올려
2008년 11월 11일 개설된 여행블로거기자단 카페에는 현재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야후, 조선닷컴 등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는 여행 블로거 50여 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카페에는 여행 관련 카테고리를 운영 중인 블로거가 하루 100명 이상 방문한다. 블로거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모임이다.
 여행블로거기자단은 여행 정보 및 팸투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유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여행문화 만들기에 모든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또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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