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드 컴퓨팅의 향후 과제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두고 관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관리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시간도 대폭 줄여 준다.
하지만 프라이버시나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설성인 조선경제i 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업체 미국의 징가. 2007년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전 세계의 소셜게임 열풍을 주도하면서 지난해 8억 5,0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징가의 대표작으로는 가상 농장경영 게임 ‘팜빌’과 ‘시티빌’, ‘마피아 워스’ 등이 있다. 이들 게임을 즐기는 전 세계 이용자 수만 2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징가의 성공 비결에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다. 클라우드는 서버부터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를 일일이 구입하는 대신 IT 자원이 필요할 때 인터넷에 접속해 빌려 쓰고 이용료를 지불하는 서비스다.


클라우드 덕에 게임 안정적 서비스

징가는 소셜게임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인 동시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활용해 단시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례로 징가의 ‘시티빌’이라는 게임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 넉 달 만에 2,000만 명의 회원을 끌어모았다.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상황을 맞이하면 수백~수천 대의 서버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다. 설사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얼마만큼 투자를 해야 할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다. 또 일시에
몰려드는 이용자 폭주로 서비스 장애 등의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징가는 게임 출시 초기에 아마존의 ‘퍼블릭(public) 클라우드’(기업 외부의 클라우드)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했다. 그러다 회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Z 클라우드’라 불리는 ‘프라이빗(private) 클라우드’(기업 내부의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 내부와 외부에 각각 클라우드를 두고 수요 대비는 물론 비상 시 대응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적절히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 세계에서 유입되는 이용자들에게 안정적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징가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앨런 루인완드는 “우리는 하루 수천 대의 서버를 이용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기업·소비자들은 지금 클라우드라는 거대한 혁신의 패러다임 앞에 서 있다. 많은 기업들은 1년 중 업무가 가장 바쁘고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에 대비, 컴퓨팅 능력을 구축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90% 이상의 컴퓨팅 능력이 낭비되고 엄청난 전기 소모도 일어난다. 기존의 기업들이 운영하던 IT 시스템에서는 초기 구축은 물론 업그레이드도 쉽지 않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건물을 짓고 냉각 시스템까지 구축해야만 한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을 경우 시스템 오류로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 업무에 장애를 줄 수도 있다. 사내 책임자가 뿔뿔이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데 취합하기 위해서는 수일의 시간이 걸리는 것도 다반사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일일이 구입을 해야 하기에 지출 문제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두고 관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관리에 효과적이다. 외부로 파일을 가지고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기술유출 등 보안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시간도 대폭 줄여 준다. 하지만 프라이버시나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 제들도 많다. 클라우드에 대해 살펴보자.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가 지난 7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차세대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의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세계 CIO 60% “5년 내 클라우드 도입”

세계적 IT 기업 IBM이 최근 전 세계 최고정보책임자(CIO)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 글로벌 CIO 스터디’에 따르면 전체 CIO의 60%가 ‘향후 5년 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CIO들의 최우선 과제가 클라우드인 것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은 70%가 클라우드 도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중국이 68%로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73%)가 가장 높은 관심도를 보였으며, 자동차(70%)·통신(69%) 순으로 나타났다. CIO들은 클라우드 도입으로 비용 절감은 물론 업무 효율성과 확장성, 신속한 업무 대응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09년 360억 달러에서 오는 2014년 1,01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경우 올해 시장 규모가 1,604억 원에서 2014년에는 4,985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준비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IBM, 아마존, 시스코, 델, HP,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일제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에서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은 KT, LG유플러스, LG CNS가 대표적이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라는 서비스로 아이폰·아이패드에 이어 다시 한번 전 세계 IT 업계 트렌드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클라우드의 장점을 살펴보면 우선 비용 절감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인건비는 물론 각종 IT 자원 비용이 40~50% 줄어든다. 서버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입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컴퓨터의 사양도 낮출 수 있다. 간단한 운영체제(OS)나 기본 소프트웨어 외에는 모두 클라우드를 통해 얻을 수 있기에 기본 기능을 갖춘 컴퓨터면 충분하다. 여기에 제품·서비스의 테스트·개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직원들의 데스크톱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면 기업정보 보안 사고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법인과 파트너 회사를 하나로 연결, 실시간으로 공동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클라우드를 도입했을 경우 기업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보자. 전자회사 A의 CIO인 김 모 씨는 기업 내 설계·엔지니어링 부문의 보안 문제로 고민해 왔다. 아무리 철저히 데이터 관리를 한다고 해도 직원 USB에 담긴 파일 하나 때문에 회사 보안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라우드를 도입한 후 이런 걱정을 날려 버릴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개인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없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환경 구축에도 기여한다. 집에서나 출장지에서도 추가 장비나 비용 부담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설계 작업을 할 때 데이터 해석이나 시뮬레이션에 들어가는 대기 시간도 줄어든다.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필요한 시점에 잠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한 다음 업무를 계속 진행하면 된다. 이 경우 비용은 50%가 줄고 개발 기간은 25%가 단축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일일이 음악 파일을 USB 메모리나 스마트폰 등에 넣고 다닐 필요가 없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기가바이트(GB)의 파일이라고 해도 서비스 업체가 보관해 주며, 소비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불러와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클라우드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기업·기관 분야는 다양하다. 일본 도쿄미쓰비시 은행은 프로젝트 때마다 개별 컴퓨터를 지급하고 프로젝트가끝나면 저장된 정보를 삭제하고 반납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데스크톱 클라우드를 적용한 후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 밖에 페이팔, 파나소닉, 보다폰, 메릴린치, 차이나모바일 등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쓰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도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드림웍스는 과거 HP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슈렉2’를 제작했고, 지난해 세어링크(cerelink)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계약을 맺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드림웍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때문에 한 달에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해 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어링크가 위치한 미국의 뉴멕시코 주는 전기요금이 30%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시간당 172조 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01년 드림웍스가 제작한 슈렉은 컴퓨팅 시간에 1,000만~1,500만 시간이 걸렸으나 지난해 개봉한 슈렉 포에버는 5,500만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제작 시간을 줄이려면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드림웍스의 CTO인 에드 레오나르드는 “디즈니, 픽사 같은 할리우드 회사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을 통한 데이터 도용은 적어”

한국은 아직까지 클라우드 도입에서만큼은 후진국이다. IDC가 지난해 말 한국·호주·중국·인도·싱가포르·홍콩 등 6개국 600명의 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3%가 이미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거나 연구·테스트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은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13%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에 도입이 지지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클라우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또 관련 법규나 보안문제·관리·비용 등이 이유다. 미국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지난 4월 장애로 11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돼 고객들을 불안하게 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서는 가뜩이나 해킹 피해가 빈번한 요즘 클라우드를 사용했다가 프라이버시 침해, 보안 사고 등의 문제로 도마에 오르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이종신 국민연금공단 실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5,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매순간 IT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개인 정보 보호나 사이버 테러 등의 재해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동건 우리은행 상무는 “금융권은 보안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최근 보안 사고가 많아졌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이 많고 비용 절감 효과가 큰 것은 알지만 보안 취약성이나 서비스 신뢰성 등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도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태진 삼성전자 전무는 클라우드 보안 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클라우드가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대부분의 데이터 도용은 USB나 도난당한 노트북에서 발생할 뿐 해킹을 통한 데이터 도용은 적다”고 했다. 강 전무는 이어 “100년 전에는 돈을 보관하는 데 가장 안전한 곳이 사람들의 침대 밑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은행이 됐다”며 “클라우드는 데이터 은행을 만드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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