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 방송사에 미치는 영향


미디어렙 제도의 변화에 따라 중소 방송사의 광고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경쟁 미디어렙 체제의 도입은 광고 산업에 시장성이 보다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의 시장성 강화로
필연적으로 시장성이 낮은 방송사들이 타격받는데,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이 대상이 된다.



이시훈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08년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보였던 경쟁 미디어렙 체제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대체 입법만 7개에 이르는 등 이해가 첨예하게 상충되는 요소가 있기에 아직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야당 내에서도 각기 다른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합의가 어려운 여러 가지 쟁점들이 있지만, 가장 큰 쟁점은 역시 민영 미디어렙의 개수, 영업 대행 대상으로 종합편성 채널을 포함시킬 것인가이다.


중소 방송사 자력 광고 판매 20%선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중소 방송사에 대한 지원은 다수의 법안에서 대동소이하다. 지금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서 정책적 판매로 확보하고 있는 광고판매 재원보다 확실히 증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무상급식은 아니지만 광고 산업의 포퓰리즘인지도 모르겠다. 본 글에서는 미디어렙 제도 변화가 중소 방송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법안 등에 나타난 지원책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또 중소 방송사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제안하고자 한다.

미디어렙 제도의 변화에 따라 중소 방송사의 광고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금까지 코바코의 광고 판매 대행이 시장성과 공공성의조화를 추구했다면 경쟁 미디어렙 체제의 도입은 광고 산업에 시장성이 보다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의 시장성 강화는 필연적으로 시장성이 높지 않은 방송사들이 타격이 받게 되는데,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이 대상이 된다. 게다가 미니 SBS급의 종합편성 채널까지 광고 영업을 시작하면 중소 방송사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질 것이 명확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쟁 미디어렙 제도의 도입으로 중소 방송사들이 입는 가장 큰 피해는 연계 판매의 중지이다. 일반인들은 코바코가 중소 방송사를 위해 일정 부분의 광고물을 인기 있는 프로그램과 연계해 판매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지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지 못하다. 이 부분의 문제가 심각하다.

중소 방송사들이 자사 힘으로 판매하는 광고 자체 판매 비율은 불과 20% 내외이다. 나머지 70~80%가 연계 판매 비율이다. 자체 판매 비율에서도 종속 판매라고 해서 중앙 방송사의 판매에 따라 배분받는 전파료 등이 있으니, 중소 방송사의 자생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종교방송 광고비 최대 90% 감소”

방송광고 판매 제도의 경쟁체제 도입 시 중소 방송사 광고비가 어느 정도 감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 이 중 코바코 박원기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디어렙 제도의 경쟁체제 도입 시 지역방송은 광고비의 최대 22.6%가 감소하며, 종교방송도 최대 90%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중소 방송사뿐만 아니라 일간 신문도 큰 폭으로 광고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광고학회, 광고주협회,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의 광고비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종교방송의 감소 폭이 박원기 박사의 예측보다 적었지만, 지역방송보다 종교방송이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은 동일했다.

호서대 유승훈 교수는 중소 방송사의 광고 판매 감소분보다는 지원 금액을 산출하는 방법을 통해 미디어렙 제도의 변화가 중소 방송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는 제도 변화로 인해 기금이나 지속적인 연계 판매로 지원해야 할 총액을 구했다. 일몰제를 적용해 점차 지원 규모를 줄이는 방안으로 최초 연도 2,129억 원, 1차 연도 1,590억 원, 2차 연도 1,052억 원, 3차 연도 982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이었다<표1>.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미디어렙 제도 도입으로 인한 중소 방송사의 광고비 감소는 명확하며, 피해는 최대 2,129억 원 정도라고 하겠다. 특히 지역방송사보다는 종교방송의 광고매출 감소가 더 두드러질 것이며, 이는 법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출발점이 된다.

중소 방송에 대한 지원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법적 지원으로 방송법 시행령이나 고시를 통해 최소한의 광고량을 보장해 주거나 기금 지원의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을 말한다. 둘째, 제도적 지원으로 지역방송사에 분배하는 전파료 비율을 상향하거나, 기존 전파료와 제작비로 구성돼 있는 방송광고 요금 체계를 개편해 전파료와 제작비를 통합하는 새로운 배분 체계를 도입하는 방법이다. 끝으로 미디어렙의 판매 지원으로 현행 연계 판매와 같이 공영 미디어렙이나 민영 미디어렙이 중소 방송사의 광고 판매를 지원해 주거나 민영 미디어렙의 지분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방송사별로 차별적 지원이 바람직

이러한 지원 방안을 지역방송, 종교방송, 기타 중소방송사에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첫째, 지역방송(지역 민방과 지역 MBC)은 전파료 체계를 개선하거나 전송료 개념 도입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역방송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파료 체계 개선이 쉽지 않고, 법적으로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전파료와 제작비의 구분을 폐지해 방송광고 요금 제도를 개선하고 지역방송에는 전송료를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는 광고비가 상승해도 제작비 비율만 증가하고 전파료는 제자리걸음이라 지역방송의 배분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둘째, 종교방송에는 앞서 언급한 법적 지원으로 광고 쿼터제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지원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렙 제도와 관련한 위헌 판결을 하면서 중소 방송사의 지원책으로 예를 든 것이 광고 쿼터제다.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규모를 2조 원이라고 할 때, 이 중 3%인 연간 600억 원 정도를 종교방송에 지원할 수 있다.

셋째, 중소 방송사에 대한 미디어렙의 판매 지원이나 지분 참여다. 지역방송은 신설 민영 미디어렙에서 광고 판매가 이루어지는바 지역방송의 신설 민영 미디어렙에 대한 지분 참여를 보장하면, 광고 판매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 공영 미디어렙은 현재와 같은 연계 판매를 종교방송이나 광고 판매 대행이 예상되는 지역 MBC를 중심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OBS, 경기방송, YTN-FM 등 기타 중소방송사는 아직 광고 영업을 대행할 미디어렙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대행할 미디어렙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연계 판매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상과 같은 중소 방송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요약한 것이 <표2>이다.



중소 방송사에 대한 법적·제도적 지원은 방송의 공익성과 지역 균등 발전을 위해 과거부터 존재해 왔고, 미래에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매체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콘텐츠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산업이 재편될 경우 지상파 방송 매체에만 부여되는 특혜성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유승훈 교수가 일몰제를 근간으로한 중소 방송사의 지원 방안을 제안한 것도 경쟁력과 자생력을 통해 홀로 서기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4월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목동방송센터에서 열린 한국민영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 총리 뒤에는 지역 민영방송사들의 로고가 걸려 있다.



활로 찾기 위해 자구책 강구해야

중소 방송사가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첫째, 우선 다양한 재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광고 수익이외에 사업을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이나, 종교방송의 경우 재단의 지원금이나 신도들의 성금 등 재원의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역방송의 경우에는 지역 자치단체, 지역 공사, 지역의 학교 등의 영상 관련 서비스를 대행해 주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인기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고서는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구가할 수 없다. 지역방송은 지역사회의 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종교방송은 신도들의 참여와 후원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여야 한다. 시청취자들이 증가하지 않고서는 중소 방송사의 위상이 강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콘텐츠 유통 채널의 다각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도래에 따라 콘텐츠 유통 채널이 매우 다양해졌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콘텐츠 이용을 쉽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을 중소 방송사는 약진과 기회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지역 MBC 계열사의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방송 권역을 광역화하고 조직을 혁신해 보다 경쟁력 있는 방송 조직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점차 정글의 법칙이 적용될 미디어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을 하루빨리 모색할 시점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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