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증강현실(AR) 뉴스 국내 첫 서비스

김태한 연합뉴스 뉴미디어부장


훗날 2011년을 돌아본다면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뉴스의 원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연합뉴스가 지난 7월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확인되진 않지만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 뉴스라고도 주장할 수 있겠다. 아직 그 어떤 해외 미디어도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뉴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으니 말이다.

연합뉴스의 증강현실 뉴스는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으로 보는 뉴스’를 실현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등장한 모바일 증강현실 서비스에 뉴스 콘텐츠를 접목해 보자는 취지였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물을 담는 대로 그와 관련된 뉴스가 쏟아진다면 뉴스 활용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연합뉴스의 증강현실 뉴스는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증강현실이라는 용어는 생소하지만 이용 방법은 직관적이면서도 편리하다. 언제 어디서든 뉴스가 궁금할 때 그저 카메라로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면 된다.


현실 모습에 디지털 정보를 입혀 제공

스마트폰 카메라 앵글에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을 포착한 상황을 떠올려 보자. 스마트폰 화면에는 세종대왕상과 관련된 연합뉴스의 최신 뉴스가 아이콘 형태로 화면 위에 나타날 것이다. 카메라 앵글을 정부종합청사로 옮기면 그날 발생한 주요 정부 부처의 뉴스를 시간의 역순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건물이나 시설에 카메라 화면을 옮기면 그에 대한 뉴스가 척척 떠오를 것이다.

증강현실은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의 실제 모습에 다양한 정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이다. 이는 실제 모습 위에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덧붙여 활용함으로써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을 보는 것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개념에 기초한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떠올리면 증강현실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터미네이터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로 증강현실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터미네이터는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과 관련된 다양한 네트워크상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검색해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예컨대 특정인을 보면서 그 사람의 신상 정보를 검색해 함께 보는 방식이다.

증강현실 기술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첨단 유리 스크린과 모션 인식 인터페이스 등의 기술과 결합해 더욱 일상화한 모습으로 펼쳐진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다채로운 증강현실 기술이 대중화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항공기나 전투기 등의 조종 화면에도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차량용 내비게이션에도 응용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랩, 뉴스 정보 시각화 실험 계속

이번 증강현실 뉴스는 연합뉴스가 미디어랩을 설치해 진행해 온 ‘뉴스 사용자 경험(UX) 혁신’ 프로젝트의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국내 최초의 직종 융합형 연구개발 조직인 연합뉴스 미디어랩은 취재기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들로 인적 구성을 갖추고 2010년 5월 출범했다. 미디어랩은 미래형 뉴스 콘텐츠 실험을 목표로 구글맵과 타임라인 등 디지털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인터랙티브 뉴스와 디지털 융합형 뉴스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특히 남아공월드컵과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역량을 비축한 위치 정보 기반의 뉴스 시각화 기술은 증강현실 뉴스 오픈에 귀중한 밑거름이 됐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웹 콘텐츠를 애플리케이션 환경처럼 활용할 수 있는 ‘웹앱’ 뉴스를 개발해 가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데이터 저널리즘과 뉴스 정보의 시각화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증강현실 뉴스는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뉴스 실험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화면이 인터페이스된다는 점에서 뉴스를 둘러싼 사용자경험(UX)의 획기적인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가 외면받는 첨단 뉴미디어 시대에도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통해 독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면 뉴스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의 증강현실 뉴스 개발은 스마트폰 증강현실 서비스 ‘오브제’를 운영하는 국내 전문업체 키위플과의 제휴를 통해 진행됐다.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는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8개월여 준비 기간에 돌출한 가장 큰 난관은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었다. 뉴스를 증강현실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위치 정보를 가진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원활히 조달할 방법이 없었다. 사내 미디어랩에서 구글맵과 연동한 뉴스 서비스를 위해 위치 정보 뉴스 콘텐츠를 실험적으로 만들고는 있었지만 정식 서비스에 활용하기에는 그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오브제의 증강현실 정보 검색 메뉴를 통해 서울의 광화문 광장과 종로2가 지역의 연합뉴스 사진 기사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화면들.


내비게이션·입는 컴퓨터에도 활용 예상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비스 오픈에 앞서 전담 요원 투입을 통한 증강현실 뉴스 콘텐츠 가공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개별 콘텐츠에 위치 정보를 메타데이터로 입히는 입력기 개발 작업도 필요했다. 이에 따라 주소와 지명을 이용하거나 지도상에서 직접 위치를 지정해 위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새롭게 추가됐다. 그 결과 현재 증강현실 뉴스 콘텐츠는 사진 뉴스를 대상으로 하루 주요 뉴스 200여 건 정도를 엄선해 가공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증강현실 뉴스 서비스를 실제로 활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오브제’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설치해야 한다. 키위플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인 오브제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쓸 수 있다. 오브제를 이미 내려받은 이용자라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사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면 오브제 홈 화면 검색창에서 ‘연합뉴스 읽기’ 메뉴를 통해 연합뉴스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으로 원하는 곳을 보기만 하면 인근에서 발생한 최신 뉴스가 사진 섬네일 형태로 화면에 쏟아질 것이다. 화면에 나타나는 각각의 섬네일에는 시간 정보와 함께 거리 정보도 표시된다. 이를 통해 화면에 나타난 뉴스가 현 위치로부터 얼마나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히 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화면에서 섬네일을 누르면 된다. 사진 설명과 확대 사진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웹을 통해 원문 뉴스를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증강현실 뉴스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스마트폰으로 과거에 주요 사건이 있었던 지점을 검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특정 사건이 있었던 곳의 현재 모습을 과거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현 위치를 파악해 인근에서 발생한 뉴스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위치기반(LBS)형 맞춤 뉴스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증강현실 기술은 현재 스마트폰 등에서만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탑재하거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나 입는(wearable) 컴퓨터에서 활용하는 것도 예상된다. 최근 해외 한 조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증강현실 관련 세계 시장이 2015년까지 1조 6,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SF 영화 같은 뉴스 검색이 현실로

연합뉴스는 증강현실 서비스 오픈을 계기로 앞으로 뉴스 이용자들의 활용도를 분석해 전체 뉴스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내비게이션이나 차량용 정보 시스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모바일 TV 등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같은 동작 인식 인터페이스와 투명유리 LCD 기술 등이 결합한다면 조만간 자동차 유리창을 카메라 렌즈로 삼아 이동하면서 제스처만으로 지역별 맞춤 뉴스를 검색하는 SF 영화 같은 증강현실 활용도 가능해진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뉴스 매체는 창조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증강현실 뉴스는 대중들이 전통 미디어를 외면하는 미래에도 뉴스 콘텐츠가 오롯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희망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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