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홍차왕자’
(
http://shootar.net)

권동현 파워블로거


올해 초 종영한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대사를 직접 손글씨로 쓴 포스팅으로 하루에 수만 명이 블로그를 방문하고,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블로그의 파급력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막 시작된 고속 인터넷의 수혜로 다양한 주제의 홈페이지와 웹 커뮤니티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 밀레니엄 소셜 미디어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싸이월드 붐이 일었다.

학교 친구들은 물론 일면식 한 번 없는 타인까지도 일촌을 맺고, 너도나도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개설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운영하던 미니홈피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멋지고 감성을 자극하는 이국적인 이미지들과 그 아래 한두 줄의 코멘트가 함께 올랐다. 그것들이 큰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누가 이러한 콘텐츠를 올리면 스크랩 기능을 통해 너도 나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똑같은 사진과 똑같은 글을 무한 복제하던 기현상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이러한 사진과 글을 보면서 “이렇게 멋지고 감성적인 사진과 글을 내 미니홈피에 스크랩해야지”라고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요, 내가 쓴 글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 미니홈피에는 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내가 쓴 글을 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만들게 됐다.

하지만 한정된 부류의 사람들만 내 미니홈피를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과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야심차게 개설한 내 미니홈피는 얼마 가지 않았다. 그뒤 블로그를 개설해 블로거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우리나라에 블로그 서비스가 막 도입돼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던 시기였다.

블로그를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똑딱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간간이 찍은 소소한 내 일상을 담은 사진들과 그 사진들에 대한 감상을 짤막한 글로 표현하는 것이 다였다. 그렇게 몇 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던 어느 날이었다.


포털 메인에 뜬 우리 집 강아지 사진

내가 찍은 우리 집 강아지 ‘꼼이’의 사진 두 장이 달랑 올려진 내 포스트가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소개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나는 블로그 운영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포스트는 짧은 글에 사진 서너 장이 다였지만, 내 블로그의 사진과 글을 보는 사람들의 수는 점차 늘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를 만든 나조차 내가 쓴 포스트를 한 번 보고 나서 나중에 또 보면 재미가 없고 흥미가 떨어졌다. 어떻게 만들어야 다른 사람들이 한 번은 물론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읽고 싶은 글이 될까 고민했다.

이후 한 포스트에 올리는 사진의 양도 많아지고, 글도 신경 써서 쓰게 돼 이제는 포스트 하나가 온전한 하나의 문서가 되기에 이르렀다.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 때 순서에 맞게 재배열하고, 기승전결이 있는 글을 쓴다. 포스트의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첫 타이틀 이미지를 만드는 지금의 내 블로그 포스팅 방식으로 발전하게 됐다.

현재 내 블로그는 ‘여행’으로 분류돼 있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온 뒤 올리는 후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사실 여행 블로거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 사진 블로그로 분류돼 있었다. 여행기를 중심으로 일상을 담은 스틸컷 사진, 그리고 나의 관심사가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이 블로그의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여행이라는 것이 여행을 갔을 당시에는 설렘에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은 메모리 카드에서 컴퓨터로 옮겨지지 않은 채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 나는 이런 아깝고 아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행지에서 돌아오면 여행 가방을 풀기 전에 메모리 카드의 여행 사진을 컴퓨터에 전송하는 일부터 한다. 여독을 푸는 것은 그 다음이다.

여행지에서의 감동에서 끝나지 않고, 여행 사진과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소개한다. 이게 진짜 여행의 끝이 아닐까 싶다. 더 많은 이웃, 여행지 정보를 찾고자 하는 방문자들과 함께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일이 여행 블로거의 숙명인 듯하다.

필자의 블로그 ‘말하는 홍차왕자’.

블로그 활성화의 관건은 ‘독자와 연결’

블로그를 하면서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홍차왕자님 블로그는 언제부터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나요?”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고 동영상을 재미있게 촬영하고 맛깔나게 글을 써 올려도그 사진과 글을 독자들이 봐 주지 않는다면 묻히게 마련이다. 블로그의 포스트, 그리고 포스트를 작성한 블로거의 수고와 노력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은 분명 ‘독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공들여 작성한 포스트를 어떻게 독자와 연결시키느냐가 블로그 활성화의 숙제이다.

블로그는 위에서 언급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사용하던 내가 얼마 되지 않아 블로그로 이사하게 된 결정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검색’이다. 검색을 블로그 포스트의 ‘신발’이라고 한다면,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 노출은 블로그에게 ‘황금 날개’가 아닐까 싶다. 수많은 슈퍼 블로거들이 자극제가 되고 블로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히는 ‘메인 노출’이 내 블로거 생활에서도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최근 블로그 메인 노출 효과를 실감했던 계기는 바로 올해 초 종영한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이었다. 나는 블로그와 함께 손글씨를 쓰는 취미가 있는데 내 손글씨가 폰트로도 만들어졌다. 블로그에도 종종 손글씨를 이용한 작품 등을 올린다. 당시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의 대사가 가슴에 와 닿아 대사를 직접 손글씨로 썼다. 이를 드라마 이미지와 함께 꾸미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 바탕화면을 만들어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이 포스트가 포털 메인 페이지에 소개됐는데,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손글씨라는 감성과 바탕화면이라는 유
용성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하루 수만 명이 블로그를 방문하고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포털 노출을 통한 블로그의 파급력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태국 코사무이 섬 여행 사진.

하루에 한 개 포스팅, 꾸준함이 중요

내가 한창 블로그에 의욕을 보인 때는 작년 여름부터 올해 봄까지다. 이 당시에는 하루에 한 개의 포스팅을 원칙으로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했다. 영화, 드라마 등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배우가 그만큼 배우로서의 생명력이 길고 대중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것과 같이 블로그 역시 어떤 주제의 글과 어떤 사진들을 올리더라도 꾸준히 운영하는 것이 블로그 운영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매일같이 블로그에 매달리면 자신의 일상이 블로그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블로그 때문에 다른 일은 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말에는 블로그는 제쳐 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오랫동안 블로그를 한 입장에서 줄 수 있는 기본적인 노하우다.

흥미로운 블로그 포스트를 만들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찾는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들이 많다. 이 가운데 블로그 운영의 ‘꾸준함’ 다음으로 꼽고 싶은 블로그 노하우는 ‘소통’이다. 꾸준히 인기 있는 블로그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블로거와 방문자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올린 글과 사진 등에 달린 댓글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보고 답글을 달아 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한 번 내 블로그를 찾은 방문자가 댓글에 달린 답글을 보기 위해 두 번 블로그를 찾게 되고, 소소한 자신의 댓글을 글쓴이가 함께 읽고 공감해 준다는 사실에 그 방문자는 또 한 번 내 블로그를 찾게된다. 이러한 댓글 소통이 꾸준하게 이어지면 블로그 이웃으로 발전하고 두터운 블로그 인맥 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소통의 장이 되는 장소가 내 블로그로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방문자가 내 블로그를 찾아와 댓글을 통해 의견 교환을 하는 만큼 나 역시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는 블로거가 아닌 방문자가 돼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과 사진, 포스트를 보고 댓글을 달게 된다면 사람들로부터 꾸준하게 사랑받는 블로그를 꾸려 나갈 수 있다. 더불어 블로그를 한층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블로그를 하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얼굴도 본 적 없는 이웃들과의 끈끈한 정이 아닐까 싶다. 블로그 이웃과 방문자들이 내가 찍은 사진과 글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를 찾아 주는 것만으로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커다란 힘을 얻게 된다. 여기에 짬을 내어달아 주는 댓글과 추천은 블로그라는 꽃에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일이다. 이렇게 댓글을 통해 블로그 이웃 및 방문자들과 소통하다 보면 블로그와 댓글을 넘어 진정한 정을 느낄 수 있다.

포털 메인 페이지에 소개돼 많은 인기를 끌었던 홍차왕자의 ‘시크릿가든’ 손글씨 배경 화면.

블로그 이웃들과 오프라인 소통도

수많은 이웃들이 내 블로그를 아껴 줘 올해 초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10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말하는 홍차왕자’가 취미·여가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수상을 축하한다며 레스토랑에서 응원의 식사를 대접한 블로그 이웃, 내 생일이라고 옷과 속옷, 그리고 내가 모자를 자주 쓰는 것까지 알아 직접 고른 모자를 선물한 이웃, 역시 생일을 축하한다며 집에서 직접 구운 쿠키 등을 선물로 보내 주신 이웃들이 있었다. 닉네임이 홍차왕자라 홍차를 우려먹을 수 있는 머그컵을 선물로 보내 주신 분도 있었다.

단순히 물질적 보답으로 비칠 수 있는 ‘선물’이지만, 이웃들이 함께 전해 준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원천적인 힘은 아마 이러한 이웃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아닐까 싶다.

최근 블로거들의 연령대와 성별을 보면 20대 후반 남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하고 진정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시기인 20대 후반의 바쁜 남성들에게 블로그라는 취미는 사치로 느껴져서 그런 게 아닐까 한다.

난 앞으로도 재미있는 옆집 오빠, 희망차게 입사한 회사의 직속 선배, 이것저것 해 보기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남동생, 성실하고 꾸준한 친구 아들과 같이 20대 후반 남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독보적이고 재미있는 사진과 글로 열심히 블로그를 꾸려 나갈 생각이다.

홍차왕자를 모티브로한 미니 피규어(장난감). ‘말하는 홍차왕자’ 블로그의 상징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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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ck de madeira 2012.02.10 0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것은 정말 좋은 게시물되었습니다. 생각에서 나는 또한 이렇게 서면으로 보관하고 싶은데요 - 시간과 좋은 기사를 만들기 위해 실제 노력을 복용하지만 무엇을 말할 수 .. 많이 procrastinate없이 수단으로 뭔가를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