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 릴레이 특강 ‘리더스 콘서트’ 참가 후기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조선일보와 공동으로 대학생 신문 읽기 확산을 위한 명사 릴레이 특강 ‘리더스 콘서트’를 개최했다. 4월 신문주간을 기념해 진행된 특강에 이어 9월에는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이지성 작가,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영화 ‘해운대’ 윤제균 감독, 통섭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대학생들과 만났다. 리더스 콘서트 참여자들이 보낸 특강 후기 두 편을 소개한다.


“유(有)에서 유(有)가 나오는 것”-윤제균 감독
최영식・한림대 언론정보학부 학생


윤제균 감독이 말했다.
“모든 크리에이티브의 출발은 읽기다.”
그리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
그는 젊은이들이 ‘왜’ 꼭 읽어야 하는지 실질적인 이유를 알려 주었다. 바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소재’를 찾기 위해서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3수 끝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윤제균 감독은 홀어머니를 둔 장남에, 장손에, 외아들이었다고 한다.
학비가 없어 직접 벌었고, 결혼할 자금이 없어 아내 몰래 1,500만 원을 대출받아 혼수를 장만했다고 한다. 그리고 졸업 후 취업했지만 구제금융 위기로 결혼한 지 4개월 만에 무급휴직 1년을 받아 백수가 되어 집에 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도 절대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듯싶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힘든 삶이 가져온 다양한 경험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아내 몰래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백수가 된 상황에서 그는 돈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바로 여기서 그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그의 첫 작품은 ‘신혼여행’. 돈이 없어 갔던 단체 신혼여행에서 겪었던 경험을 떠 올리며 신혼여여행이라는 이야기에 살인 사건을 섞어서 범인을 찾아 나가는 스토리의 시나리오였다고 한다. 이 시나리오는 그에게 대상을 안겨 주고 작가로 등단시켜 한낱 샐러리맨에 불과했던 사람을 감독의 길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는 어떤 글이든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소재 찾기의 팁은 바로 직접 경험과 신문과 같은 글을 통한 간접 경험이다. 그는 광고회사 전략기획팀에서 5년간 일하는 동안 광고 전략 수립을 위해 매일 아침 신문을 스크랩했다고 한다. 신문의 각 섹션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별로 나눠 중요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읽고 스크랩했던 것이 영화 소재를 찾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각각의 소재를 모아서 두 개 이상 섞어서 쓰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잘 떠올려서 다른 소재들과 잘 버무려도 하나의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무(無)에서 유(有)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有)에서 유(有)가 나오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는 내 머리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말처럼 내 주위의 조그만 사건, 사고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창의적이라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모두 숨겨져 있다.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가 스스럼없이 말해 준 자신의 사적인 일들과 경험은 나에게 자극을 주었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마지막 질의응답 때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성공은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해서는 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누군가 100%를 기대한다고 했을 때, 내가200%를 보여 준다면 그는 성공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바로 성실함입니다.”

윤제균 감독의 특강은 단순히 읽기의 중요성만을 나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읽기를 넘어 그의 삶에서 내 삶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마디로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힘든 일을 많이 겪고, 어려움에 도전하고, 꾸준히 성실하면 모두 극복할 수 있어.”


“글을 쓰려면 자신의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라”-유홍준 교수
유휘경・조선대 문예창작학과 학생


지난 9월 29일. 유홍준 교수님께서 리더스 콘서트를 위해 전남대학교 용봉홀에 오셨다.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리더스 콘서트에서 맛깔나는 교수님의 입담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보다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께서는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분야를 나중에 글로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셨다.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을 쓰기 위해 ‘글 쓰는 법’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는 창작이 얼마나 어렵고 막연한 것인지 깊이 와 닿는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면 신빙성과 개연성이 떨어지듯이 모든 ‘ 쓰기’ 과정은 철저한 조사와 습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유홍준 교수님의 말씀이었다.

대중성과 전문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 부분이 애매한 것은 사실이다. 전문성의 대중화는 과연 무엇일까? 가만 보면 신문에 실린 기사나 사설도 전문 지식이면서 대중적이다. 대중성은 흔히 알고 있듯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되는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문 지식이 대중성을 갖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유홍준 교수님은 말했다.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 시민이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수준을 낮추는 것이 대중적인 것은 아니”라고. 대표적인 예가 유홍준 교수님의 ‘무릎팍도사’ 출연이다. 교수님께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문화유산을 전파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문화유산에 대한 솔직한 감상과 재미있는 일화,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한 해명까지 모든 것을 맛깔스럽게 보여 주셨다. 방송이 전파를 타자 그 이후의 반응
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명사를 괜히 명사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강연을 들으러 온 많은 학생들을 위해 미래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무엇을 쓰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10·20년 동안 내공을 쌓아 도전하라”고 말이다. 결국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뼈 있는 말씀이었다. “성취를 하고 싶다면 끝까지 자신이 있는 곳에서 노력하라”며 “동시대 사람보다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까지 진정으로 최선을 다한 적이 있었는가? 돌아오는 대답은 소심하기 그지없다.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정말 아니라는 대답밖에 나오지 않는다. 최선이라는 말이 내게 어울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단어를 쓸 용기가 없음을 깨달았다. 누군
가는 말했다. 남들에 비해 조금 우수하다고 교만하게 굴지 말라고. 그 말이 맞다. 교만해지는 순간 그 사람은 배움을 포기하게 되고 동시대 사람들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의 시간 동안 유홍준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은 나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었다.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성격이 다른 신문 2개를 함께 읽으라는 말씀도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좋은 훈련의 길잡이가 되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는 말씀은 강연 중 가장 호소력이 짙은 말씀이었다. 강연을 듣고 난 뒤 자연스럽게 자기반성 시간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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