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경제 회복으로 TV와 라디오, 잡지, 인터넷 등 대부분의 매체가 광고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유일하게 후퇴한 매체는 신문이었다. 신문은 5년 연속 매출 하락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이어 갔다.
주목할 점은 신문의 지면 광고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매체에 뒤졌다는 사실이다.



박서강 한국일보 기자


미국신문협회(NAA·Newspaper Association of America)의 연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신문사들의 지난해 광고 매출이 1985년 이후 가장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오프라인(지면)과 온라인을 통틀어 미국 신문사 전체 매출액이 250억 8,000만 달러로 2009년보다 6.3% 하락했다고 밝혔다.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05년 490억 4,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자 25년 만의 최저액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①소매 광고는 130억 달러 이하로 9.1% 하락해 2005년 220억 2,000만 달러의 41.7%에 불과하고 ②안내 광고는 50억 6,000만 달러로 2009년 대비 8.6% 하락해 2005년 170만 3,000만 달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며 ③전국 광고는 40억 2,000만 달러로 4.6% 하락해 2005년 9,000만 달러의 46.6% 수준이고 ④온라인 광고는 30억 달러로 2009년 대비 10.9% 증가했다.


신문 지면 광고 올해도 6% 하락 예상

2006년 이후 지속된 신문 광고의 감소 폭을 따져 볼 때 지난해 신문이 기록한 매출 6.3% 감소는 2009년의 27.2%, 2008년의 16.6%에 비해 그나마 나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9.7% 하락한 지난해 1분기와 각각 5.5%씩 떨어진 2분기, 3분기에 비해 마지막 4분기 하락 폭이 4.7%에 그쳤다는 사실에 신문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신문 업계의 바람대로 이러한 하락 폭 감소 추세가 광고 판매의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TV와 라디오, 잡지, 인터넷 등 대부분의 매체가 광고 매출 증가세를 보인 데 비해 유일하게 후퇴한 매체는 신문이었다. 다른 전통 광고 매체들과 달리 신문은 5년 연속 매출 하락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이어 갔다. 신문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인터넷 광고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13%나 성장했고(Internet Advertising Bureau 조사), 공중파 TV 광고는 11%(TVB), 라디오 광고는 6%(Radio Advertising Bureau)가 늘었다. 잡지마저도 3%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Publishers Information Bureau).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문의 온라인 부문을 제외한 지면 광고 매출액이 사상 처음 인터넷 매체에 뒤졌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연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문의 지면 광고 매출이 총 220억 8,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250억 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케터는 또 올해 신문 광고 매출이 6%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면 광고 집착하면 머지않아 나락

온라인 매체의 약진과 함께 점점 더 많은 광고주와 소비자들이 신문 지면보다 인터넷 광고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신문의 지면 광고 판매가 올해 또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충격적이지 않다. 다만 <그림2>에서 보듯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 오던 가파른 하락세는 2010년 들어 겨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프 램지 이마케터 대표는 “신문지면 광고의 하락세가 거의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굴욕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신문업계가 유일하게 위안을 삼는 것이 있다면 지난해 신문의 온라인 부문 광고 판매가 3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1분기의 온라인 광고 판매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문의 전체 광고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1.8%에 불과해 2005년 이후 이어져 온 지면 광고의 충격적인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알 수 있다.

신문들이 지면 광고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한 신문 산업 자체가 머지않아 나락으로 빠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웹, 모바일, 소셜 미디어상의 다양한 독자를 상대로 하는 새로운 광고 솔루션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 CEO 출신의 뉴미디어 전문 블로거 앨런 무터는 지난 4월 ‘신문 광고 판매는 왜 회복되지 않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면 광고가 쇠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온라인 전략의 수립을 촉구했다. 그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올해 1분기가 지났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하락세의 지속을 알리는 첫 영업 보고가 가넷(Gannett)에서 나왔다. 가넷은 올해 1분기 지면 광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7.2%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리적으로나 규모 면에서 다양한 신문사를 다수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그룹이기 때문에 가넷은 신문 광고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가넷의 영업 실적은 다른 신문의 경우와 비교하면 최악은 아니다. 매클래치는 1분기 광고 수익이 11% 감소했다고 밝혔고 미디어제너럴도 자사 신문들의 광고 매출이 총 9.8%, 뉴욕타임스의 지역 분과는
9.7% 하락했다. 저널 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한 해 매출이 6.5% 하락했다.


자동차·채용·부동산 광고도 신문 외면

그동안 신문은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를 겪더라도 사회 전반에 고용이 늘고 자동차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반등에 성공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신문 광고의 큰손 역할을 해 왔던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부진의 늪을 벗어났다. 자동차 판매가 11%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의 자동차 광고 판매액은 19.5% 감소했다. 신문들은 2004년에만 하더라도 총 50억 달러의 자동차 광고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겨우 10억 1,000만 달러어치의 광고를 파는 데 그쳤다. 신문과는 대조적으로 지역 TV방송국의 자동차 광고 매출은 총 20억 6,000
만 달러로 2009년 대비 53.7% 급증했다(TVB 조사). 온라인 또한 지난해 13.9% 늘어 총 20억 8,000만 달러(이마케터 조사)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판매와 소비의 중심이 쇼룸에서 웹으로 옮겨 가고 있다. 소비자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 딜러가 누구이고 특정 모델의 차량 가격이 얼마인지까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딜러는 굳이 신문 광고로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지면 광고보다 온라인의 가시성에 투자하는 편이 더 저렴하고 현명한 마케팅 방법임이 입증되면서 신문은 구매 과정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고용과 부동산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점점 더 많은 고용주들이 신문 광고 대신 자체 사이트에 구직 신청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몬스터나 크레익스리스트에 싼 가격이나 혹은 무료로 광고를 싣는다. 집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들도 리얼터닷컴(Realtor.com)이나 질로닷컴(Zillow.com), 트룰리아닷컴(Trulia.com)과 같이 부동산에 최적화된 온라인 사이트로 옮겨 가고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대부분의 신문 웹사이트들이 꿈도 못 꾸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부동산 매물 주변의 슈퍼마켓 리스트나 지도, 학군, 자금 마련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문 광고는 이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데 너무 비싸고 비효율적이다.

소비자와 광고주들이 외면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문들은 아직도 지면 광고 판매에 매달리고 있다. 신문의 전체 매출에서 지면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88%에 이른다. 만약 올해 2분기 지면 광고 매출마저 감소한다면 신문은 앞으로 5년 안에 낙관적인 성장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뚜렷한 경기 회복기 동안에도 반등하지 못한 신문 업계에 또 다른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신문 산업에 있어 새로운 수익 모델 아이디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문은 공략 대상이 뚜렷한 다수의 콘텐츠를 널리 서비스하거나 웹, 모바일, 소셜 미디어상의 다양한 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새로운 광고 솔루션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환경에 맞는 새 경영 모델 필요”

지면 광고 위주의 획일적인 수익 구조를 어떻게 개선하느냐는 신문 업계의 오래된 숙제다. 많은 신문사가 그 돌파구로서 온라인 영역을 선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페이월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웹사이트의 신뢰도 제고를 통한 신문의 재도약 가능성을 보여 주는 미국신문협회(NAA)의 최근 보고서도 눈길을 끈다. 컴스코어(comScore)가 미국신문협회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문 웹사이트는 올해 1분기에 한 달 평균 성인 인터넷 이용자 전체의 3분의 2(63.9%)에 달하는 1억 830만 명의 경이적인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또 신문 웹사이트가 주요 연령대인 25세부터 35세까지 성인의 60.4%,연간 가구소득 10만 달러 이상 인구의 74.4%를 꾸
준히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신문 웹사이트 방문자의 충성도 분석도 내놓았다. 신문 웹사이트 방문자들은 매달 43억 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했고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은 37억 분에 달했다. 특히 지난 3월 일본 지진과 중동 민주화 운동 등 세계의 핫뉴스에 힘입어 1억 1,300만 명의 방문자가 45억 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존 F 스텀 미국신문협회장은 “이러한 수치는 신문 웹사이트가 디지털 공간의 교양 있는 독자들을 지속적으로 끌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세계적인 이벤트에 대해 독자들이 고품질의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신문에서 찾으려 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신문 산업에도 온라인 환경에 맞는 새로운 경영 모델이 필요하다”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말처럼 광고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는 온라인 매체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신문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 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연수 중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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