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TA Show(미국 케이블TV 박람회) 참관기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미국케이블TV협회(NCTA)가 매년 주최하는 ‘케이블쇼 2011’이 지난 6월 14일부터 사흘간 시카고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로, 케이블TV 사업자가 동영상을 TV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든 매체를 통해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온라인 VOD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통신 사업자의 IPTV 서비스로 인해 케이블TV의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케이블TV의 N스크린 서비스가 제공됨을 강조한 주제다.


N스크린 구현 방식 우수성 홍보

이 행사는 크게 전시회와 토론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전시회는 케이블TV 네트워크를 홍보하는 부스와 케이블TV의 새로운 기술(주로 N스크린)을 선보이는 부스로 나뉘었다. 토론회는 케이블 SO와 PP의 CEO 급이 참여해 매일 1회 개최되는 일반 세션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51개의 개별 세션으로 구성됐다.

2011년 전시회의 규모는 4, 5년 전에 비해 작았는데, 이는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케이블TV 산업의 어려움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네트워크를 홍보하는 부스는 규모도 크고 화려했지만, 예년과 다른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는 않았다. 전시장 입구의 가장 좋은 위치에 NBC 유니버설이 자리 잡았고 폭스, 터너, 디스커버리, 디즈니가 대형 부스를 차렸다. 중형 부스를 차린 MPP로는 A&E, BET 네트워크, CBS 스포츠 네트워크, HBO, 히스토리, 라이프타임, 아웃도어 채널 등이 있다.

기기·시스템 사업자는 대부분 케이블TV에서 N스크린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기기·시스템 사업자의 경우 애플, 시스코, 알카텔루슨트, 삼성전자, 컴캐스트 같은 대형 업체 외에 한국의 알티캐스트를 포함해 100여 개의 중소 규모 사업자도 참여했다.

셋톱박스 사업자는 이를 통해 N스크린과 홈네트워킹을 구현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N스크린의 구현 대상 단말인 PC, 스마트폰, 태블릿PC가 IP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RF 신호를 사용하는 케이블TV에 IP신호를 추가하는 방식 등이 제시됐다. RF 신호를 IP 방식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는 셋톱박스 내에서 변환하는 방식과 셋톱박스는 그대로 두고 별도의 변환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별된다. 부스별로 자사의 N스크린 구현 방식이 우수함을 홍보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개방형 셋톱박스 등 선보여

삼성전자는 케이블 셋톱박스를 이용한 N스크린 서비스, 가정에서 미디어 서버 역할을 하는 케이블 셋톱박스, 안드로이드 기반의 개방형 셋톱박스, RF 신호를 IP 신호로 변환해 주는 소형기기(이는 기존 셋톱박스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N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줌), 태블릿PC를 리모컨 또는 자판으로 이용할 수 있는 SS, 입체 EPG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리모트 스케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애플은 미국의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와 함께 아이패드로 채널 선택과 예약녹화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스코와 알카텔루슨트는 음성, 데이터, 비디오 신호를 유선, 무선, IP 망을 통해 전달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케이블TV 사업자가 마케팅, 광고 판매, 운영, 편성에 이용할 수 있는 시청률 측정 솔루션을, 나그라쿠델스키는 OpenTV 기술을 이용한 시청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솔루션, 광고 솔루션, 멀티스크린 보안 기술, 콘텐츠 보호 기술을 전시했다. 컴캐스트는 실시
간 채널, VOD, N스크린 서비스, 인터넷 서비스(페이스북, 트위트) 등이 가능한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를 'Xfinity’라고 이름을 붙여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중소형 기기·시스템 사업자 중에서 한국의 알티캐스트는 양방향 콘텐츠와 광고가 가능하고, 시청 형태 조사가 가능한 셋톱박스를 소개했다.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미국 사업자들의 관심이 한국에 비해 떨어지고, 한국 기업인 이 회사가 양방향 서비스에 대해서는 가장 앞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TiVo는 DVR에 비디오 공유의 중심 기기 역할을 하는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를 통해 TV, 영화, 음악, 사진 등 모든 미디어 기기를 연결해 준다. 에코스타는 케이블TV에서 TV Everywhere를 구현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케이블 래브스는 여러 중소업체가 연합해 만든 부스인데, 원격 치료를 시연하는 모습이 흥미를 끌었다.

컴캐스트의 Xfinity 서비스 중 VOD 화면.


“지역 주민 디지털 격차 축소에 큰 공헌”

토론회 일반 세션에서는 주로 케이블TV 기업의 CEO들이 나와서 케이블TV 업계의 현안과 전략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첫날의 환영사에서 시카고 시장 램 에마뉴엘은 케이블TV가 시카고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캐스트가 시카고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점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진 연설에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을 지낸 NCTA 회장 마이클 파월은 미국에서 케이블TV가 인터넷을 선도한
것과 C-span을 통해 민주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자찬하면서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의 제공과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케이블TV 관련 개정 법안의 동향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대부분의 CEO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요구’의 충족은 교과서에서 말하는 마케팅의 목적으로, 미국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케이블TV의 경영에 마케팅적인 접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패널 토론에서 CEO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현대사회에서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수천 개의 케이블 채널과 인터넷 등 다양한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열려 있다. 음원 산업 전체가 냅스터에게 큰 타격을 받았다. 케이블TV 사업은 이러한 과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시급하다.

최근 ESPN의 모바일 앱이 두 달 동안 200만 다운로드를 넘었다고 들었는데, 케이블TV가 아이패드나 다른 태블릿PC 이용자를 사로잡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소비자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잘 살려 소비자가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도입해야 한다.

(2) 케이블TV는 인터넷의 발전을 선도했다. 인터넷은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 케이블TV는 미국 가구의 90~92%가 사용한다. 미국은 다른나라에 비해 4G 무선 인터넷이 앞서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개발된 지난 2년 반 동안 무선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타임워너 케이블과 컴캐스트가 모바일 기술을 개발해 직접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패드와 태블릿PC 콘텐츠의 소비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 측정 자료가 광고 판매의 기초 자료이다.

케이블쇼 2011 네트워크 전시장.


소비자들, 편리함보다 참여에 더 관심

다음으로 51개의 개별 세션 중에서 필자가 참석하거나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세션의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1) 시청자 분화에 대한 네트워크의 전략으로 틈새 이슈를 추가하고, 시청자들과 교감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2) 기존 네트워크와 신규 네트워크 간의 프로그램 제작비를 둔 논의: 기존 네트워크들은 높은 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작비를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IPTV에 채널을 제공하는 신규 네트워크들은 품질을 낮추지 않고 프로그램 제작비를 절감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젊은 피디와 출연진을 고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3) 컴캐스트와 콕스 등은 VoIP 활성화를 위해 간단한 서비스 모델, 웹이나 아이패드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4) 케이블TV의 수익 중에서 인터넷 사업은 거의 포화 상태이고, 음성 전화 사업은 느리지만 성장할 것이다. 비즈니스 수입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ESPN과 HBO의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경쟁자가 아니고 콘텐츠 저작권을 판매할 수 있는 경로다.

(5) 케이블TV 사업자는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다. 젊은 층의 시청 형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케이블TV는 이동 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고객의 필요를 잘 반영해야 한다. 11세 아이와 19세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형태가 다르다. 남편과 아내도 미디어 이용 형태가 다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디지털 마이그레이션은 줄어들고 디지털 내러티브는 증가한다. 이러한 차이가 가져오는 변화는 예견해야 한다.

(6) 철저한 데이터 마이닝이 필요하다. 고객 접점을 유지하고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입증된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하다.

(7)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연결로 인한 가치보다는 자기 노출로 인한 행복에서 나오는 측면이 크다.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도출되는 키워드는 개인화, 인터페이스, 소비자 경험이다.

(8) 소비자들이 어디에 돈을 지출할 것인가? 현재에는 편리함, 경험, 품질에 지갑을 열고 있다. 그러나 2015년에는 특권(privilege·기기 노출도 포함)과 참여에 지출할 것이다.

(9) 협력이 필요하다. 기술 변화로 고객과 공급 업자가 협력해야 하고, 디지털 기술 간에도 협력이 필요하다.

(10) FCC의 목표는 ①인터넷 격차를 축소하고 ②주파수 격차를 축소하며 ③인프라 격차를 축소시켜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확대해 고용기회 등을 증가시키고, 주파수 배분 시 경매제로 할당해서는 곤란하고 공익적 목표도 고려해야 하며,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7%의 저소득층에 이를 보급하는 것이다.

(11) 케이블TV가 학교에 들어가서 교육에 도움을 주었다. 이에 학생들이 자극을 받아 케이블TV의 발전에 기여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디스커버리 채널, 히스토리 채널 등을 시청하면서 성장하고, 장기적으로 학생들이 이들 채널의 고객이 된다. 케이블TV가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면 역으로 지역사회로부터 케이블TV가 도움을 받는다.

케이블쇼 2011 기기·전시 시스템 전시장. / 케이블쇼 2011 일반 세션.


케이블TV 미래는 밝아

미국에서는 동영상을 전달하는 새로운 매체(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 통신 사업자의 IPTV, 그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형 서비스)의 등장으로 케이블TV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케이블 시스템 사업자(SO)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케이블쇼에서 미국의 케이블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요구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야 함을 강조하면서, 방법으로 N스크린 서비스의 구현을 들고나왔다. 이 박람회를 통해 케이블 시스템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콘텐츠의 보유나 소싱 측면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보유한 매체는 케이블TV이다. 시청자의
변화 특히 세대 간 선호 차이와 이용 형태의 변화를 잘 파악해 서비스를 제공하면 케이블TV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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