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담_글로벌 경제위기 보도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 이슈들이 많아짐에 따라 경제 관련 보도가 지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의 경제위기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보도해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신문과방송>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이러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김춘식(사회·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미디어 비평에 관한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동일한 이슈에 대한 보도 내용이 언론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확인된 사실이나 정제된 정보를 중시해야하는 경제 보도에서 언론이 정치적 편견을 드러내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경제위기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언론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위기 사전 경고, 정확한 정보의 전달, 경제위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적 관점 소개, 건전한 여론과 합리적 정책의 발굴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현미경과 망원경’의 분석틀 필요

정필모(KBS 해설위원) 경제위기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리먼브러더스가 몰락하는 과정을 보면 이미 내재돼 있는 것이 있습니다. 미국이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인 상황에서 과잉비와 과잉투자를 하면서 거품이 생기고 그 거품이꺼지는 과정이 10여 년간 계속됐습니다. 불균형이 계속된 이유는 미국이 기축통화국이라 적자가 누적되더라도 당장 무너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이 흑자를 낸 돈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자본수지로 메워 주는 불안한 균형이 계속된 것이죠. 미국 내 버블은 달러를 국제사회에 공급하며 세계경제의 버블을 확산시켰습니다. 언론이 이런 거시적인 흐름이나 구조를 알고 있었다면 이런 불균형이 무한정 지속될 수 없고 언젠가는 위기가올 수 있다는 경고를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은 대부분 그런 경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위기에 대한 경고는 언론의 환경감시 기능 가운데 하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홍기빈(글로벌경제연구소 소장) 위기가 다가올 때 그것을 미리 감지한다든가 다가오는 위기의 규모나 깊이, 파장 등을 진단한다든가 하는 것이 경제 저널리즘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겠죠. 하지만 1997년 환란 때 겪어 봐서 알듯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경제위기라는 사태는 메커니즘도 복잡하고, 그 사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적·공간적 지평도 아주 넓고 길게 잡아야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포괄적인 시각에서 아주 세밀하게 파악되고 분석돼야 하는 문제들을 클로즈업할 필요도 있습니다.그래서 필요한 것이 제가 즐겨 쓰는 표현이지만 ‘현미경과 망원경’입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멀리서 보아 감을 잡게 하고, 필요한 세부 사항들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언론의 역할은 경제의 실상과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글로벌 경제는 경제위기나 금융위기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융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제 간 자본거래가 양이나 속도 면에서 엄청나게 많아지고 빨라졌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동조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신자유주의적인 규제 완화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 여파로 발생한 사건이 서브프라임 사태입니다. 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경제 기사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김춘식 종합해 보면 경제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경제환경 감시가 중요하다는 말씀인데요. 전문성을 갖춘 경제학자들조차 경제 환경을 제대로 감시하기 힘든데 언론인들이 과연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있을까요?

정필모 기자들이 갖춰야 할 전문성은 학자들의 전문성과는 다릅니다. 교수들은 특정 분야의 지식을 깊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은 전문적인 지식보다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직관력과 통찰력이 더 필요합니다. 물론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이 필요하겠죠. 그러니까 여기서 전문성이라는 것은 박사급 수준의 전문성이라기보다 저널리스트적인 전문성입니다. 꼭 지식 자체만이 아닌 취재 현장에서 쌓은 경험도 전문성이라는 뜻이죠. 문제는 현재 한국의 언론 환경이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입니다.그렇다 보니 일관성 있게 한 분야에서 꾸준히 일하면서 경험과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듭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언론사의 기자양성 과정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배정근 언론에서 경제 현상을 보도하는 데는 이론적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경제 현실을 정확히 포착하는 저널리스트적인 감각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시경제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도 실물경제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정부 정책은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뤄지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걱정스러운 점은 언론 환경이 악화되면서 경제 전문 인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과거보다 후퇴했다는 것입니다. 언론사 사정이 나쁘다 보니 경제현상을 깊이 있고, 심층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여건이 악화되고, 기자 교육에 대한 회사의 관심도 후퇴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언론사에서는 경제 기자들이 보도를 잘하는 것보다 회사의 경영에 기여하는 것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사마다 산업부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이는 산업 보도의 중요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비즈니스적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종편 출범 땐 광고지향 경향 강화될 것

김춘식 언론사의 취약한 취재 시스템, 기자들의 전문성 부족, 관계(네트워크)에 의존한 뉴스 생산 과정 등 문제가 적지 않네요. 저는 경제 저널리즘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언론학이나 언론계에서 경제 저널리즘 실천은 그렇게 중요한 관심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IMF 이후 간주되었던 경제 분야는 모든 국민의 주요 관심사가 됐습니다. 언론이 경제 저널리즘을 올바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필모 저널리즘은 공익에 바탕을 두고 사안을 바라봐야 합니다. 경제 저널리즘도 예외는 아닙니다. 배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언론사도 기업이다 보니 생존에 내몰리고 광고 지향적인 측면이 강화됐습니다. 종편이 등장하면 제한된 파이를 나눠야 하니 그런 경향이 더 강화될 것입니다. 광고주를 의식한 산업적인 측면의 보도가 주를 이루다 보니 거시적인 분석이나 전망보다는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 이 경제 기사의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위기 때 반짝 현상 보도로 그치고 사전 경고라든지 그 이후의 사태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대응은 주요 관심사가 아닙니다. 또 하나는 시장 규율의 원칙이 무너진 것에 대해 언론이 너무 무감각하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손실이 나든, 이익이 나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미국이 금융 부실을 재정과 발권력을 동원해 막았다는 것은 이 원칙이 무너졌음을 의미합니다. 이익이 났을 때는 자신들이 가져가면서도 손실이 났을 때는 불특정 다수인 국민에게 떠넘긴 셈이죠. 우리나라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금융 부실이 국민에게 전가된 셈입니다. 비록 일부 불가피한 점이있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시장 규율이 무너진 것이고 이런 것에 대한 지적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나 부실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홍기빈 경제 저널리즘은 ‘경제’라는 포괄적인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사회적 비평을 행하는 일반 저널리즘의 임무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그저 재테크나 비즈니스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기능만으로 대폭 축소돼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여러 경제 매체들을 보면 이렇게 포괄적인 정치 경제 분석과 논평을 가하는 매체가 극히 드뭅니다. 그리고 그러한 포괄적인 시각과 분석이 필요한 경우는 외국 경제 매체들의 시각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재테크 비즈니스 신문이 아닌, 정상적인 저널리즘의 임무를 수행하는 경제매체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인 다역으로 심층 취재할 시간 없어

김춘식 글로벌 경제위기가 온 것은 결국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자들이 개별 기업 중심이 아니라 산업영역 중심의 변화 추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면 이런 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결국 기자들이 경제적인 속성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경제 분야 기자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은 무엇인가요?

배정근 기본적으로 경제 기사에 대해 기자들이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은 어느 나라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경제 현상 자체가 워낙 복잡한 요인이 작용하고, 단순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언론 보도로는 정확히 다루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자들은 저널리즘적 감각이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 열심히 취재하면 충분히 통찰력 있는 보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제 기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질 정도로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언론사에서 경제부는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순환 근무가 이뤄집니다. 기자들의 담당 영역이 자주 바뀌다 보니 한 분야에서 전문성이 쌓이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언론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필모 언론사의 시스템 운영상 보완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언론사 국장급 이상의 간부들을 파악해 보면 아무래도 과거 부장이나 평기자 시절 정치부 출신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자칫 경제 기사에 대한 판단과 취급의 전문성에서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경직된 출입처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정기국회 예결산 국회가 열릴 때 경제적 사안들을 많이 다룹니다. 이런 경우 정치부 기자만이 아니라 경제부 기자도 예결산 심사 현장을 취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안을 심의할 때도 그 법안과 관련된 전문성을 어느 정도 갖춘 기자가 취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경직된 출입처 제도가 이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여야 공방 형식의 보도가 많은 반면 법안의 의미나 배경, 입법 후 파장에 대한 분석이 많지 않은 것도 그와 무관치 않습니다. 이런 시스템 운영상의 문제를 개선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홍기빈 경제 저널리즘의 ‘전문성’은 단순히 경제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학과에서 가르칠 수 없는 독특한 전문성의 영역이 경제 저널리즘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경제학과에서는 사상사라든가 경제사를 가르치는 학과가 많지 않습니다만, 경제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부들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좀 더 넓게 사회 전체의 맥락에 놓고 경제 현상에 숨어 있는 사회적 의미를 찾아내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죠. 이 훈련이 바로 경제 저널리즘의 독특한 전문성 영역인데요. 이를 해결하려면 기자 본인이 책도 많이 읽고 자기 계발 노력을 무척 많이 해야 합니다. 개별 매체는 물론 언론계 전체 차원의 동기 부여도 필요합니다.

배정근 부서 중심이 아니라 취재 분야에 따라 인력을 운용하는 유연한 취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매우 공감합니다. 부서 간 장벽이 높고,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부서 이기주의는 언론사에서 항상 문제로 지적되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언론에서 또 문제 되는 것이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기자들이 너무 바빠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중요해지면서 기사도 빨리 많이 써야 하고, 블로그도 올리는 등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합니다. 업무가 너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깊이 취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인력이 충원돼야 하지만 언론사 사정이 나쁘다 보니 오히려 인력을 축소하는 상황입니다.



전문성 키우려면 5~10년 투자해야

김춘식 경제전문 기자제 운영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배정근 전문기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전문가를 데리고 와서 기자로 훈련시키는 경우와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기자를 전문기자로 배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두 가지 경우 모두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신문사 내부의 독특한 서열주의적 문화, 부장 중심의 시스템, 깊이 있는 분석 기사보다 스트레이트적인 기사를 중시하는 문화 등으로 전문기자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언론사에서도 유용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기자들도 관심이 적어 전문기자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필모 방송은 실험해 본 적이 있는데 예비전문기자제도를 도입해 예비전문기자를 몇 년 거치면 전문기자로 임명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예비전문기자를 운용해 본 결과 2~3년 지나 효과를 봤습니다. 본인들도 의지를 갖고 일했고 그 결과 전문성도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제도가 바뀌면서 지금은 유야무야돼 버렸지만, 솔직히 저는 전문기자제도가 의지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조직 문화가 용인하지 않고 관리직 선호 때문에 부장이나 국장으로 가려는 경향이 문제입니다. 아직은 부장, 국장이 파워가 있다는 식의 조직 문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또 한 가지는 회사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5~10년 투자를 해야 하는데, 신문사는 오너가 의지를 가지고 하면 되겠지만, 방송사는 사장 임기가 끝나면 바뀌니까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홍기빈 기자들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언론계 밖에 있는 경제 전문가들, 이를테면 대학 교수들이나 각종 연구소에 근무하는 경제학자들을 경제 저널리즘 지향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 인력 풀을 만드는 일이 필요합니다. 사실 경제 저널리스트들이 이미 스스로 이러한 ‘전문가 풀’을 만들어 자문과 협력을 구하고 있습니다만,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을 단순히 자문단에 그치지 않고 직접 글도 쓰고 기고도 하는 ‘선수’로 경기장에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분들이 이렇게 저널리즘에 직접 ‘선수’로 뛰어드는 일에 겁을 먹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불안감 같은 것들을 덜어 주는 여러 종류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김춘식 방송은 경영진 교체로 인해 뉴스 생산 시스템의 연속성이나 자율성을 침해당하기 때문에, 그리고 신문은 심층 보도가 아닌 스트레이트 기사 중심의 뉴스 생산을 선호하는 관행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의 경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요.

배정근 방송과 비교한다면 신문은 기본적으로 취재해야 하는 분량이 많은 편이고, 스트레이트보다 분석과 해설 기사가 중요합니다. 보도 분량이 적고, 영상에 주로 의존하는 방송보다는 훨씬 자세하고 심층적으로 취재하는 편입니다. 팀으로 움직여야 하는 방송기자와 달리 개인적으로 취재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기동하면서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고, 취재방법도 편한 면이 있습니다. 경영진이 교체된다고 취재 시스템이 크게 바뀌는 일도 별로 없다고 봅니다.그렇다고 신문기자들이 방송기자보다 전문성이 높거나 전문기자가 인정받는다고는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사 문제, 언론사 내부의 조직 문화, 편집국 내부의 문화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정필모 최근 방송 3사도 심층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템을 7~8분 섹션으로 해서 다루는 것이그런 예인데, 이제 어느 정도 정착돼 가고 있습니다. 방송도 전문성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죠.

김춘식 전문기자 제도 실험은 실패했다고 봐야 하는지요?

배정근 전반적으로 실패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성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외부 전문가를 적극 충원하는 관행도 생겨났습니다. 분명히 방향은 맞지만 단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도들이 조금씩 언론사 문화를 바꾸고 있습니다.



경제 이슈에 이념 개입하면 왜곡 불러

김춘식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통 언론은 경제 보도에서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보다 훨씬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속보성은 뒤지지만 기사의 신뢰도가 높기 때문인데요. 우리의 경우에도 유연한 출입처 시스템 운영, 충분한 현장 취재 경험 구비, 심층 보도 중심의 뉴스 생산 관행 구축 등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경제 보도에서 신뢰도가 향상될 것은 분명합니다. 경제 문제를 다루는 시각에 대한 논의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의 경우 1면과 종합면에서 경제 이슈를 다룰 경우 정책적인 내용보다는 이슈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내지책임 공방에 관한 내용이 지배적입니다. 신문과 방송의 뉴스 편집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겠지만, 경제 문제를 정치적 시각에서 해석하는 경향이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홍기빈 글로벌 경제 이슈들까지 이념적 성향에 따라 어젠다 설정이 이루어지면서 왜곡이 벌어집니다. 그리스나 남미 국가의 재정위기를 보도할 때 ‘지나친 사회 복지 때문’이라고 보도하는 식입니다. 이 나라들의 재정위기 요인과 메커니즘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 경제위기의 요인은 적게 잡아도 대여섯 개는 한꺼번에 놓고 연관 관계를 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여러 문제들이다 사라지고 간단하게 그저 ‘복지병’ 때문이라고만 처리됩니다. 티파티 같은 경우도 티파티 집단의 움직임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는데 재정긴축 문제 한가지만 전합니다. 본래 글로벌 경제위기와 같은 사태의 특징은 정확한 메커니즘과 본질을 그 누구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큰 사태를 다룰 때는 최대한 다양한 측면을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사태를 분석하는 시각도 최대한 다양하게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경제 문제를 다루는 저널리즘이 특정한 이념적 편향이나 상업적 목적에 따라 좌우되고 사태를 이렇게 단순하게 보도록 만드는 경향을 계속 가진다면 지금과 같은 총체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분야 외 인문적 지식도 쌓아야

정필모 국제경제의 여러 가지 움직임을 특정 이념적 성향에 맞춰서 윤색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큰 문제입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근본적으로 복지 확대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유로존 자체에 내포된 문제에서 야기된 측면이 큽니다. 예를 들자면 통화동맹은 역사적으로도 성공한 적이 별로 없는데, 유로존은 단일 통화로 역내 국가 간에 환율을 통한 조정 기능이 없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국가에서 필연적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재정수지 악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간과하고 이념적 필요에 따라 다른 특정 요인만 부각시켜 보도하는 것은 정말 문제입니다. 그 신문을 본 사람들은 복지 때문에 재정이 파탄 난 줄압니다. 이런 보도 태도는 자본의 입김이 강해질수록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춘식 경제 사건에 대한 언론의 해석은 사실을 중시해야 하며 매우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치적 편견이 경제 보도에도 그대로 투영될 가능성이높다는 말씀인데 예방책과 해결 방법은 없는지요?

홍기빈 경제 저널리즘이라는 독립적 영역을 인정하고 키우기 위한 체계적 기관을 갖춰야 합니다. 미국·영국 쪽에서는 대학원 과정에 경제 저널리즘 과정이 독립적으로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경제 저널리즘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현대 경제학의 독특한 성격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본래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현실 비평과 긴밀하게 결합돼 있었기 때문에 뛰어난 경제학자들은 모두 그 자체로 뛰어난 경제 저널리스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학의 사회 비평 기능이 2차 대전 이후부터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대학의 경제학이 수리 모델과 데이터의 정밀성에 집착하게 되면서 현실의 구체적인 여러 쟁점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개선하고 비판할 것인가는 경제학의 영역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을 커버하는 경제 저널리즘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 셈입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의 경우 주가 등락이나 환율 변동 같은 단순한 경제 정보 전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들이 경제위기와 같이 인과관계가 복잡한 것들을 균형 있게 바라보고 나름대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경제학자들에게 의존해 기존의 통념을 되풀이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제 저널리즘이라는 영역을 분명하게 설정해 놓고 거기에 해당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이들을 키워 내야 합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대학에 경제학과가 생기기도 전부터 경제 저널리즘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김춘식 경제학자들의 사회 비평이 사라진 지금은 언론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현장 경험 축적과 기초 소양만 갖춘 경우에도 경제 환경 감시와 비평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까요? 언론인들이 자기 계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정필모 경제 원론적 지식만 있으면 현상 분석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지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기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문계나 자연계, 공학을 전공하고도 경제 기자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는 기자가 없지 않습니다. 좋은 경제 저널리스트가 되려면 경제 분야 기본 지식을 쌓는 노력과 함께 사회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정의를 추구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제전문기자는 없는 게 나을 수도

배정근 기자들의 자기개발은 당연하고 언론사의 태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전에 일하던 신문사에서 경제부장을 맡게 되면서 가장 먼저한 일은 매주 한 번씩 저녁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들은 뒤 기자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래도 그런 여유가 있었습니다만 지금 언론사 여건은 크게 달라진 것 같습니다.

김춘식 조직적 문제는 취재 관행, 출입처 경직 문제,국장·데스크 중심의 지시 문제, 스트레이트성 성향,편집국 내부의 민주적 과정 등 입니다. 기자들이 여러 부서로 돼 있는데 아예 기자를 모집할 때 영역별로 모집하면 가능할까요?

정필모 저는 그것보다는 기자를 키우는 과정에서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도록 인사상의 배려를해 주면 된다고 봅니다. 문제는 아직도 많은 기자들이 전문기자로 크면 파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굳이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소위 끝발 좋은 부서로 가서 부장, 국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니까 좋은 전문 저널리스트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관리직에 관심을 많이 갖다 보면 전문성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소위 조직의 주류 문화에 도취가 되고, 저널리스트의 직업의식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홍기빈 제 생각은 조금 다른데 다른 분야는 모르지만 경제전문기자는 없는 게 낫습니다. 통일이나 환경 문제는 영역이 분명히 있지만 경제 분야는 정치,사회가 연결돼 있습니다. 경제 저널리즘을 하다 보면 정치나 사회 등과 복잡하게 얽힌 쟁점들을 만나게 됩니다. 경제전문기자라는 식으로 따로 특화시켜봐야 시각만 좁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사회부나 정치부 등을 두루 경험하도록 하고, 그 대신 경제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열망을 부추겨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기자들이 쓴 책을 평가해 상을 주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퓰리처상 같은 것 말입니다. 지금도 시중에 보면 경제 저널리스트들이 쓴 책이 많이 있습니다만, 경제경영서 분야의 책들이 워낙 많아 훌륭한 저서들도 옥석이 가려지지 않습니다. 저널리스트로서 좋은 책을 써 보겠다는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김춘식 매체 환경을 고려한다면 일반인들이 접하는 경제 뉴스는 인터넷 매체와 같은 비주류 미디어에 의해 생산된 것들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경제 저널리즘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주류 미디어가 공신력을 확보한 차별적 미디어가 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정필모 인터넷 매체들이 잘 쓰는 기사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으로 편향돼 윤색된 기사도 있고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앞에서 말한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경제 기사로서는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교하게 기사를 작성하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분석하며 공신력이 있습니다. 우리도 기존의 주류 매체들이 공신력을 높이려면 정보가 정확해야 하고 편향적으로 정보를 왜곡시키지 말아야 합니다.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도하는 세계적인 매체들을 보면,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글로벌 경제위기를 보는 시각이 신자유주의적 관점, 금융자본주의적인 관점이 내면에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한국 언론이 보도할 때 그대로 인용보도하면 그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경제 질서뿐만 아니라 정보 질서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자들의 능력도 필요합니다.

김춘식 예전에는 외신에 높은 수준의 공신력을 부여했습니다. 여전히 우리 언론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하는지요?

배정근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의존도는 낮아졌다고 봅니다. 외신이 전하는 것을 외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그런 것보다 언론이 국내 경제 현안에 대해 얼마나 감시와 위험 경고를 충분히 했는지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겉으로 드러난 경제 현상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감춰져 있는 위험과 비리를 밝혀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필모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한국의 보도 태도가 너무 안일합니다. 미국과 한국을 동일한 위치에 두고 보면 안 됩니다.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로서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부채국이면서 망하지 않는 이유는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개방한다고 한국이 똑같은 수준으로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자본시장에서 개방과 경쟁은 경제 주권을 상당부분 제한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같은 소규모 경제에서는 항시 불안정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단편적인 기사는 잘 쓰지만, 그러한 현상이 왜 생기고 과연 한국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에 대한 보도는 별로 없습니다. 자본시장 개방을 너무 기정사실화하고 굳이 문제를 삼지 않는 것이죠.

김춘식 국가경제의 특수성을 무시한 상황에서 우리 언론이 지나치게 미국의 대외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는 건가요?

정필모 친미적이라기보다 자본 중심적인 태도에 동조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부 계층이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 이득이 빠져 나가는 것은 국부가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미국은 경제 강국이고 아직까지 기축통화국으로서 패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을 잘 이용하면서 생존을 도모해 나가야 합니다. 미국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우리의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식 제도의 도입과 개방이 우리의 경제 안보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것을 1998년, 2008년, 2011년 이미 세 차례 경험했습니다.

홍기빈 우리나라 경제 저널리즘의 폐해를 가장 심각하게 보여 준 사건이 론스타 문제입니다. 꼭 사대주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언론에 하나의 신성불가침 명제가 있는데 외국 자본을 끌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을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규정하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퇴행적이고 위험한 일이라고 비난합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이루어질 무렵부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었지만, 이들 매체는 일관되게 론스타에 최대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식으로 이러한 문제제기들을 외면해 왔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론스타가 주가 조작을 했다는 판결을 받고 한국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결국 그동안 뜬소문이라는 식으로 폄하되고 무시돼 왔던 문제 제기가 사실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이러한 금융 범죄 행위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 중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직도 론스타가 빨리 외환은행을 팔고 나갈 수 있게 해 주어야한다는 주장을 계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식이다 보니 해외 금융자본이 국내 산업을 지배하고 재구조화하는 문제에 내재한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계속 무시돼 왔습니다.


광고와 구별 안 되는 기사 많아

김춘식 독자나 시청자의 정치적 성향이 경제적 사건에 대한 뉴스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일반 독자나 시청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언론사의뉴스만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한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언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정필모 경제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편성이 가능합니다. 여러 가지 형식이 있을 수 있지만,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경우 이슈가 됐을 때 핫이슈로 다루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충 물 타듯이 보도하고 시간이 지나 심층 해봐야 그때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김춘식 신문기사의 내용은 텔레비전 뉴스와 차별성이 있어야 합니다. 기획기사 등 경제 저널리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배정근 과거에 비해서는 경제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나 기획 시리즈 기사가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요즘 경제면 기사를 보면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기사들을 자주 봅니다. 과거에는 경제지에서나 하던 광고성 특집들을 일간지에서도 경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문사도 계속 줄어드는 광고 수입을 보완하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마지못해 하는 것이지만 독자들이 보기에는 그런 기사도 모두 똑같은 기사입니다. 언론의 생명은 독립성과 중립성인데, 이런 홍보성 기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신문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상황은 더욱 나
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재정적 안정은 언론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정말 절실하다는 생각을 자주 해 봅니다. 그래야 기자들에대한 투자를 할 수 있고 보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가능하겠지요. 현실적으로 언론사가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한다면 언론재단 같은 곳에서의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현재는 수습기자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현직 기자들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기자 교육이나 언론의 심층 보도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공익재단이나 펀드가 많은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정필모 학계도 문제가 있습니다. 언론학계는 경제분야에 대한 관심이 낮습니다. 전문지식도 부족합니다. 현직 경제 저널리스트와 언론학 교수들이 모여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실무적인 측면에서나 이론적인 측면에서 경제 저널리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김춘식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세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경제 이슈가 일반인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습니다. 정치 저널리즘 못지않게 경제 저널리즘이 중요한 장르가 됐기 때문에 언론학자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정필모 경제 저널리즘을 단독 강좌로 개설한 대학이 별로 없습니다. 갈수록 경제 뉴스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도 언론학계가 경제 저널리즘을 소홀히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언론학계에서도 경제 저널리즘 홀대

김춘식 석사 과정 지도학생에게 1987년 민주화 이후 신문의 경제 관련 사설 내용을 분석해 보라고 했습니다. 신문사가 시장경제 메커니즘을 중시하는지, 혹은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중시하는지 이슈별로 검증하기 위해서입니다. 학계와 업계의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필모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과 학계에 계신 분들이 협업하면 좋은 논문이 나올 수 있는데 그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진흥재단이 그런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춘식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언론이 경제 환경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정치 보도처럼 경제보도에서도 언론의 정파성이 강하게 표출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이슈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특정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는 비판은 물론 훌륭한 경제 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경제적 현실을 이해합니다. 훌륭한 경제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경제 분야의 언론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경제 저널리즘 실천에 기여해야 한다는데 모든 분들이 의견을 같이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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