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동영상뉴스 ‘노컷V’ 첫선

김준옥 CBS 스마트뉴스팀장


“노컷브이 봤어?”

CBS 노컷뉴스가 9월 1일 공식 오픈한 ‘노컷V(www.nocutV.com)’가 제법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곳저곳에서 노컷V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뭔가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고민이다. 어떤 고정된 틀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 아니고, 백지 위에 하나하나 그려 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술적·학술적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CBS가 노컷V를 만들기까지 무엇을 고민했고, 어떻게 준비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가고자 하는가를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되지 않겠는가? 노컷V의 고민 속에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다른 언론사들의 고민도 그대로 담겨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노컷V의 성공이 한국 언론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CBS는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미디어 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고, 그 같은 고민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4월 초 보도국 안에 스마트뉴스팀을 신설했다. 여러 학술적 자료,

다른 언론사들의 움직임도 두루두루 살펴봤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는 이거다’, ‘스마트뉴스란바로 이거다’라고 정의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smart)’라는 단어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노마드(nomad)’나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같은 말들처럼 머잖아 사라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결론은? ‘해체 작업’부터 시작해 보자는 것이었다. 기존 미디어를 떠받치고 있는 모든 기둥, 벽,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먼저 기자뿐만 아니라 피디와 작가, VJ,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만화가까지 팀원으로 합류시켜 기존 언론의 직군 경계를 없앴다. 보도의 틀, 제작의 틀도 모두 해체했다. 모든 것을 해체한 상태에서 어떻게하면 수용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노컷V다.


‘V’ 안에는 다양한 시대적 의미 함축

왜 노컷V인가? CBS 60년 역사가 응축된 ‘노컷(nocut)’ 안에 시대 흐름을 담아내는 새 그릇을 만들겠다는 뜻에서 ‘노컷’과 ‘V’를 결합시켰다. 그런 점에서 노컷V의 ‘V’는 일단 CBS의 자랑인 노컷뉴스의 뉴스를 넘어 뷰스(views)까지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V’에 ‘비주얼(visual)’과 ‘비디오(video)’등의 의미도 당연히 함께 담았다. 앞으로 생산되는 모든 미디어 콘텐츠는 궁극적으로 영상화의 방향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노컷V의 모든 콘텐츠를 최고 화질의 풀HD 영상으로 제작하기로 하고 기반을 구축했다.

무엇보다도 지금껏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가는 ‘전위적’ ‘선구적’ ‘실험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뱅가드(vanguard)’를 결합시켰다. 도대체 스마트 시대, 그리고 스마트뉴스라는 것이 뭐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

CBS 안에 스마트뉴스팀이 신설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기도 하다. 노컷V라는 이름으로 기존 언론과 차별화되는, 아니 기존 언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그 무엇을 과연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인류가 발전해 오면서 거스르지 못한 일 가운데 하나가 기술의 진보다.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삶에 몇몇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류에게 개방성과 참여성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바로 그 한가운데에 미디어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근래 디지털 산업의 무한 발전은 미디어 기기의 이동성과 즉시성을 무한 확장해 줄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개방과 공유, 참여와 소통을 무한 확대시켜 주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을 상징화한 말이 바로 ‘스마트 시대’가 아닐까.



뫼비우스 컨버전스와 소셜 커뮤니티

이 같은 시대 흐름을 민감하게 통찰하는 언론사는 살아남을 것이며, 능동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언론사는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는 기존 언론에대한 치명적인 도전이자 새로운 자극이다. 기존 언론이 ‘무엇을(내용) 어떻게(수단)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마트 시대는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교감할 것인가’에 주목하는 미디어를 요구하고 있다. 스마트뉴스를 굳이 규정한다면, 이 같은 시대 흐름을 담아내는 콘텐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뉴스 콘텐츠로서 유의미하면서도 지속가능한 힘을 갖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스마트 콘텐츠와 스마트 컨버전스, 그리고 스마트 커뮤니티로 정리했다.

최근에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기존 언론은 여전히 자신들이 선택한 콘텐츠를 자신들이 짜놓은 틀에 맞추어 독자 또는 시·청취자에게 전달 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 의제 설정에서부터 전달 수단까지 모든 것을 공급자 중심으로 결정해 왔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존 언론이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역삼각형(▽)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본질적으로 획일적이고 일방향적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 수용자들을 정보를 전달받는 다중(多衆)으로만 바라본다. 또한 필연적으로 정보 접근력과 매체 독과점력을 앞세워 승자 또는 강자 중심적 콘텐츠를 생산해 낸다. 이 곳에서도 10%의 승자·강자 독식 현상이 지배하고, 90%의 다중은 소외 군중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언론이 뼈아프게 목도했듯이 사실상 수명이 다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디지털 산업의 무한 발전에 따른 개방성과 즉시성·참여성의 무한 확장으로 90%의 다중이 더 이상 소외 군중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참여 대중으로 성장해 기존 언론을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언론의 운명은 이 10%와 90%양자 중 어느 쪽에 시선을 두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너무도 분명하지 않은가. 90%의 다중을 참여 대중으로 끌어들일수 있는 콘텐츠, 그 90%의 참여 대중이 주목할 수 있는 콘텐츠에 정답이 있지 않겠는가. 이 콘텐츠를 우리는 스마트 콘텐츠라 이름 붙였다.

참여 대중이 주목하는 콘텐츠는 결단코 ‘▽형 콘텐츠’가 아니다. 이들이 반응하는 콘텐츠는 주입식 획일적 콘텐츠가 아니라 접하는 순간 ‘아, 그래!’, ‘맞아, 그렇구나!’ 하고 직관적으로 감동·감응하면서 즉자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다. 바로 ‘!형 콘텐츠’다. ‘▽ → !’ 이 안에 스마트 콘텐츠의 정답이 들어 있다.

‘▽형 언론’은 전달 수단도 획일적·폐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정 플랫폼에 맞는 제한된 미디어 모델(텍스트, 음성, 영상, 그래픽, 사진 등)을 각각의 전달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디지털 산업의 발전은 이 같은 미디어 수단들의 경계까지도 급속도로 무너뜨리고 있는 점이다. 플랫폼과 플랫폼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미디어 모델들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모든 플랫폼과 모델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능수능란하게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사업자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것을 단순한 컨버전스를 넘어선 스마트 컨버전스, 뫼비우스 컨버전스라 이름 붙였다<그림>.



노컷V는 스마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 컨버전스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고 있다.


도전하는 자에게 세상은 블루오션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이 같은 변혁을 주도해 가고 있고, 그런 점에서 스마트 커뮤니티는 소셜 커뮤니티인 것이다. 소외 군중에서 참여 대중으로 변화된 사용자들은 때로는 소단위로, 때로는 대단위로 끊임없이 소셜 커뮤니티를 확장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셜 커뮤니티 안에서는 정보가 전달, 공유 또는 교감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가 무한 반복적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기존 언론 환경에서는 상상해 보지 못했던 미디어 빅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컷V의 슬로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담다’로 내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변혁은 또 ‘지구촌 1일 생활권’, 아니 ‘동시(同時) 생활권’이라는 새로운 시공간적 환경과 맞물려 글로벌 커뮤니티를 촉진시키고 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노컷V는 ‘토종 포털’의 영향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인 유튜브(www.youtube.com/nocutV)와 보다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노컷V의 이 같은 시도도 다른 언론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으리라 본다.

노컷V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고, 실험하고 있고, 도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모든 구성원들이 기자, 피디, VJ 등과 같은 폐쇄된 직군 경계를 뛰어넘어 기획에서부터 취재, 촬영, 편집,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 해낼 수 있는 스마트 저널리스트로 성장해 가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노컷V가 밟는 이 길이 미디어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도전하는 자에게는 세상이 언제나 블루오션으로 존재한다. 걸어가 보지 않고는 새 길을 낼 수 없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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