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스포츠 이벤트 국내외 신문 보도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7월 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됐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지난 10년 동안 2회의 탈락과 3회째의 재도전 끝에 얻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신문들도 7월 7일 자 신문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선정 관련 특집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발표 현장 스케치・인터뷰 등 대동소이

주요 신문들의 내용들을 분석해 본 결과 대부분의 신문 뉴스에서 평창 올림픽 개최지 선정 보도 방식이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선정 주역 취재에서부터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나 준비 현황 보도 등 실질적으로 신문들 간에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반면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심층 분석이나 해설, 쟁점 분석 등은 국내 신문 지면에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 등에 대해 국내 신문들이 독자적으로 취재 및 해석을 행하기보다는 기존의 여러 보도 자료나 정보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결과적으로 신문들 간에는 뉴스정보와 시각 차이가 크지 않게 된 것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해외 주요 신문들은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투표 현장 모습 전달과 함께 국내 신문들이 간과했던 몇 가지 설명들을 곁들이는 방식의 심층 뉴스 보도를 제공했다. 이에 본 글은 국내 신문사들의 보도 유사성과 구별되는 해외신문들의 독자적인 뉴스 구성 방식을 중심으로 국제 스포츠 이벤트 보도와 관련해 국내외 신문의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가디언은 IOC의 전략적 선택 강조

국내 신문들은 IOC 투표 결과와 후속 뉴스를 보도하는 방식이 대체로 유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표결과 발표 현장 모습이나 주변 스케치, 올림픽 개최 선정 주역, 의미 등에 대한 뉴스 보도 등이 서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발표 현장 사진에서부터 개최지 선정에 따른 관계자 및 일반인들 인터뷰에서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신문들은 대부분 평창 개최지 선정의 일등 공신들을 선정하는 기준이나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국내 신문들은 대한민국이 동·하계 올림픽 개최및 월드컵 개최 등을 동시에 개최한 그랜드슬램 달성 국가가 됨으로써 이제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점도 서로 동시에 강조했다.

해외 신문을 살펴보면 뉴욕타임스는 “2018 Winter Olympics Go to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뉴스를 간결하게 전달했다. 뉴욕타임스는 평창이 지난 10년 동안 2회의 실패 끝에 3수 만에 개최지 선정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시아 시장이 동계 스포츠 활성화 측면에서 경제적 가치가 적지 않다는 점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뉴욕 타임스는 평창이 일본 삿포로와 나가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된다는 점, 2018년 동계올림픽에 책정된 평창 예산이 다른 두 도시가 제시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Pyeongchang, South Korea, to host 2018 Olympics”라는 제목으로 IOC 투표 결과를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최초로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LA타임스는 이번 평창의 개최지 선정은 압도적 승리라며 평창이 뮌헨과 안시를 이기고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한국에는 세 번째 도전이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이나 프레젠테이션 이외에도 한국이 수개월간 집중적인 로비 활동을 벌여 얻은 산물
이라는 점을 추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일본 도시들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최초로 아시아에서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IOC가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아시아와 같은 신흥시장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2014년은 러시아 소치에서, 그리고 2018년에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에서 신규 스포츠 소비자들을 창출하는 한편 올림픽 후원 기업과 방송사들을 열광적으로 올림픽 이벤트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점은 IOC에 전략적인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간단히 말해 국내 신문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기사 수와 분량은 많았지만 대체로 유사한 내용이 많았던 반면 해외 주요 신문들은 기사 수는 많지 않았지만 각각 다른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해외 신문들 역시 IOC 결과 발표 등은 사실 보도 차원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갖고 있는 의미와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에서는 분명히 국내 신문과 차이점이 있었다.


개최지 선정 이유 등 심층 분석 결여

아쉽게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이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국내 신문은 일부 단편적인 분석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국내 신문들이 국제적인 스포츠 외교 이벤트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인맥 활용도가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신문들이 정부 정보나 보편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원 활용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궁극적으로는 신문들 간의 보도 유사성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외 주요 신문들은 평창의 개최지 선정 이유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했다. 가령 IOC가 비유럽 및 비미국권 시장에 올림픽 개최권을 부여함으로써 참여자를 확대하는 한편 후원 기업을 늘릴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지속적으로 올림픽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평창의 개최지 선택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뉴욕타임스는 평창의 성공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로 첫째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준비 예산이 다른 두 도시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 둘째 평창은 광범위하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 점이 IOC 위원들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검토됐다는 사실, 셋째 모든 동계 올림픽 경기와 행사가 평창에서 30분 이내 거리에서진행될 것이라는 점, 넷째 이명박 대통령이 2018년 올림픽 게임을 위해 더반을 방문한 사실이 IOC 위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성공 요인으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지 않았던 국가의 동계 스포츠 열기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던 점 등을 들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평창이 선정된 이유로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 및 한국 정부의 진심 어린 지원, 지난 10년간 3회나 개최지 신청을 할 정도로 인내심이 있는 평창의 명성 등을 언급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확대하려는 IOC 선택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기존 21회의 동계올림픽 중 19회가 서구 지역에 집중됐다는 평창의 발표 주제가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을 제공했다. 평창의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 전술은 2016 브라질 올림픽이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홍보 전략가 마이크 리의 또 다른 승리였다는 배경 설명도 흥미로운 보도였다.

이번 국내 신문들의 평창 보도에서 강조된 보도 프레임 중 하나는 올림픽 개최를 통해 고용 창출 및 경제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낙관적 프레임이다. 물론 올림픽 개최를 통해 국격을 높이고 경제적 효과까지 높일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신문들이 인용한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자료들이 연구기관별로 상이하기도 했고, 실질적으로 효과의 산출 근거와 해석이 충분하게 제시되지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조직위원회와 연구 기관에서 제공한 올림픽 경제 효과 추정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이점이 매우 크다는 식으로 서로 유사한 보도가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인프라 투자를 비롯해 많은 비용이 투입될 동계올림픽이 창출할 미래 경제적 가치나 효과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IOC의 선택은 매우 복잡한 방정식을 거쳐 산출되는 결과물이라는 판단이 든다. 올림픽 개최 도시가 프로포절이나 프레젠테이션의 완벽성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러시아의 소치가 결정된 것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파워가 IOC 위원들의 결정 과정에 반영된 정치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일차적으로는 우리의 인내와 끈기로 일궈 낸 결과이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IOC가 조직 정체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개척하려는 정치적·경제적 의도가 맞물려 나타난 결과물의 성격이 크다. 영국 가디언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후보 도시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많은 정치적 요인이 개입돼 있다고 전했다.


국제 스포츠 이벤트 전문 인력 양성해야

그러나 국내 신문들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보도에서 독자적인 취재나 전문적인 배경 및 맥락 설명, 국제 스포츠계 주요 인물들과의 인맥 구축에 따른 개별 인터뷰 확보 등은 거의 없고 대부분 보도 자료나 상식적 차원에서의 정보원 활용을 통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량은 많았지만 대부분 신문들 간에 뉴스 보도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다.

따라서 그동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된 그간의 신문 보도들은 전문성보다는 받아쓰기 보도, 감성적 보도 등이 많았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 신문들도 스포츠 자체로서가 아니라 국제 정치와 경제적 맥락에서 고도의 해석과 분석이 필요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전문적인 기자 양성 및 인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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