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급격한 디지털화로 미디어 업계는 디지털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일본 총무성은 간담회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상황을 개발, 생산, 유통으로 나눠
국가적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핵심 내용은 해외 진출 지원과 제도적 정비이다.


채성혜 일본 학습원여자대학 강사


일본의 미디어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여러 가지 변혁을 맞고 있다. 근래 2~3년간 진행되고 있는 신문 업계와 방송 업계의 유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 전자책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보급 및 관심의 증가, 7월 24일 종료된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난민의 문제 등이다. 미디어를 둘러싼 이러한 환경 격변은 이제 시작이거나 진행 중인 실험적 단계에 불과하다. 향후 비전과 파생될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게 한둘이 아니다.

특히 디지털화 진행으로 미디어 업계 전체가 관심을 갖고 대응할 과제로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 경쟁력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올 2월부터 ‘디지털 콘텐츠 창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8차례 열어 그 결과를 지난 6월 11일 중간보고서 형태로 발표했다. 본고에서는 그 보고서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 개발의 과제,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 지역 방송국의 해외 진출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콘텐츠 대국 위해 ‘쿨 재팬 전략’ 추진

총무성이 간담회를 개최한 배경은 지난해 6월 18일 내각에서 결의한 ‘신성장 전략’에 나타나 있다. 총무성은 당시 ‘세계 콘텐츠 대국의 지위 확립, 일본 브랜드의 침투, 가치 향상에 의한 세계적 경쟁력 강화’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 국내의 콘텐츠 등 소프트 파워를 활용한 ‘쿨 재팬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총무성은 2009년 10월부터 ‘글로벌 시대의 ICT 전략에 관한 프로젝트와 국제 경쟁력 강화 검토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를 정리해 2010년 12월부터 ‘디지털 콘텐츠의 창조력 강화’를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이용자의 요구가 다양화, 고도화됨에 따라 전자책, 스마트폰 등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의 활용과 3D 영상 등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콘텐츠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가 모색되었다. 총무성은 ‘디지털 콘텐츠의 창조력 강화’ 필요성에 부응해 기술 진전에 따른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방책을 검토할 목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간담회에서 검토한 안건은 ①콘텐츠의 해외 진출방식 ②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강화 ③기술 진전 등을 포함한 콘텐츠 자산의 이용과 활용 촉진 ④콘텐츠의 이용과 활용에 의한 경제 활성화 ⑤콘텐츠의 유통 환경 정비 등이었다.

총무성은 간담회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일본의 상황을 개발, 생산, 유통의 3단계로 나누어 과제와 대책을 제시했다. 핵심 내용은 현재 일본의 콘텐츠가 해외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업계의 지원과 제도적 과제 등이다.

1) 개발 과정의 과제와 대응책

우선 개발 과정을 보자. 일본의 원작을 활용한 해외 진출의 필요성은 높지만, 저작권 보호 법체계와 인식의 부족으로 기회가 상실되고 있다. 또한 기존 매체 시장의 축소로 신인 크리에이터들의 시장 진출 기회도 줄고 있다.

예를 들면 근래 기획 개발은 출판(소설, 만화 등)을 원작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출판계의 매출이 계속 감소하면서 출판사는 작가의 저작권 창구로서 영상화, 머천다이징, 디지털 송신 등의 수수료를 새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음반계도 1990년대 후반 이후 음반의 패키지형 소프트의 생산과 유통 수입이 한창 때의 절반까지 줄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의 수익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신인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 기회는 줄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담회는 ①권리 소재와 허락의 과정 등을 체계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해외 제작자에게 공개할 것 ②국내 권리자(창구 기관)를 대상으로 한 선정 계약서의 배포와 공적인 계약 심사 및 조회 기관의 설립 ③크리에이터와 기획 회사에 대한 해외 미디어와 디지털 유통 기회의 코디네이션, 보상 마련을 제시하고 있다.

2) 생산 과정의 과제와 대응책

영화는 극장 상영작을 중심으로 고정화되고 있는 제작위원회 멤버에 의한 자금 조달(출자)이 주류이다. 해외에 리메이크 판매와 사전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국내 프로듀서는 한정적이다. 그 결과 자금 조달과 미디어의 유통 기회를 놓치고 있다. 예를 들면 극장 상영작의 경우 대작(제작비 3억 엔 전후)과 준대작(1억~3억 엔)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반면에 제작 작품의 다양성을 주도할 미니 시어터 작품(1억 엔 미만)은 줄고 있다. 대작 제작위원회 멤버의 경우 방송국의 키국이나 대규모 배급 회사의 고정화가 눈에 띈다. 다양한 작품에 제작비를 출자한 패키지메이커가 패키지 시장의 축소에 따라 리스크를 회피하는 출자 경향을 보여 미니 시어터계의 쇠퇴 원인이 되고 있다.

해결책으로 ①해외 제작자와 연결되는 비즈니스 프로듀서 육성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 ②제작비 일부 조성과 최신 촬영·편집 기자재 등 물리적 지원 ③프로듀서가 창조하는 다양한 기획을 미디어(유통)화하는 대리 에이전트의 설립이 제시됐다.

3) 유통 과정의 과제와 대응책

일본 국내 콘텐츠 유통의 경우 배급망(미디어)을 보유하는 제작자들의 과점화·경직화로 인해 작품의 다양성이 손상되고 있다. 또한 급성장하고 있는 중화권 등의 시장에서 일본계 작품의 포지션은 중국과 한국 작품의 대두로 떨어지고 있다. 영화와 TV도 50대 이상의 중년층, 노년층이 접하는 시간은 늘고 있는 데 비해 10~20대 젊은 층의 이용 시간은 줄고 있다.

한편 젊은 층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이용 시간은 증가하고 있다.

DVD 등 패키지 시장도 판매와 렌탈 모두 감소하고 있다. 특히 판매는 2004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VOD 시장은 유료 송신 사이트에서는 이용률이 제한적이다. 비중도 낮다. 경쟁력 있는 애니메이션도 판매 실적이 미국에서는 2003년 이후, 프랑스에서는 2005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간담회는 유통의 장기적 해결책으로 해외 미디어와 배급망의 지원,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을 통해 일본 문화의 브랜드화를 추진하라고 제시했다.


지역 방송국, 해외 진출 적극 모색

앞서 말한 콘텐츠 개발, 생산, 유통 과정의 과제 및 해결책과 더불어 총무성은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 또한 모색하고 있다. 콘텐츠의 해외 진출(프로그램 판매, 정보 송신)은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아직까지는 소규모 시장에 머물러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적극적인 콘텐츠 해외 진출 전략을 통해 한국 제품의 수출, 관광객의 증가라는 부가 이득을 얻고 있다.

물론 나라마다 방송 제도와 계약 관행이 다르다. 또한 지역 방송국으로서는 해외 진출의 장벽이 높고, 노하우의 축적이 어려우며, 제작비가 삭감되는 등 악화된 제작 환경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 프로그램 제작력 강화,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므로 관심이 높다.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 사례를 보면 지난해 실험적으로 먼저 전국 11개 블록으로 설립된 지역협의회를 중심으로 각지의 물산과 관광자원 등을 소개하는 지역 콘텐츠를 44편 제작했다. 해외 배급망을 확보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방송하고 있다.

또 각국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 제도와 영상기법을 분석해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예정이다. 나아가 올해부터는 국제 공동 제작으로 지역 콘텐츠의 해외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콘텐츠는 국제회의에서 널리 홍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2011. 1. 26~30·스위스), ‘일중영상교류사업’(2011. 6~), ‘재팬 엑스포’(2011. 6. 30~7. 3) 등에서 일본 지역의 매력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용 실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일본의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수출액은 매년 증가했다. 2007년에는 90억 엔을 돌파했지만, 그 후로는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별로는 애니메이션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오락 프로그램(22.5%)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권은 아시아로 40.5%이다. 영미권이 31.8%, 북미권이 25.8%로 그 다음이다.

간담회는 이와 같은 일본의 수출 현황 데이터를 제시하고, 해외 콘텐츠가 일본에 적극 진출한 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한국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수출액은 2005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추월했다고 주지시켰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위기 의식 커져

이처럼 한국 등 해외 콘텐츠의 일본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외 제작 및 공동 제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민간 방송국이 해외에서 공동 제작한 사례는 극히 적다. 방송국의 키국에서는 1996년부터 2002년 전후로 비교적 활발하게 해외 공동 제작을 했지만, 근래에는 그다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민간 방송국은 해외 진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히로시마 홈TV는 하와이의 KITV, 한국의 대구방송 등과 제휴해 뉴스 등을 교환하고 있다. TV나가사키는 2008년 20여 년간 관계를 맺어 온 상하이방송국과 공동 제작한 드라마를 양국에서 방영했다. 나가노방송은 중국과 대만의 연수생을 활용해 지역 특산물의 판매 촉진을 위한 홍보 프로그램을 제작해 상호 방영했다. 미야기TV방송은 일본의 식문화인 초밥을 콘셉트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2002년부터 대만, 태국, 미국, 캐나다, 하와이의 위성방송과 현지의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시즈오카 방송도 2007년에 중국과의 교류 27주년을 기념한 프로그램을 공동 취재해 제작했다.

그 외에도 ‘독립 UHF국 동명판넷 6’은 공동 출자,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인터넷 방영과 해외 판매를 전제로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해 미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방송국(지상파, 케이블TV)에 판매했다. 일부는 해외 항공 회사의 기내 영상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부터 일본에서는 한류 열풍과 해외콘텐츠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근래 수년간 그 열기는 잠시 주춤한 듯하지만, 일본의 미디어 산업계에서는 디지털화라는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해외 콘텐츠와의 경쟁력이 중심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와 논의도 활발하다.

국내 시장의 미디어 환경과 이용자의 미디어 소비 형태 변화, 해외에서의 경쟁력 저하로 위기 의식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국가 프로젝트로서 콘텐츠 개발 지원과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해외 진출과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무성의 중간보고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역 콘텐츠의 해외 진출 활성화와 다양성 확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향후 이러한 정책 입안과 지원, 연구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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