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기자들이 트위터를 농담이나 정치인 비판, 정보를 교환하는 목적으로 사용했지만, 사용자가
제한적이다 보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더 이상 트위터가 소수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기술이 아닌 상황이 되면서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에 대한 시각도 바뀌게 되었다.


최지선 파리2대학 박사과정



트위터를 사용하는 기자들은 일반인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우선일까. 아니면 기자로서 기사와 회사에 대한 임무를 생각하며 트위터를 하는 것이 우선일까. 소셜 네트워크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프랑스에서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트위터로 회사 비난한 내용이 파문

이번 일이 불거지게 된 계기는 프랑스의 주간지 누벨오브세르바퇴르의 한 기자가 작성한 농담조의 트위터 내용이었다. 최근 누벨오브세르바퇴르 인터넷 편집팀에 고용된 한 기자가 농담조로 ‘아침 9시인데도 우리 신문사 편집부 사무실은 텅 비어 있어 너무 놀랐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대해 동료 기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빠른 시간에 팔로어들을 통해 1만여 개의 리트위트로 번지게 됐다.

이 글이 퍼지게 된 이후 지난 7월 11일 누벨오브세르바퇴르 편집장 오렐리앙 비에르는 자사 기자들에게 “트위터에 신문이나 부서, 업무에 대해 비난하는 글을 쓰지 말고, 농담으로 쓰는 트위터 글, 여러 번 리트위트된 글이라도 조심하라.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며 트위터 사용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프랑스에서는 트위터가 페이스북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대중화된 면이 있다.

최근 들어 트위터도 대중화됐는데, 그 전에는 전문가, 기자, 인터넷 사용 빈도가 높은 네티즌들만이 주로 사용했다. 이들의 사용 방식도 보통 대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농담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 동료들에 대한 소위 ‘뒷담화’나 정보를 교환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제한적이다 보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홈페이지의 트위터 화면.
르몽드는 최근 기자들의 소셜 네트워크 사용과 관련한 ‘헌장’을 준비하고 있다.



등록된 트위터 계정만 330만 개

그런데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더 이상 트위터가 소수 사용자들만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 기술이 아닌 상황이 되면서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에 대한 시각도바뀌게 됐다. 프랑스의 컨설팅 및 시장 조사 회사 세미오카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여름 현재 프랑스에서 등록된 트위터 계정은 모두 330만 개 정도다. 이 중 활발히 사용되는 계정이 절반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공개되지 말아야 할 정보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돼 기사나 회사가 신뢰를 잃게 되는 등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한다.

기자들에게 주의 이메일을 보냈던 누벨오브세르바퇴르의 비에르 편집장은 트위터에 대해 “트위터는 보호돼야 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그런데 트위터를 오래 사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사용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이웃 영국에서는 기자가 경솔한 트위터 사용으로 인해 법정 모독죄로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 영국의 유명 축구 선수 라이언 긱스의 혼외정사 사건을 법원이 심리하는 동안 영국 고등법원은 언론에 선수의 이름을 알리지 못하도록 보도 금지령을 내렸다. 그런데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한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라이언 긱스의 이름을 밝히면서 그에 관한 농담을 올려 스캔들 사건의 주인공이 라이언 긱스라는 것을 사실상 알 수 있게 했다. 이는 삽시간에 팔로어들을 통해 퍼지게 됐고, 기자는 법정 명령을 어긴 상황이 돼 버렸다. 물론 이 경우 ‘보도 금지령’이 트위터에까지 적용되느냐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영국의 이 사건은 기자가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정보를 기자라는 신분을 통해 획득한 상황에서 이 내용을 개인이 사용하는 트위터를 통해 노출했을 경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이 경우에도 트위터 사용자가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자로서 표현의 자유를 가진 동시에 기자라는 특수성이 모두 고려된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 될 것이다.

물론 기자들은 대부분 트위터를 사용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공영방송 채널인 France2의 아모리 기베르 기자는 트위터를 2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그는 트위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자라는 것을 밝히는 순간부터 우리는 트위터에 아무 내용이나 올릴 수 없게 된다. 동시에 트위터는 팔로어들과 더욱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때로는 나 역시 트위터를 통해 팔로어들과 정제되지 않은 정보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르몽드, 소셜 네트워크 사용 헌장 추진

한편 이러한 기자들의 소셜 네트워크 사용과 관련해 신문, 방송 등 여러 매체들에서 트위터 사용을 제한,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경우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에 대한 헌장을 준비하고 있다. 부편집장 세르주 미셸은 “르몽드는 기자들이 기사 작성과 마찬가지로 같은 규칙을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통신사인 아에프페(AFP) 역시 블로그, 페이스북 등의 사용에 대한 자율 헌장을 공표할 예정이다. 통신사의 프랑수아 부공 소셜 네트워크 책임자는 “헌장이 위에서 명령하는 강제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되며, 모두 함께 숙고한 결과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은 9월에 윤리 헌장을 공표하면서 기자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할 때 윤리 강령을 지키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티에리 튈리에 편집장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동시에 트위터를 하는 기자들이 회사와 기사 작성에 대해서도 의무와 책임감을 갖도록 권고할 것”이라며 “이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 적용하는 윤리 규칙과 마찬가지로 기자적 행위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렉스프레스의 온라인판 편집장 에리크 메투는 이러한 기자들의 소셜 네트워크 사용에 관한 헌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들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다만 기자들이 인터넷에서와 마찬가지로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에서도 스스로 엄격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은 비단 기자의 전통적인 기사 쓰기 역할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과거에 이러한 통신 수단이 있기 전에도 물론 기자의 정보 취급에 대해 윤리적 요구가 있었겠지만, 지인들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약간의 뉴스를 누설하거나 회사나 부서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말한다고 해서 지금처럼 문제시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러한 만큼 이번 프랑스에서의 기자들에 대한 ‘트위터 사용주의보 발령’과 논의가 어떻게 이어질지 결과가 주목된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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