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구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례


애플사의 아이클라우드는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서인지 국내에서는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아이클라우드는 콘텐츠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글로벌 영상 시장 재편 과정에서 한국적 콘텐츠는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지난 6월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1’에서 스티브 잡스가 소개한 애플사의 새로운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는 여러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서인지 국내에서는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아이클라우드는 콘텐츠 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글로벌 영상 시장 재편 과정에서 한국적 콘텐츠는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지난 6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시장 2020년 2,410억 달러 예상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가상화(virtualization) 등의 기술을 이용해 IT 자원의 가용률을 높이고 인터넷을 통해 IT 자원을 빌려 쓰며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형태는 컴퓨터 산업이 태동하던 초기 IBM의 메인 프레임 서비스 구조와 유사하며 퍼스널 컴퓨터(PC)가 수행하는 프로세스의 핵심 과정을 개별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상의 서버(cloud)에서 수행
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방식의 컴퓨팅이 가지는 장점은 전기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초기 전력 공급은 단위 가구별로 이루어졌다. 각 가정은 발전기를 구입해 전기를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발전기를 구매한 후 머지않아 더 싸고 효율적인 발전기가 시장에 나왔고 비효율적인 발전만큼 사회적 손실도 증가했던 것이다. 중앙집중식 발전 시스템의 도입은 개별 가정이 담당해야 했던 발전기 업데이트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규모의 경제에 기반을 둔 효율적 운용을 가능하게 했으며, 필요한 만큼만 전기를 사용하고 상응하는 비용만 지불하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현재와 같은 PC 컴퓨팅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하면 중앙집중식 발전 시스템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다. 소프트웨어가 버전업(version up)될 때마다 새로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며 속도가 향상된 CPU가 출시될 때마다 컴퓨터를 새로 구입해야 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몇 번밖에 쓰지 않을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컴퓨터에 인스톨시킬 필요도 없어지고 컴퓨터에 장애가 발생할 때 컴퓨터 내에 있는 소중한 데이터를 분실할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반적으로 기업 시장을 대상으로 진화해 왔다. 중소기업이 사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IT 인프라(Infrastructure)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매우 매력적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망, 전자문서 작성 및 결제 시스템, 고객 관리 및 경영 솔루션 등이 사업에 필수적인 요소로서 매몰비용(sunk costs)이며 어떤 사업자든 적지 않은 시장 진입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반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중소기업이 그러한 IT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지 않고, 이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해 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로부터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시장의 경쟁과 혁신이 촉진되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하게 되는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B2B(Business to Business)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인프라 부분을 빌려 주는 IaaS(Infra as a Service), 플랫폼 부분을 빌려 주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소프트웨어를 빌려 주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2011년 410억 달러에서 2020년 2,410억 달러로 6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림1>.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컴퓨팅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B2B 컴퓨팅과 조금 다른 서비스이고 클라우드를 통해 콘텐츠를 관리·유통시킨다는 점에서 방송영상, 음악, 출판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물론 웹하드와 같은 서비스가 오래전 부터 정착돼 왔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라고 보기 어렵지만, 최근 구글·아마존·애플 등이 선보이는 B2C(Business to Customer) 클라우드 컴퓨팅은 (실시간) 스트리밍(Streaming) 요소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기존의 클라우드 컴퓨팅(이후 B2C를 의미)과 근본적으로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전략적 분석이 필요하다.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발표하기 전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한 사업자로서는 아마존과 구글이 있었다.


단말기 안 만드는 구글·아마존과 차별

먼저 아마존은 올 3월 클라우드 드라이브, 클라우드 플레이어 서비스를 발표하며 구글이나 애플보다 앞서 B2C 클라우드 서비스 이슈를 선점했다<그림2>. 아마존의 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웹 기반의 개인로커(Locker)로서 대용량의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종류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브라우저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며 가격도 여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것이 아마존의 발표 내용이었다. 또한 개인의 로커에 저장된 음악은 애플의 사파리(Safari) 브라우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브라우저에서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된다.



소비자는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MP3 음원을 구입하면 다운로드 옵션 중 하나로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서비스는 음원에만 한정돼 있지만 향후 전자책, 사진, 동영상 등으로 확대 제공될 전망이다.

구글은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한 후 5월 IO 콘퍼런스에서 ‘Music beta by Google’을 발표했다<그림3>.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며 무료로 2만 곡까지 개인의 하드디스크에 있는 음악을 구글의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으로 동기화시킬 수 있다. 동기화된 음악은 웹에서 실시간으로 재생 및 수정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Android) 단말의 뮤직 앱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재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아마존 및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마존과 구글은 기존의 웹하드 방식 클라우드 서비스에 스트리밍 기능을 접목해 N스크린 서비스의 편리성을 추가했다. 다시 말하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콘텐츠를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통해 여러 단말에서 수시로 소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반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하나의 단말에서 올리는 콘텐츠는 클라우드로 업로드될 뿐만 아니라 다시 여러 단말에 자동 싱크(sync)된다. 이 부분에서 애플의 단말 결합 전략이 드러난다. 애플처럼 직접 단말을 제조하지 않는 아마존과 구글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이 부분이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이다. 이 작은 차이는 애플이 아이클라우드에 숨겨 놓은 다양한 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돼있다.

먼저 애플의 아이클라우드가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살펴보자<표>.



먼저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단말이 복잡하고 지능화될 필요가 없다. 그러한 부분은 모두 중심부 클라우드에서 담당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러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애플은 단말 판매 사업자이기 때문에 스펙(spec) 기반의 고사양 단말 판매가 필요하다. 따라서 애플의 궁극적인 목적은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극대화해 애플 단말의 구매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았을 경우를 포함한 사용자 경험 극대화를 위해 웹 기반 서비스보다는 앱을 단말에 설치한
후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하는 앱 활용 구축을 더 중시하고 있다.


아이클라우드를 설명하는 스티브 잡스.


PC보다 맥 컴퓨터 사도록 유인

아이클라우드의 기능은 따라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구입한 사용자가 컴퓨터를 구매할 때 PC보다 맥 컴퓨터를 사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즉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에서는 실시간 업데이트되는데 PC에서는 안 된다고 하면 기존의 iOS 단말을 구입한 사용자는 PC보다 맥 컴퓨터 구매 유인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이클라우드는 iOS 단말과 맥 OS 기기를 묶어 주는 메타플랫폼(Meta-Platform)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클라우드가 가지는 함의는 무엇일까? 먼저 아이폰 도입의 충격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아이폰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패권을 텔코에서 플랫폼·단말 사로 옮겨 놓은 혁명적 사건이었다. 한국은 이러한 충격 속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게임 룰을 재빨리 파악했으며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들어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아이폰의 충격은 끝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꼭 그렇게 잃은 장사만은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이클라우드는 다시 아이폰의 충격처럼 대응해 나갈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충격 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iOS에 견줄 수 있는 단말 제조 기반을 제공했다. 애플은 단말과 결합된 아이클라우드를 들고나왔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그러한 기능을 제공할 유인이 별로 없다. 애플은 컴퓨터, 패드, 스마트폰이라는 단말 부분을 직접 제조하고 있지만, 구글에게는 컴퓨터 제조나 패드·태블릿 단말 제조 부문이 없다. 스마트폰도 레퍼런스폰을 제조하는 정도다. 따라서 단말들의 패키지 판매를 지향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삼성과 LG 같은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스마트 단말을 제조할 수 있지만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 요소가 빠진다면 구매 가치 측면에서 분명 마이너스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삼성 같은 경우 자체 클라우드를 통해 아이 클라우드와 같은 개념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iOS나 안드로이드처럼 강력한 글로벌 OS가 없다는 점이 한계가 될 것이다.


잘 활용하면 한류의 세계화 가능

아마존과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애플보다 먼저 출시되었음에도 불법 콘텐츠 유통에 대해 저작권자와 해결을 보지 못한 부분이 여전히 서비스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스 매치라는 혁신적 음원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불법 콘텐츠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역발상을 제시하고, 저작권 보유자와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인터넷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서비스 유통로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의 파괴력은 미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단말 측면에서 국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IT 제품의 수출에 영향을 주는 것 이외에도, 할리우드의 콘텐츠가 국경이란 장벽 없이 실시간으로 국내 사용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위협적이다. 영상 콘텐츠의 국경 없는 유통은 방송 관련 법제의 재정비도 불가피하게 할 것이고,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

시장의 규모가 국경 내의 한 국가에서 국경 없는 글로벌 단위로 커지는 현상은 모든 게임의 룰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가 판매하는 단말에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얹어서 판매할 경우 한류의 세계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글로벌 OS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편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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