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4월호 경영정책

뉴스 캐스트 약인가 독인가?
뉴스 캐스트와 뉴스 소비 변화


이상헌 기자 shlee@kpf.or.kr


네이버가 뉴스 캐스트를 도입한 지 3개월여가 지났다. 새로운 방식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겹치며 뉴스 캐스트는 등장하자마자 언론계 이슈로 떠올랐다.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하자 파급효과는 컸다. 포털을 통해 유입된 방문자들로 인해 대부분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이 급증했다. 갑자기 늘어난 손님에 언론사 홈페이지에 활기가 돈다. 댓글도 늘고 광고도 늘었다. 뉴스 캐스트는 짧은 시간 동안 온라인 뉴스 콘텐츠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트래픽 평균 3배 이상 증가

네이버는 지난 1월 1일 뉴스 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따라서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사이의 트래픽 자료를 분석하면 뉴스 캐스트로 인한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추이를 볼 수 있다. 변화는 명백하다. 일부 언론사에는 ‘변화’란 말로는 부족하다. 변화 이상의 ‘비약’도 눈에 띈다<표1>. 현재 오픈 캐스트로 서비스 중인 10개 종합일간지에서 평균 3배에 가까운 순방문자 수 증가가 나타났다. 1월 1일을 기점으로 1.5배에서 5배 증가한 이용자들이 포털을 통해 신문사 뉴스 페이지로 밀려들어 오기 시작했고, 증가추세는 2월을 지나 3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페이지뷰 역시 증가세다. 단 페이지뷰의 경우 신문사별로 편차가 심하다<표2>. 기존에 방문자 순위 상위에 랭크됐던 사이트인 조선, 중앙, 동아는 아주 작은 증가세를 보이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그 외 신문사의 경우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12배 가까이 페이지뷰가 급증했다. 국민일보(12배), 세계일보(4.8배), 서울신문(3.5배) 등 과거 온라인에서 두각을 보이지 않았던 언론사의 경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치솟고 있다.  
 한편 10개 신문사와 함께 뉴스 캐스트를 통해 서비스 중인 방송 3사 역시 UV와 PV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문사처럼 극적이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대구매일신문과 부산일보 등 지역신문은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결국 뉴스 캐스트 이후 트래픽 변화는 주로 전국 10개 일간지를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은 전체 페이지뷰에서 네이버를 통해 유입된 페이지뷰가 차지하는 비율과 관계가 깊다<표3>.

이용자를 어떻게 잡아둘 것인가


뉴스 캐스트로 인한 트래픽 변화는 예상보다 컸다. 업계에서는 ‘트래픽 폭탄’이라고 부를 정도다. 도입 초기 일부 언론사는 충분한 서버용량을 준비하지 못해 신문사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였으니 ‘폭탄’이란 표현도 과하지 않다. 이렇게 늘어난 트래픽은 일단 광고수익으로 이어진다. 트래픽 폭탄을 체험한 언론사 인터넷팀의 한 간부는 “광고 매출이 10배 정도는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트래픽이 뒷받침 되니 광고수주도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광고수익이 전부가 아니다. 포털을 통해 들어온 이용자들은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난다. 기사만 보고 곧바로 포털로 되돌아가는 식이다. 뉴스 캐스트 이후 방문자 수는 늘었지만 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은 오히려 감소했다<표4>. 트래픽이 증가해도 언론사 사이트 안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지는 않는다. 증가된 트래픽의 효과는 광고매출 상승으로 끝이다. 광고를 넘어서 뉴스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트래픽 증가는 ‘포털의 아웃링크’ 정책이라는 언론사 외적 요인에 전적으로 힘입었다. 때문에 외부요인이 사라지면 거품도 한순간 꺼져 버릴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언론사들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포털을 통해 들어온 독자를 어떻게 신문사 사이트에 잡아둘 것인가?’가 언론사들의 최대 현안이다. 가장 쉽게 눈에 띄는 변화는 페이지 편집의 변화다. “메인이 따로 없다. 포털을 통해 열리는 기사 페이지 하나하나가 곧 메인이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뉴스 캐스트를 클릭해 넘어가도 단순히 기사 내용만 보여 주는 페이지는 찾기 힘들다. 기사 페이지마다 언론사가 밀고 있는 서비스가 전면에 배치되고, 좀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한다. 비록 포털을 통해 왔더라도 기사만 보고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노력이 진행중이다.
 

미끼 기사로 독자를 낚아라
그러나 현장에서는 콘텐츠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 충성도 높은 독자를 잡겠다는 노력보다 ‘오늘의 트래픽’부터 올리고 보자는 전략이 대세다. 그리고 ‘좀 더 쉬운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래픽을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선정적인 기사로 독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트래픽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언론사들은 흥미를 끄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뉴스 캐스트에서 보도·논평 기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대신 흥미위주의 연성기사 수가 급증했다. 뉴스 캐스트의 목적이 이용자의 오락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독자의 직접 선택’을 통한 소비자주권을 강조했던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제 독자들에게는 단지 ‘넘치는 낚시성 기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유만이 주어졌을 뿐이다.


 실제로 뉴스 캐스트 플랫폼에서 뉴스의 연성화가 진행 중이다. 3월 16일부터 3월 20일까지 평일 5일을 조사해본 결과 이러한 현상을 뚜렷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표5>. 신문사들은 13개씩의 기사를 선택해 하나의 박스로 편집해 뉴스 캐스트로 보낸다. 조사결과 13개 중 10개 정도가 흥미위주의 연성기사였다. 비율로 따지면 80%에 이른다. 종합일간의 경우 지면의 연성 뉴스 비율이 20~30% 정도인 것과는 정반대다. 언론사들은 뉴스 캐스트를 저널리즘적인 목적보다 트래픽 유인을 위해 활용하려고 마음먹은 듯하다.

트래픽 증가의 늪
박현수 문화일보 인터넷팀장은 “뉴스 캐스트 이후 뉴스의 선정성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언론사 간 트래픽 경쟁 때문에 선정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오픈 캐스트가 언론사에 트래픽을 넘겨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저널리즘 본령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업계에서는 ‘네이버 음모론’이란 말도 떠돈다. 뉴스 캐스트를 통해 언론사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더욱 늘어나 언론사들의 포털 의존도가 커지게 되면 향후 포털과 언론사 간 사업관계의 주도권이 포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회자되는 것이다. 사실관계를 떠나 뉴스 캐스트 이후 언론사들의 포털 의존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꼬집고 있다.
 뉴스 캐스트가 가져온 변화를 계기로 근본적인 온라인 콘텐츠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기획전략국 최진순 기자는 “기사를 생산하는 본지와 기사를 판매하는 닷컴으로 역할이 나뉘어 전략적 협력이 어려운 언론사 뉴스룸 현실”에 주목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닷컴사만의 노력으로 포털 의존을 깰 수 있는 근본적인 콘텐츠 전략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 기자는 “어쩌면 뉴스 캐스트로 인해 언론사 내부에서도 온라인 콘텐츠 유통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콘텐츠 전략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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