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제작 시스템 혁신의 끝은 어디인가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답게 소니, 파나소닉, 아비드 등 굴지의 장비 업체들이 대형 부스를 확보하고 화려한 시연으로 방송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그런데 컨벤션센터 한복판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업체가 대형 업체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 규모의 전시관을 운영했다.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가득 차서 걷기조차 힘들었다. 이 업체가 내놓은 품목은 단 하나. 극소형의 동영상 촬영 카메라 \'고프로(GoPro)’였다. 회사 이름은 제품 이름과 같다. 그저 방송에만 종사해 온 이들이라면 최근까지듣도 보도 못 했을 업체다.

높이 42mm, 가로 60mm, 두께 30mm. 손바닥에 들어오는 크기로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 있는 동영상 카메라. 애초에 이 장비는 파도타기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만든 취미용 카메라였다. 그것도 10년 전 한 서핑광이 순전히 자기 모습을 찍고 싶은 의도에서 개발해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NAB 쇼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취미로 만든 장난감 카메라가 방송, 콘텐츠 제작 시장에 불티나게 팔려 나가 돈방석에 앉았다. 자동차, 오토바이 경주, 스키 등 온갖 종류의 익스트림 스포츠 촬영용으로 사용되더니 각종 리얼리티 쇼에도 핵심 장비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 보니 아예 마케팅 타깃을 방송 시장으로 잡은 것이다.

동영상 저장은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는 SD 메모리 카드를 사용한다. 가격은 기본 세트가 불과 180달러. 90년 가까운 NAB 쇼 역사에 이런 싸구려 물건이 전시장에 들어온 적이 있을까. 대체 이런 장난감 같은 카메라가 어떻게 명실상부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에서 버젓이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고프로 대박에는 바로 콘텐츠 제작 시스템 혁신의 비밀 코드가 들어 있다.

고프로와 함께 올해 NAB의 특징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바로 DSLR 액세서리 업체의 대거 진출이었다. 익히 알고 있는 캐논사의 소위 오두막(5D Mark II)을 필두로 하는 디지털 스틸카메라가 동영상 제작에 대거 쓰이기 시작하자 이들을 보다 동영상 촬영에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액세서리가 필요하게 됐다.


파일 기반 워크 플로, 때를 만나다

아무래도 작은 스틸카메라로는 장시간 촬영을 위해 들고 있기도 어렵고, 특히 움직이는 피사체에 대한 초점 조절이 난감하다. 때문에 견착과 초점 조절 링 등을 갖춘 리그(Rig) 제작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또한 성능이 부족한 오디오 픽업 보완을 위한 마이크 제작 업체와 LCD 모니터 업체도 새로운 시장을 만나 부지런히 제품들을 내놓았다.

이들 업체 관계자의 입에서도 듣게 되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새 시장이 열린 시점이 고프로와 비슷한 지난 2년 사이라는 것이었다. 2년,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요즘도 ‘디지털 세상’을 신기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반인들에게 이미 흘러간 노래인 ‘디지털’이 사실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에게 완성된 세계를 보여 준 것은 그야말로 최근의 일이다. 용어로야 ‘디지베타’, ‘디지털 방송’, 심지어 ‘6mm DV’(Digital Video)까지 디지털이란 수식이 널리 사용되지만, 실제로 통합적으로 전 과정이 디지털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거나, 어쩌면 대부분 아직도 완성 전의 단계다. 특히 프로페셔널일수록 불완전성은 정도가 더 심하다. 그 이유는 ‘성능과 가격’의 더딘 진화 속도에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최초의 파일 기반 편집, 혹은 비선형편집(NLE·Non Linear Editing)은 놀랍게도 40년 전인 1971년에 이미 제시됐다. CBS가 만든 벤처회사 CMX 시스템에서는 흑백으로 촬영된 비디오 소스를 파일로 저장하고 일종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편집하는 획기적 장치를 내놓았다. 세탁기만 한 크기의 디스크 팩 드라이브라는 저장장치를 이용했다. 하지만 화질은 좋지 않았다. 사용 목적이 일종의 편집 리스트(EDL·Edit Dicision List)를 만드는 것일뿐 실제 편집은 원본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시 가격은 무려 25
만 달러. 딱 6대 팔았다고 전한다(위키피디아, CMX 600).

상업적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NLE장비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AVID사의 미디어 컴포저 등의 제품이 광고와 스폿 제작에쓰이면서부터다. 하지만 여전히 가격은 시스템에 따라 수억 원에 달했고, VCR에 비해 엄청나게 비쌌다.

역사적인 모멘텀을 만든 것은 애플사였다. 애플은 2000년대 초반부터 파이널컷프로(Final Cut Pro)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동영상 제작 시장을 공략한다. 거기에는 컴퓨터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이 함께 따랐다.

2005년에 발표된 파이널컷프로 5.0은 불과 150만 원 수준이었다. 기존 고가 NLE에 비한다면 수십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작 이 가격의 소프트웨어로 당시 방송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HD 편집이 가능했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에 힘입어 고가의 하드웨어 없이 컴퓨터 자체의 성능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편집용 컴퓨터의 가격도 비약적으로 내려갔다. 2007년 KBS의 많은 피디들에게 업무용으로 지급된 컴퓨터는 불과 150만 원 정도의 맥북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과 성능의 컴퓨터로도 H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당시 HD VCR의 가격은 대략 5,000만 원 선. 쌍을 이뤄야 편집이 가능하므로 방송 제작용 편집실 하나에는 기본 1억 원 이상의 장비가 투입돼야 했다. 그런데 작정하고 최고가의 컴퓨터와 모니터를 투입해도 NLE 편집실의 비용은 2,500만 원. 4분의 1이면 끝이었다.

심지어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면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고작 300만 원으로 H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더구나 NLE의 효율적인 편집 방식 덕분에 획기적인 작업 시간 단축과 함께 다양한 효과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천지가 개벽한 것이다.

헬맷에 달린 고프로 동영상 카메라.



'1박2일’, 편집 시간 3분의 1로 줄여

2006년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로는 최초로 KBS가 본격적으로 NLE 전환을 시도한다. 편집실의 VCR를 단계적으로 빼내고 그 자리를 NLE로 채웠다. 제작 피디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익숙했던 것들과의 결별, 그리고 정말 낯선 편집 시스템을 학습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 저항은 불과 1, 2년 사이에 스스로 무장해제됐다. 편집 툴 전환이 가져온 놀라운 효과를 직접 체험하며, 먼저 전향한 이들이 낸 입소문이 결정적이었다. 편집 시간이 3분의1로 줄고, 디졸브 한 번 하는 데 30분씩 기다리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혼자 해결할 수 있고, 한눈에 들어오는 타임라인으로 혼란스럽지 않은 편집이 가능하고…. 그런데 이런 개인적인 만족과 놀라움을 뛰어넘는 커다란 변화가 소리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락 프로그램 ‘1박2일’이 시작된 것이 바로 그 무렵이었다. 2007년 8월 5일. 처음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을 때 항간에서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던 ‘무한도전’의 짝퉁이라며 거친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편집 방식이었다.

‘무한도전’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혹은 비슷한 시기 최고 인기를 끌었던 ‘상상플러스’ 류의 오락 프로그램은 대본 없는 출연자들의 재치 있는 입담과 표정을 잡아내기 위해 모든 출연자들에게 고정적으로 카메라를 배치했다. 카메라 숫자가 종종 20여 대를 훌쩍 뛰어넘곤 했다.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테이프 개수는 수백 개에 달했고, 편집자들은 일일이 테이프를 VCR에 갈아 끼워 가며 편집을 하는 실정이었다. 편집을 담당하는 피디들이 날밤을 새우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KBS에 본격적으로 NLE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장 편집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 비밀은 바로 KBS가 채택한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컷프로에 탑재된 멀티캠 기능이었다.

비선형편집(NLE) 시스템을 도입해 편집 시간을 3분의 1로 확 줄인 KBS ‘1박2일’ 편집 모습.


노트북 한 대로 편집·동영상 전송 “끝”

멀티캠이란 동시에 촬영된 모든 소스를 한 화면에 띄워 놓고 마치 스튜디오에서 커팅을 하듯이 원하는 화면을 선택하면 바로 편집이 되는 기능이다. 실시간 스튜디오 커팅과 다른 점은 원하는 그림을 얼마든지 되돌려서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VCR 편집에 비한다면 획기적인 편집 시간 단축과 함께 모든 출연자들의 대화와 표정을 동시에 바라보며 최적의 장면을 골라낼 수 있는, 엄청난 질적인 차이를 끌어낼 수 있었다.

2006년 9월 KBS의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시사투나잇’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을 보여 주는 꼭지가 방송됐다. 그런데 이전과는 달랐다. 촬영 날짜는 바로 방송 전날. 이전까지 해외 취재물은 고가의 위성 송신을 이용하지 않는 한 귀국 후 제작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서둘러도 현장 소식은 취재 후 1주일은 지나야 방송이 가능했다.

그런데 당시 취재팀은 달랑 150만 원짜리 노트북 한 대를 가지고 떠났다. 개념적으로만 가지고 있던 모바일 에디팅, 즉 현장에서 바로 노트북을 이용해 편집한 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전송하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였다. 조용히 넘어갔지만 실험 자체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이런 방식의 제작은 KBS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일상화됐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며칠이 지나도 국내의 모든 뉴스는 저질의 SD급 외신 동영상을 이용해 방송하고 있었다. 현장에 특파된 기자가 있어도 현장에서 간신히 온마이크 리포트를 하고 위성을 이용해 아주 저열한 화면을 전송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당시 프로그램 ‘아시아 리포트’ 팀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방송을 제작했다. 5월 19일 월요일에 불과 4명의 취재 팀을 보내고, 3일 뒤인 목요일에 무려 40분 분량의 방송을 직접 촬영한 소스만을 가지고 해치웠다.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아까운 소스를 더 활용해 3일 뒤 60분의 다큐멘터리를 ‘KBS 스페셜’을 통해 방송했다.

방송 시점까지도 여전히 모든 국내 뉴스에서는 저질 화면을 내보내고 있었다. 가히 세계 최고의 기동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제작비 제로, 중계차 없이 화상 연결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재미있는 시도가 있었다. 당시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뱅크’의 유력한 1위 후보가 MC몽이었다. 제작 팀은 당연히 그를 생방송에 출연시키고 싶었지만, 그는 생방송 당일 ‘1박2일’ 촬영 일정이 잡혀 있었다. 중계차라도 보내고 싶었지만, 워낙 돌발 상황이 많은 ‘1박2일’ 촬영을 생각하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작 팀에 인터넷을 이용한 화상 연결을 제안했다. 애플사의 노트북을 이용했다. 동일한 전송 조건에서 최고의 화질을 뽑아내는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1박2일’ 제작 팀은 방송 당일 충주대학교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촬영하고, 학교 내 방송실의 인터넷망을 통해 생방송에 참여했다. 화질은 SD 수준. 그러나 현장 느낌을 살리며 방송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제작 비용은 제로. 공짜 프로그램에 공짜 인터넷을 사용한 방송이었다. 중계차였다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일이었다. 놀라운 기동성과 더불어 얻어 낸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었다. 강호동 씨가 생방송 참여를 보며 “예전 같으면 중계차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1박2일’을 통해 방송됐다.

모바일 에디팅과 화상 연결에는 공통적으로 숨겨진 기술이 담겨 있다. 바로 동영상 압축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것은 H264라 부르는, 현존 최고의 압축률과 화질 보존 방식이다. 이를 이용해 낮은 인터넷 전송망을 가지고도 최대의 효과를 얻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동영상 처리를 위해서는 압축률이 높을수록 저장 공간도 줄어들고 전송 속도도 빠른 장점이 발생한다. 그런데 압축률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편집 프로그램에서 처리하는 데 과부하가 걸리고, 시간을 잡아먹게 되는 것이다. 특수효과 적용 등을 하게 되면 감당할수 없는 시간을 날릴 수도 있었다.

‘고프로’, ‘5D Mark II’가 사용하는 압축 방식이 바로 H264다. 다른 가정용, 혹은 취미용 소형 캠코더에서도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취미용 카메라로서는 이 문제가 크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편집 작업을 많이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많은 분량을 촬영할 수 있는 장점에 비한다면 편집때 기다리는 시간도 참을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프로페셔널에게 이 문제는 치명적이었다. 이 골칫거리는 두 가지 방향에서 해결되고 있었다. 하나는 컴퓨터 자체의 성능 향상이었고, 또 다른 방향은 편집 소프트웨어의 기술 혁신이었다.

에디우스 등의 편집 툴에서는 백그라운드 렌더링을 비롯해 컴퓨터의 성능을 최대한 뽑아내는 방법으로 고압축 영상을 처리하는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그게 바로 2년 전의 일이다. 어떤 종류의 카메라에서 촬영된 소스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프로와 DSLR 열풍의 배경이다.

현재 여러 업체의 편집 프로그램이 이 같은 기술 발전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파이널컷프로의 새 버전 역시 놀라운 성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카루스, 드디어 비상하다

제작 프로세스는 또 다른 패러다임 전환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KBS의 한 특집 팀에서는 히말라야를 패러글라이드로 종주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대의 패러글라이드에는 각각 5대 이상의 ‘고프로’와 기타 다양한 촬영 장비가 동원된다.

제작자들은 더 이상 카메라를 선택하는 데 편집 효율성을 고심할 이유가 없어졌다. 더 이상 VCR에 맞춰 소니 카메라만을 사용하거나 편집 효율성을 고려해 파나소닉의 P2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그저 촬영 현장의 상황에 가장 효율적인 카메라가 무엇인지만 선택하면 되는, 제작자의 무한 자유가 확보된 것이다.

독점의 시대는 사라졌다. 드라마 ‘추노’ 촬영에 처음으로 소니의 카메라가 아닌 파일 기반 ‘RED’ 카메라가 사용됐고, 이후 유사한 방식인 ARRI의 ‘알렉사’(Alexa)가 드라마 ‘강력반’에 투입되었다. ‘방송용 카메라’라는 영역은 그렇게 모호해져 가고 있다. 방송 제작자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애플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서 있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아이패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심각하게 내세운 발언이다. 스티브 잡스는이 말이 너무 맘에 들었던 모양인지 이 후에도 수차례 같은 발언을 반복한다.

그런데 이 말은 바로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콘텐츠 제작은 단지 제작자의 머릿속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앞서 소개한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제작 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술의 발전은 다시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발상의 전환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제작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그 자체로 효율성, 비용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질에까지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이제는 제작자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발전의 동향을 관찰하고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2002년 서핑광이었던 20대의 청년 닉 우드먼은 자신이 파도 타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어서 만든 카메라의 이름을 고심 끝에 ‘고프로’라고 지었다. 그 이유는 당시까지 서핑 장면 촬영은 수중 카메라를 동원해야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고프로’는 누구라도 프로처럼 서핑 동영상을 직접 찍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 말은 이제 방송, 콘텐츠 제작에 그대로 돌아오게 됐다. 누구든 프로처럼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놀라운 기술 발전이 만들어 낸 새로운 세상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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