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4월호 저널리즘 리뷰


‘속았나? 속였나?’ 논쟁
‘속았다’로 일단락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진상보고서 공개

이상헌 기자·shlee@kpf.or.kr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관련 진상조사 보고서가 공개됐다. 동아일보는 3월 18일자 1면에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거듭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오보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아울러 같은 날 29면에는 진상조사 보고서 요약본을, 신동아 4월호(3월 17일 발행)에는 보고서 전문을 게재했다.
 동아일보는 2월 16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신동아 내부와 미네르바라고 사칭한 K 씨를 포함한 외부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이민웅 한양대 언론정보대 명예교수를 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보고서에 대한 검증도 받았다.  신동아는 K 씨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필자에 대한 신원과 경력을 검증하지 못한 채 기사를 게재한 사실과 ▲내부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한 점 ▲사실과 달리 ‘K 씨를 여러 차례 접촉했다’고 가사에 표현했던 윤리적 문제 등을 시인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미네르바 오보 경위를 시간 순으로 구체적으로 밝혔다.

오보 경위 상세히 공개
시작은 송문홍 편집장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였다. 2008년 11월 8일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 씨는 송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네르바 기사를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기삿거리가 되겠다’고 판단한 신동아는 K 씨와 접촉을 시도하지만 K 씨가 인터뷰를 꺼려 대신 기고문을 받아 신동아 12월호에 싣는다. 당시 미네르바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힘입어 신동아의 기사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2009년 1월 8일 검찰의 박대성 씨 구속수사를 시작으로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한다. 수사중 박 씨는 신동아와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그렇다면 신동아에 기고한 사람은 누구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동아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사는 이미 나간 이후지만 K 씨에 대한 진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송 편집장은 1월 14일 K 씨를 이메일 등으로 설득해 다음날인 15일 직접 만나 최초로 인터뷰를 갖는다.
 인터뷰를 꺼렸던 K 씨는 △녹음이나 촬영금지 △자신이 연락할 대포폰 준비 △송 편집장 혼자 나올 것 등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출판국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새벽까지 진행됐으면 K 씨는 ‘건물에 CCTV가 있느냐’고 물을 정도로 조심스러웠다. 신동아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특종: 신동아 기고 미네르바 7시간 심야 인터뷰,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박대성은 우리와 무관’이라는 제목으로 2월호(1월 18일 발매)에 싣는다. 비록 K 씨의 신원에 대한 확실한 검증도 없고, 미네르바 박 씨와의 진술이 어긋났음에도 불구하고 신동아는 ‘편집장과 인터뷰가 성사됐고, 기자들의 사기와 조직관리 상의 이유’로 게재를 강행한 것이었다.  
 1월 22일 검찰이 박대성 씨를 기소하자 신동아는 K 씨에 대한 검증작업에 더욱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언론사로서 신원확인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주변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자 신동아는 K 씨와의 2차 만남을 추진한다. K 씨가 만남을 거부하자 신동아는 ‘첫 번째 인터뷰에서 찍은 사진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말했고, K 씨는 결국 2월 12일 두 번째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에서 신동아의 추궁 끝에 마침내 K 씨는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님을 실토했다. 이후 2월 17일자 동아일보에 사과문이 실리고, 한 달여 후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관련 간부 해직·정직 등 중징계
진상조사가 끝나고 동아일보는 황의봉 출판국장과 송문홍 편집장에게는 정직의 징계를 내렸다. 최용원 출판편집인은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아울러 동아일보는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를 계기로 ▲취재 원칙 재정립 ▲내부심의 강화 ▲독자위원회 설립 등 6개 재발방지 대책을 보고서에 포함했다.
 그러나 이번 진상조사 보고서로 사안이 쉽게 마무리될지는 의문이다. 우선 진짜 미네르바로 지목돼 구속 수사 중인 박 씨의 변호인측은 동아일보와 K 씨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미네르바를 사칭한 K 씨 신원에 대해 명쾌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수사권이 없는 언론사의 조사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K 씨를 둘러한 세간의 논란이 계속될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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