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편 등장과 광고 시장 변화 전망


우리나라 방송 시장 재원 구조의 특징은 ‘저비용-저효율’ 구조다. 원론적 의미로서 수신료를 중심으로
운용되어야 하는 유료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광고 시장 의존도가 높다. 종합편성 PP 역시
향후 시장에 연착륙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광고 수익 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이 대주주로 출자한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이하 PP)를 최종 선정했다. 4개 종편채널이 선정되면서 기존 방송 시장뿐 아니라 미디어 산업, 광고 산업, 관련 법규 등의 생태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종합편성 PP 선정 이후 논의되는 광고 시장 관련 핵심 이슈는 크게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으로 나뉜다.


방송 산업의 광고 시장 의존도 50%

우리나라 방송 산업은 광고, 공영방송 수신료 등 공적 보조, 유료방송 수신료(가입비 및 이용료) 등 다양한 재원에 의존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은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을 지닌 공공재로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 인한 무임승차 문제가 발생해 공영방송 수신료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는 등 시장의 실패를 야기했다. G7 각국의 연간 지상파 방송 수신료 납부액을 살펴보면 독일이 연간 38만 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영국은 28만 원, 프랑스·일본·이탈리아 등이 연간 20만 원 수준이다. 한국은 독일의 7.8%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유료방송은 낮은 콘텐츠 경쟁력으로 인해 이용료가 낮게 형성되고, 광고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유료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PP의 수입에서 광고와 수신료의 비중이 68 대 32로 광고의 비중이 매우 높다(이수범·변상규, 2011). 우리나라 케이블 방송 월 수신료는 7달러 정도로, 아시아·태평양권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방송 산업에 저가시장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 방송 산업의 특징은 G7 국가 대비 광고 의존도는 높고, 공적 재원 의존도는 낮다는 것이다. 특히 TV 방송 산업의 광고시장 의존도는 50%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30%), 프랑스(26%), 독일(29%) 등 유럽 3강의 광고시장 의존도는 30% 이하이며, 미국은 39% 정도이다. 공적 재원인 지상파 수신료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11% 수준으로, 시청료 제도가 없는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그림>.

우리나라 유료방송 수신료의 비중은 39%로, 독일(33%), 이탈리아(32%), 캐나다(35%), 일본(35%)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60%), 프랑스(52%), 영국(44%)보다는 크게 낮다(이수범·변상규, 2011).이종관(2011)은 우리나라 방송 시장 재원 구조의 특징을 ‘저비용-저효율’ 구조라고 했다. 원론적 의미로서 수신료를 중심으로 운용돼야 하는 유료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으로 인해 광고 시장 의존도가 높다. 2009년 기준 유료방송 PP의 수신료 수익 대비 광고수익 비중이 2.14배 가량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종합편성 PP 역시 향후 시장에 연착륙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광고 수익의 확보, 나아가 광고 시장 전망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미디어와 매체 간 경쟁도 심화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은 상이한 두 그룹이 특정한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함으로써 가치가 창출되는 시장을 말한다. 여기서 플랫폼을 매개로 연결되는 두 그룹을 각각 측면시장이라 한다.

반면 일반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거래가 협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는 일면시장(one-sided market)으로 본다.

만일 특정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이를 가입료와 월정 이용료로만 방송사를 운영할 경우 일면시장으로 보는 데 반해 광고주가 특정 방송사의 시청자 수와 프로그램 시청률을 고려해 광고 계약을 맺게 된다면 이는 양면시장으로 볼 수 있다.

광고 기반 미디어 유형에 속하는 방송은 양면시장의 전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 측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구매해 시청자를 모으고 이를 통해 플랫폼(방송사)은 광고를 기반으로 수익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 측은 콘텐츠를 한계비용 미만 혹은 무료 수준으로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유료방송은 전형적인 양면시장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양면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용자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신료(이용료) 수입의 증대는 쉽지 않으며, 향후 광고시장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종합편성 PP 역시 광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스마트TV, 웹TV, 인터넷 콘텐츠 등 이용료를 거의 받지 않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는 뉴미디어들도 광고매출 의존도가 높을 것이므로 매체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광고 시장인데 종합편성 PP 도입과 관련해 성장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광고주의 광고에 대한 유효수요가 감소해 광고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광고 시장의 과거 13년간(1997~2009) 연평균 실질 광고비 성장률은 1.3%에 불과해 같은 기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 특히 방송광고 시장이 내수 경기, 산업구조, 대형 광고주의 글로벌화 등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정책만으로는 광고 시장의 충분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한계가 있다.

'2010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방송광고 시장은 정체돼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2006~2009년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PP도 2009년 전년 대비 1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정인숙, 2011). 지난해 경기 회복으로 방송광고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광고비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07년으로 7조 9,896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금융 위기로 인해 광고 시장은 2009년 7조 2,560억 원까지 하락했다. 2010년에는 스포츠 이벤트인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및 국제행사인 G20 개최 등 광고 시장에 활기를 넣어 주는 여러 긍정적 요소들로 인해 2009년 대비 12.6% 성장한 8조 4,501억 원을 달성했다.

매체별로 살펴보면 4대 매체 광고비는 2009년 대비 12.7% 증가한 4조 3,199억 원으로 전체 광고비의 51.1%를 차지했다. 아직도 4대 매체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전통 매체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TV 광고비는 2009년 대비 23.8% 증가한 9,649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지상파 계열 PP의 검증된 프로그램과 대형 PP의 ‘슈퍼스타K 시즌2’, ‘롤러코스터’ 같은 프로그램이 제작되면서 광고 수요가 확대됐다. 그러나 8조 원의 광고비로는 전체 미디어 시장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다<표>.


중소 PP·인쇄 매체도 종편 등장 긴장

GDP 대비 총광고비의 비중이 0.7%선에서 고정돼 있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에서 종편채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약탈적 광고유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고시장의 확대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채 매체가 늘어났으니 당연히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소 PP와 지상파 방송사, 그리고 신문 등 인쇄매체 모두가 종편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결국 종합편성 PP 도입 이후 방송광고 시장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사 입장에서는 광고 판매 방식의 개선과 광고 유형의 다양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종관(2011)은 종합편성 PP 도입 이후 광고시장 변화의 양상 중에 미시적 변화를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첫째 콘텐츠 기반 경쟁의 심화에 따른 제작비 상승과 이를 보전하기 위한 간접광고 및 협찬의 증가, 둘째 종합편성 PP를 중심으로 한 광고영업의 중요성 증가 및 판매 방식의 다양화, 셋째 종합편성 PP 도입 초기의 낮은 시청률 및 인지도, 노출도를 극복하기 위한 광고 유형의 다양화 등을 전망했다.

종편채널의 주요 수익은 방송광고에 의존하는 구조로 돼 있다. 초기에는 사별로 약 2,000억 원 규모의 광고 매출을 예측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TV조선의 경우 2012년 기준 매출액을 약 2,433억 원으로 예상하고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는 구조의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다(주정민, 2011). 종편채널은 방송광고 시장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 PP 등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 종편채널은 광고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 IPTV 광고 등과 경쟁하고, 동시에 최근 상승 추세에 있는 온라인 광고와도 경쟁하고 있다.

지상파 3사의 평균 가구시청률은 5%, 케이블TV 상위 10개 채널의 평균 가구시청률은 0.5% 수준이다. 현재의 시청점유율을 고려하면 종편 가구시청률은 대략 1%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시청률 1%의 적정 광고단가는 지상파 TV의 20% 수준이다. 시청률 가치에 따른 광고단가를 기준으로 보면 종편 4개의 총광고비는 연간 4,000억 원 수준이다. 종편의 연간 제작비가 1,000억~2,000억 원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적자가 불가피해진다. 1% 시청률 기준으로 2012년 방송광고 시장을 시뮬레이션 했을 경우 기존 방송광고 시장은 11%의 잠식이 발생해 지상파 방송 광고비 점유율도 하락이 예상되고 경쟁력이 약한 중소 독립 PP들의 생존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양윤직, 2011).



매체 영향력 약한 방송사 생존 힘들어

주정민(2011)은 종편채널이 YTN 수준의 프리미엄 효과를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시청률이 1% 오를 경우 종편채널 각 사당 연간 1,282억 원의 광고수익이 예상되며 0.5% 수준일 경우 각 사당 641억 원 수준의 광고수익이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종편채널이 당초 목표로 했던 2,000억 원 내외의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초기 1~2%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 프로그램 시장과 광고 시장 구조로 볼 때 종편이 초기에 1~2%의 시청률 기록을 통해 2,000억 원 내외의 광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광고 시장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는 종편의 지위에 따른 유료방송 광고 시장 내 우월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편성 PP는 자율적인 광고 판매와 24시간 방송으로 광고 물량 증대를 통해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취약 매체보다 우월한 입장에 있다. 중간광고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지역방송에게는 불리하다. 또한 종편채널 광고에 대한 광고주의 선호도가 이들 취약 매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말 기준으로 홈쇼핑과 데이터 PP를 제외한 일반 PP는 총 150개사인데 이 가운데 CJ와 지상파 방송사 계열 PP가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이 59.7%에 이른다. 이들을 제외한 전체의 5분의 4에 가까운 매출액 50억 원 미만 중소 PP가 종편 등장이후 경영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종편이 미디어렙을 통하지 않고 직접 광고 영업에 나설 경우 종편 사업자가 가진 신문광고 영업력이 방송광고 시장에 전이돼 광고 수주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종편 PP의 최대 주주가 유력 신문사이기 때문에 이들의 매체 영향력이 커져 광고 시장과 여론 시장에서 지배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결국 종편의 공격적 영업 방식으로 인해 매체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매체 영향력이 약한 방송사는 생존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4개 종합편성 채널들이 개국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종편 MBN의 사이트에 뜬 ‘공채 1기’ 개그맨 모집 팝업창.

신문과 방송의 광고 영업 방식은 달라

종편 PP가 유념해야 할 사실은 신문의 광고 영업 방식과 방송의 방식은 다르다는 점이다.

광고수주를 위한 영업은 전통적인 신문 영업 방식을 따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신문광고는 1회 성인 반면 방송광고는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까지 장기적으로 하는 것이다. 신문광고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측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광고를 집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은 매시간 시청률로 검증되기 때문에 효과가 낮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광고를 중단할 수 있다. 즉 방송광고는 시청률과 연동되며 과학적인 매체 계획을 통해 집행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려할 점은 종합편성 PP가 보도나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려 교육과 의료 분야를 다루는 간접광고에 있다.

현재 방송광고 금지 품목 14개 중 광고 시장 파이의 확대를 위해 일부 품목의 규제를 완화할 경우 간접광고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불필요한 과소비를 조장하는 의약품, 대형병원, 학원광고가 증가할 것이고 그 비용은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방송시장에서의 콘텐츠 기반 경쟁이 격화될수록 제작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종합편성 PP 외에도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 역시 간접광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BC 드라마인 ‘최고의 사랑’의 경우처럼 성공한 콘텐츠에 대한 간접광고의 수요는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종합편성 PP의 전략도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시청률 1%를 기준으로 종편 4개 채널의 연간 광고비가 4,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종편 1개사당 연간 제작비는 1,000억~2,000억 원대로 적자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종합편성PP들은 미디어렙 편입이 아닌 직접 영업, 광고규제 완화, 채널 배정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기대하고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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