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경제 보도 시스템 문제점과 개선 방안


설원태 경향신문 편집위원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반복되는 국제경제의 위기는 우리가 제대로 예측을 못하는 사이에 갑작스레 닥쳐왔다.
사실 금융위기가 닥칠 것을 미리 알고 경고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국내 언론의 거듭되는
뒷북치기는 개별 기자의 노력만으로 쉽게 해결 되지 않는 구조적, 체계적인 결함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1990년대 이후 가속화된 세계화로 경제 영역은 한 국민국가의 통제 권역을넘어 확장되었다. 다국적기업(TNC)들은 세계 어느 나라든 유리한 곳에 공장을 짓고 인력을 고용하며, 상품을 만들어 어디든 싣고 가서 판매한다. 전자기술의 발달로 금융은 한층 더 세계적으로 긴밀하게 통합됐다. 해저 케이블과 위성을 타고 하루에 약 4조 달러의 외환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거래된다. 미국의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이 폐장하면 아시아 시장이 개장하고, 아시아에 땅거미가 질 무렵 유럽이 개장한다. 이처럼 해를 따라가며 24시간 열려 있는 외환, 채권, 주식, 상품 시장은 물리적 거리가 사라진 시장이며,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며, 한 장소에 있는 듯 영향을 주고받는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이 관철되는 공간이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이 긴밀히 통합돼 있다 보니 한 곳의 경제위기가 다른곳으로 곧바로 전파된다. 1997년 타이에서 시작된 위기가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전파된 것이나,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유럽과 아시아로 전파돼 금융시장의 붕괴를 낳고 극심한 경기침체를 부른 것이 그 예이다. 한국은 특히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을 거의 완
전히 개방한 데다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해외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나 경제위기에 크게 휘둘리는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들이 볼 때 한국주식시장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우량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데다 시장 규모도 적당하고,유동성이 좋아 금융위기 때마다 집중적인 매도의 대상이 되어 왔다. ‘국제금융가의 현금인출기’라는 반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이 유독 약한 것도 아닌데,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하며 공포가 투매를 낳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고용이 움츠러들며, 소비자도 지갑을 닫아 실물경제에 적지 않은 주름살이 가게된다.


자극적인 보도로 금융 패닉 부추기기도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부터 반복되는 것이지만 국제경제의 위기는 우리가 제대로 예측을 못하는 사이에 갑작스레 닥쳐왔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나오는 힐난도 “언론은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었다. 언론이 금융위기를 경고하는 ‘감시견’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가 위기가 분명해졌을 때 ‘마치달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 금융시장의 패닉을 부추기는 보도 패턴을 보여 왔다.

사실 금융위기가 닥칠 것을 미리 알고 경고하는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유럽으로 불이 옮겨 붙자 영국의 권위 있는 일요판 ‘옵서버’의 경제에디터 윌 허턴은 “우리는 지난 5년간 어리석음에 깊이 빠져 있었다”며 “우리는 경고자 역할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반성하기도 했다(‘가디언’ 2008. 11. 21). 사실 경제나 금융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은 기자의 고유 영역은 아니고 경제학자나 연구소 및 금융회사의 분석가들이 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들 전문가가 내놓는 정보와 분석을 선별하고 종합해 광범위한 대중적 관심사로 만드는 것, 그렇게 해서 정부 당국이 뭔가를 하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신문과 방송에 있는 기자들의 책무이다.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국내 언론의 거듭되는 뒷북치기는 보도에 있어 개별 기자의 노력만으로 쉽게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체계적인 결함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아래에서는 기업 활동과 금융이 전 지구를 단위로 이루어지는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경제 뉴스를 다루는 한국 언론의 현주소는 어떠하고 보도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짚어 본다.
국내외 경제의 연관성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국제경제 동향에 대한 정보와 뉴스의 수요도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런 정보와 뉴스들이 수집, 가공돼 전달되는 경로는 어느 독자를 대상으로하며, 주로 어떤 목적에 활용되느냐에 따라 몇 가지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국내에서 누가 이런 정보와 뉴스의 원재료를 생산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국제경제 뉴스의 주요 취재원이 누구인가하는 것이다. 해외 경제 동향을 모니터하고 분석 배포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하는 직업군은 여의도 금융시장의 경제학자(economist), 분석가(analyst), 투자전략가(strategist) 같은 이들이다. 이들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중국 등 주요 개도국의 거시경제지표, 금융 및 재정정책 동향, 실물경제 동향 및 금융시장의 가격 지표를 일상적으로 모니터한다. 이들이 부지런히 수집 분석하는 정보들은 일일 분석리포트 등으로 편집돼 이메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실상 무료로 공개된다. 이들은 금융전문 뉴스나 해외 금융회사의 분석보고서, 거래관계에 있는 해외 금융기관 종사자와의 개인적 통신, 전화통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외 경제 정보를 수집해 경중을 가려 편집하는데 그 정보의 양이나 깊이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음으로 일상적으로 국제경제 동향을 모니터하는 곳은 한국은행 해외조사국이나 국제국, 국제금융센터,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협회같은 기관들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뒤 국제경제 동향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수집의 필요성이 강조되자 국제금융센터 같은 기구가 만들어졌고 한국은행의 해외조사 업무도 강화되었다. 이들 기관은 뉴욕이나 런던, 상하이 같은 주요 지역에 사무소를 두거나 주재원을 배치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해외의 경제동향을 파악한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본부로 보내 가공, 분류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거나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한다. 이들 기관에서 생산되는 해외경제 정보 역시 내용이 꽤 충실한 편이다.

끝으로 해외경제 뉴스가 국내로 유입되는 중요한 통로는 로이터나 블룸버그 같은 경제전문 통신,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같은 해외경제 매체들이다. 이들은 정보의 완결성이나 신속성이란 측면에서 가치가 높고, 국내 언론이 해외경제 동향을 파악하고 인용 보도하는 중요한 정보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어떤 입장에서 글로벌 경제를 보도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국제경제 뉴스를 보도하는 관행이들 정보원과 접촉해 글로벌 경제 상황을 뉴스로 가공해 국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경로를 살펴보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층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금융시장 전문 매체들이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 매체로 닻을 올린 이데일리나 머니투데이, 연합뉴스의 자회사인 연합인포맥스, 그리고 로이터, 블룸버그의 국내 지사들이다. 매일경제나 한국경제 같은 경제 신문들도 일부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있다. 이들 전문매체는 여의도 금융시장을 밀착 취재하고, 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핵심 경제 부처의 정보를 면밀히 모니터해 금융시장에 서비스한다. 이들 매체는 사실상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일상적으로 제공하고 시장 참가자의 합의 형성을 매개하는, 사실상의 시장참가자 역할을 한다. 외환이나 채권, 주식 등 특정분야를 오래 담당하다 보니 시장과 관련 당국에 깊숙한 정보원이 많고 해외시장 동향에도 밝아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외환 당국이 수출 감소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외국환평형기금 손실을 초래한사실을 터뜨려 국회의 국정조사까지 이끌어낸 것이 이들의 전문성을 보여 주는 한 사례이다.

다음은 대중을 독자로 하는 일간지나 방송 매체들인데 주로 경제부나 국제부의 국제경제 담당 기자가 국제경제 뉴스를 맡고 있다. 뉴스의 선택과보도의 비중을 결정하는 기준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연관성이 어느 정도이냐다.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의 긴축 소식이나 우리 금융시장에 바로 영향을 주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 등은 국내 경제뉴스 못지않게 신속히 보도된다.이들이 기본적으로 의존하는 뉴스원은 해외의 경제통신이나 경제 전문지를 그때그때 번역해 서비스하는 연합뉴스나 뉴시스 같은 통신이다. 일단 통신을 통해 흐름을 파악하고 기사의 경중과 주제를 정한뒤 추가적인 정보를 찾아 해외 신문, 잡지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거나 한다. 물론 한국은행이나 국제금융센터 등에서 나오는 정보,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서 가끔 나오는 해외경제 동향 관련 자료도 참고를 하지만 위기 시가 아니면 국제경제 뉴스가 지면에 잘 반영되지 않는 데다 흐름을 지속적으로 따라가기도 어려워 사실상 크게 활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직·인력 등 보도 시스템에도 허점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국제경제 뉴스의 정보원과 이를 다루는 매체의 층위가 분할된 것은 일반 국민들이 접하는 국제경제 뉴스가 자주 맥락을 놓치고 정보의 깊이가 부족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우선 경제지나 금융전문 매체들은 국내외 경제를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가진 취재원을 접하며 전문화된 뉴스를 생산하지만 대중적인 감각이 떨어진다.

여의도 금융종사자 등 특수한 계층의 독자를 염두에 둔 세세한 기사는 잘 쓰지만 관련 뉴스나 정보를 국민경제적 관점으로 틀 짓기해 여론화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 이런저런 국내외 경제정보를 많이는 알 수 있지만 대다수의 독자에게는 그들이 무엇을 보도하는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반대로 일반 신문이나 방송의 기자들은 국제경제 현안을 날마다 세세히 모니터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꼼꼼히 파악할 유인이 거의 없다. 경제위기가 아닌 시기에 국제경제의 움직임이 지면이나 방송에 반영이 잘 안 되다 보니 적극적으로 취재원을 찾아다니고, 외국어로 된 해외 금융회사의 보고서를 찾아 읽고, 월가나 시티에 전화라도 걸어 물어볼 만한 취재원을 만들어 놓을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처럼 이슈가 크게 불거졌을 때 특파원을 활용하거나 외신들을 잘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현재의 인력 구조나 취재 시스템에서는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앞의 전문 매체 기자들이 대중성에 대한 유인이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면 일반 신문이나 방송의 기자들은 전문성을 발휘할 유인이 적다는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일반 대중을 독자로 하는 신문이나 방송사 안에서 해외경제 뉴스는 관할권이 애매한 기사가 되기도 한다. 국제부 기자가 경제 뉴스를 쓰기 곤란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 경제부 기자가 이를 담당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서로 국제경제 뉴스를회피하는 일이 발생한다. 경제 뉴스가 흔히 수치를 동반하는 데다 수시로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서 일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국제부 기사의 입장에서는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국제부 기자가 해외경제 뉴스를 작성하게 되면 주로 외국 통신 뉴스를 거의 그대로 번역하는 수준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은 없는 셈이다.



전문성 키운 후엔 다른 곳으로 이직

해외 특파원의 경우에도 자신이 상주하는 지역에서 나오는 외신 기사를 수시로 참조하게 된다. 이럴 경우 국내에서 보는 외국 통신 기사와 동일한 기사를 원본으로 특파된 지역의 경제 기사를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경제부나 산업부 기자가 해외경제 뉴스를 다룰 경우에도 사실은 그들이 잘 아는 해외경제 뉴스 전문가들의 힘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이들 전문가는 흔히 연구소 등에 소속돼 있으면서 외신 뉴스나 다른 전문적 채널을 통해 국제경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자신의 전문성을 가미해 취재기자에게 해설이나 코멘트를 제공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이들은 경제부 기자에게 관련된 논문이나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국제경제 뉴스는 국제부의 것도 아니고 경제부나 산업부의 것도 아닐 수 있다. 게다가 국제경제 뉴스는 ‘국제+경제’의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잘 이해하고 취재보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이 언론사에는 충분하지 않다. 사실상 국내 종합 일간지에는 해외경제 뉴스를 전담해서 다루는 기자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집국이나 보도국에 ‘해외경제뉴스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내 언론에서 해외경제 뉴스는 국제부나 경제부 소속 특정 기자가 취급할 수밖에 없다. 가끔 해외경제 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
가 활동하는 사례가 있지만, 한국 언론사의 인력 형편상 국제경제 전문기자가 국제경제 뉴스만을 쓰도록 허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수년 전 모 종합일간지에서 국제경제 전문기자가 있었으나 최근 들어 거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은 국제경제 뉴스가 아니라 국내경제 뉴스라 해도 기자들이 경제 뉴스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익혀야 한다. 나아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표나 통계수치를 놓고 분석할 능력을 갖춘 기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만약 박사급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기자가 언론사에서 기사를 쓴다고 할지라도 이런 기자는 곧 대학이나 연구소로 가서 자신의 전문성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언론사는 매일매일 기사 마감을 해야 하는 근무 여건인데 비해 연구소나대학은 이처럼 일상적으로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국내 경제전문지의 한 기자는 40대 중반에 미국 유학을 떠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 언론사에 복직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연구소로 옮겼다.


비전문적 해외경제 뉴스에 불만 많아

국내 언론사의 경우 해외경제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직은 물론이고 이를 전담하는 기자를 양성하거나 그의 전문성을 충분히 인정해 국제경제 뉴스만 담당하도록 하는 체제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게다가 국제경제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기자는 더이상 국내 언론의 근무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론사를 떠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언론사들은 국제경제 뉴스에 관한 한 거의 항상 비전문적인 기자들에 의해 이런 기사를 다루게 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약간의 전문성을 가진 언론계 외부의 인사나 국제경제 뉴스를 다루는 언론계 외부의 인사들은 이런 이유로 인해 끊임없이 국내 언론의 비전문적인 해외경제 뉴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왔다. 국내 언론사의 여건은 국제경제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기에는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고 평가된다.



전문가들과 네트워크 구축 필요

국제부가 해외경제 뉴스를 다룰 때에는 기본적으로 서방의 통신에 의존해 1차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부가 이 일을 할 때에는 국제경제 전문가를 통해 해외경제 뉴스를 접하게 된다. 이 때문에 두 부서의 기자들이 수집하는 정보의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제부 기자는 외신을 통한 해외 뉴스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고, 경제부 기자는 국내 또는 아주 드물게는 해외의 전문가를 통해 해외경제 뉴스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나 한국의 대응방향을 취재보도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들 두 부서가 상호보완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해외경제 뉴스는 그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진 영역이기 때문에 국제부의 일반 뉴스를 다루는 국제부장이나 국제부 차장이이들 문제에 대해 소상하게 알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국제경제 뉴스에 관한 한 기자의 정보 수집 이상으로 간부 기자들이 간여할 여지는 적은 편이다. 국제부장이나 경제부장은 중요한 해외경제 뉴스가 나올 경우 서로 업무 분담을 하는 선에서 협조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흔히 기자들은 국내경제 문제는 물론이고 해외 경제 문제도 있는 대로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하지만 국내 또는 해외경제 뉴스를 다루는 데에는 어느 정도 이상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경제담당 기자들은 수시로 연수 기회가 필요하다거나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시대인 요즘 들어 인터넷에서는 국제경제와 관련된 속보성 뉴스가 제공될 필요가 있지만, 신문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심층보도, 분석보도를 필요로 한다. 이런 보도를 위해 기자들은 스스로 경제 관련 보도 자료를 분석할 능력을 갖추거나 이런 자료를 입수할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재빨리 얻을 수 있도록 잘 짜여진 인적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현장의 경제 기자들은 세미나,연수 등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으며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한국의 언론사에서 외신부 또는 국제부는 기자가 외국 언론보도를 근거로 해외 뉴스를 처리하는 부서로 인식돼 있다. 국제부 기자는 기본적으로 내근을 하면서 해외 언론의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서방 통신사의 기사를 재가공하는 게 주된 임무이다. 이런 업무 환경인 만큼 국제부 기자는 당연히 외신보도에 100% 의존해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다만 이렇게 외신에 의존한다고 해도 어떤 외신에 의존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최근 들어 국내 언론들은 서방 언론만이 아니라 중국 언론이나 북한 언론의 보도도 가끔 인용해 보도하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의 해외 뉴스 보도에서 외신 의존도는 거의 100%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외국에 한국 언론사의 특파원이 나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지에서영문으로 된 서방 통신에 의존하거나 현지어로 된 언론 보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근거로 해외 특파원들은 필요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한국적 시각에 맞춰 외신 기사를 재가공하게 된다. 해외특파원들의 임무가 부임지인 현지의 분위기, 움직임,현상을 국내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므로 현지 언론이나 현지 소식을 보도한 서방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지에 있으면서도 현지 언론이 아
니라 서방 통신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아시아 환란 후 미국도 기자교육 강화

국내 언론사들의 경우 아직도 해외경제 뉴스에 관한 한 전문 기사를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또한 해외경제 전문기자가 설 자리도 별로 없는 것이현실이다. 그러나 상당한 정도의 글로벌화가 진행된 오늘날 국제경제 뉴스는 곧바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국제경제 뉴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고 정확하게 다뤄져야 한다. 이런 상황을 보면 한국 언론에서 국제경제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심각하게 높은 외신 의존도로 인해 만약 외신이 잘못 보도할 경우 이를 그대로 받아 한국 언론도 오보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해외경제 뉴스를 다룰 때에는 충분한 전문성을 가진 언론사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거나 이것이 아닐 경우에는 담당 기자들이 해외경제 뉴스를 충분히 여러 각도에서 검토한 후에 보도함으로써 오보를 막는 것이 적극 권장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언론이 국제경제 뉴스 전문가를 별로 양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가 덜 돼 있음을 반영한다. 국내 언론은 더 이상 외신이나 외부 전문가에 의존하는 행태를 벗고 자체적으로 전문성 있는 국제뉴스 기자를 양성해야 할 때가 왔다.

전문기자가 비교적 많은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국제경제 전문기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였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 저널리즘대학원에서는 2002년 교과 과정 개편을 통해 국제관계, 금융과 경제, 과학, 종교, 예술 등의 전문분야 교육을 위한 석사과정이 추가했고, 2005년 카네기재단이 주도가 되어 언론인 전문화 교육을 위한 ‘카네기 선도과제’ 등이 대학과 연계해 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저널리즘 전문 대학원이 없고, 언론사 내부의 교육 여건이 미비하며, 전문직 언론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없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같은 공익기관을 통해 언론인 전문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 경우 국내의 다양한 전공자 및 서울 주재 전문기자들을 교수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제 저널리즘의 한계를 매년 한탄하고만 있기에는 2011년 한국이 직면한 도전이 너무 무겁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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