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2011년 보도 비교


이정훈
대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자국 경제학자들에게 2008년 글로벌 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이유를 물었다. 2009년 7월 학자들은 경제 시스템의 전체적인 위험성을 이해할 만큼 집단적인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요지의 답변서를 여왕에게 제출했고, 당시 이 일은 국제사회의 화제가 된 바 있다. 경제 정책과 이론의 전문가 집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조언과 설명을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과 실망에 대한 대답이었다.


위기 때는 자신의 경험보다 뉴스에 의지

1997년 이후 몇 년 단위로 닥쳐온 글로벌 규모의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는 단순히 경제학자들만의 책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위기 발생과 진행 과정에 참여한 정책 혹은 기업 주체들의 부적절한 판단과 행동들의 영향도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혼란과 미숙한 정책 대응에는 경제위기 당시 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당국자와 시장을 담당하는 민간 시장 주체들의 무능력도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크게 보면 정책 당국자 혹은 기업의 실수, 무능력을 감시하고 올바른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일반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보, 지식과 분석을 제공해야 하는 언론의 실패라는 것도 재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유례없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진행의 여파들은 직접적이고 짧은 기간 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자신들 경험보다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뉴스에 의지하게 된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나 2011년 유럽발 경제위기처럼 경제위기의 원인이나 시작이 외국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상황 자체가 복잡한 경우 그런 경향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제 뉴스 신뢰도는 평균 70점

의제 설정 이론이나 ‘환경 감시’라는 언론의 기능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뉴스는 중요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정보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현재의 경제 상태를 파악하고 새로운 결정을 내릴 때 구체적인 개인적 경험보다 미디어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환율 및 금융시장과 관련한 주요 정책이 정부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되지만 일반 국민의 동의가 없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국민의 성숙한 인식과 냉정한 판단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합리적인 정책이야말로 경제위기를 미리 방지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언론이지만, 최근의 경제위기 때마다 경제 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가령 제정임은 ‘경제 뉴스의 두 얼굴’의 서문에서 한국의 각계 전문가들이 평가한 소위 선진국 언론의 경제 뉴스 신뢰도는 평균 90점인 반면 한국의 일간지, 방송의 경제 뉴스 신뢰도는 평균 70점이었다는 설문지 결과를 제시하면서 한국 경제 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어떤 경제 뉴스가 바람직한 것이며 한국의 경제 뉴스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근의 변화무쌍한 위기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거의 경제위기 경험에서 한국의 언론들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 경제 뉴스를 이해하고 한국의 경제 위기 보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경제 뉴스는 최근의 경제위기, 금융위기 같은 시기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가? 언론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책임은 어떤 외부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이슈들이 갖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함의와 이 변화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해석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언론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적 존재들이 공적 문제를 토의할 수 있고, 비판적 합의를 형성해 내고 국가가 시민들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공론장’을 형성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기능해야 한다. 공론장
의 형성과 운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로버트 엔트먼이 ‘시민 없는 민주주의’에서 “참으로 책임성 있는 뉴스는 적절한 역사적 맥락, 다양한 입장, 그리고 정책 결과에 책임이 있는 공직자에 대한 명시적 연결”을 한다고 지적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시민들이 적절한 정보와 뉴스를 공급받고, 이를 토대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토의와 학습이 이루어 지며, 이를 바탕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이러한 여론을 통해 정부와 정치 조직에 대한 적절한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게 만드는 공론장은 양질의 언론 존재를 가정하고 있다. 양질의 언론은 어떤 정보와 뉴스를 공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있지만, 경제 뉴스 특히 경제위기 같은 상황에 적절한 언론의 기능은 보도 관점에서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언론이 중요한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고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적절한’방식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은 사실을 나열하는 단순 보도가 아닌 ‘사설, 칼럼, 기획 및 분석기사’ 형태로 해당 이슈를 충분하게 이슈화하고 국제 이슈를 국내 문제와 결부시켜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화’하며 국가적 이해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역 및 주제를 적절하게 포함하고 있는지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둘째, 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이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보도 태도’를 유지하면서 가급적 ‘선정적’ 표현을 자제하고 지나친 비관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부추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정보의 완결성은 정책 담당자, 시장 참여자 및 일반 국민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와 관련된 원인, 해결책, 교훈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포함되고, 성숙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제에 대한 관점이 다양하고 실질적으로 제기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가 다른 계층과 소속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다양한 인식틀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이 조사는 경제위기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2008년 소위 ‘미국발’ 경제 위기 당시 보도와 2011년 ‘유럽발’ 경제위기 보도를 비교하여 한국 경제 뉴스의 변화 방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4개 신문을 대상으로 분석

조사 방법으로 계량적 내용 분석 방법을 채택했으며 분석 대상은 매체 영향력과 매체의 성향을 감안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으로 정했다. 유사한 주제에 대한 국내 언론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2008년에 진행된 기존의 내용 분석 결과와 2011년 내용 분석 결과를 비교했다. 또한 주제와 시기의 차이로 발생하는 차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분석틀을 일부 조정하였다.

2011년 경제위기를 보도한 기사를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인즈와 아이서퍼를 이용하여 2011년 8월 6일부터 2011년 10월15일까지 분석대상 매체가 보도한 뉴스 기사로 한 정해 수집하였다. 8월 6일부터 선정한 이유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임박해 관련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에 국내외 언론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관련 보도를 풍부히 다뤘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사는 모두 매체별 30건씩 강제 할당해서 표집했다. 할당 표집으로 인해 매체별 보도 경향을 대표성 있게 분석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았다. 왜
냐하면 각 언론의 입장과 관점을 평가하기 위해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분석·해설 기사와 사설·칼럼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기사는 ‘글로벌 경제 위기’, ‘글로벌 위기’와 같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1차로 수집했다. 이 중 분석·해설 기사, 사설·칼럼 기사, 기획특집 기사를 우선해서 표집했다.

2008년 경제위기 기사 분석은 2008년 9월 15일부터 2009년 6월 30일까지 기사를 매체당 60개씩 수집, 분석하였다.

경제위기에 대한 보도방식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지만 경제위기에 대한 이슈를 시민, 혹은 공중에게 제시하여 하나의 여론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의제화 방식의 적합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적합성은 경제위기에 대한 보도가 단순하고 개별적인 지식만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방향을 가진 의견을 포함하여보도의 이슈를 하나의 의제 형태로 제시하는 기사들이 적절하게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국제경제 위기 속에서 맥락화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중이 세계경제 위기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사실이 아니라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보도를 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2011년 경제위기 보도와 2008년 경제위기 보도를 비교한 결과 2011년 경제위기 보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제화하려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먼저 사설·칼럼의 비중은 2008년에 비해 조선, 경향과 한겨레 모두에서 일정 부분 감소했다. 그러나 기획과 해설 기사의 비중은 모든 신문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폭 증가에 그친 중앙일보를 제외하고 조선일보(27%→63.3%), 경향신문(19%→53.3%),한겨레(17%→63.3%) 모두 증가폭이 상당히 컸다. 한국은 자본과 금융시장의 개방 폭이 유달리 높고, 대외 무역의존도 역시 아주 높다. 그로 인해 한국은 경제위기의 발원지와 큰 상관이 없으면서도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곤 했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 언론의 경우 보다 다양한 지역적 현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독자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한국의 상관성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제시해야 한다.



예전보다 다양한 나라의 대응책 소개

2008년에 비해 2011년 국내 언론은 보다 다양한 지역에 주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기사 분석에서는 10% 이상 보도된 지역은 미국과 한국으로 한정되지만, 2011년의 경우 미국, 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중국, 한국, 유럽 전반 등의 지역이 최대 63%에서 14% 정도로 언급되었다.

2008년 미국발 위기에 비해 이번 위기의 해당 지역이보다 광범위했다는 점과 다양한 국가의 대응 전략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2008년에는 중국에 주목한 기사의 비중이 아주 낮았지만 2011년에는 중국이 보도된 비중이14%에 달했다.

2008년 분석의 틀과 2011년 분석의 틀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두 시기 모두 외국의 경제와 금융에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에 월가와 관련된 뉴스가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고, 2011년에는 유럽 경제와 금융에 관한 뉴스가 전체 기사 중 45%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북미 경제, 월가 뉴스가 많았다. 특이한 것은 2008년 뉴스에서는 한국의 금융시장과 국내 정책에 대한 보도 비중이 각각 13%와 8%로 높았지만 2011년에는 그 비중이 현저하게 줄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던 것과 달리 이번 위기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2011년 경제위기 보도에서 언론은 한발 먼저 움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보도하고자 했으며, 더 다양한 지역과 주제를 다루고자 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전체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특히 세계경제 위기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설명하는 단계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보도에서 언론은 보다 냉정하고 침착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처해진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불필요하게 불안해하거나 실제보다 부풀려진 현실 인식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선정적인 표현이나 극단적인 자세는 사회 구성원들이 위기에 대처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8년과 2011년 경제위기 보도 모두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08년 보도에서 부정적 전망의 비중은 61%였고 중립적 전망의 비중은 26%였다. 2011년 보도에서도 부정적 전망은 62%였고 중립 비중은 22%로 거의 변화가 없다. 중앙일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의 비중이 균형을 이루었고 경향신문은 부정적 전망이 특히 높았다. 2011년의 경우 경향신문과 한겨레 모두 분석 기간 동안 단 하나의 긍정적 전망도 없었다.

또 다른 분석으로 신문사별로 제목에 선정적 단어를 사용한 비중을 분석하였다. 2011년 경제위기 보도에서 2008년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더 많은 선정적 단어를 제목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시기 모두 중앙일보의 제목이 가장 무난했던 것으로 나타나지만, 중앙일보의 경우도 2011년 전체 분석 기사 중 40%의 기사에서 선정적인 단어를 제목에 포함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목에 선정적 단어를 사용한 비중은 조선의 경우 41.7%에서 63.3%로, 중앙의 경우 13.8%에서 40.0%로, 한겨레의 경우41.7%에서 76.7%로, 경향의 경우 41.7%에서 76.7%로 높아졌다.


대안적인 목소리는 못 담아

공론장에 어떠한 목소리가 전달되고 이러한 목소리가 어떠한 지위를 가지고 전달되느냐 하는 것은 전반적인 공론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주장들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여질 것인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공론장에 전달되는 정보의 완결성은 이러한 정보의 다양성에 의해서도 높아진다.

2008년과 비교했을 때 2011년 보도에서 국내 학계 정보원이 크게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2008년에 비하면 거의 세 배 정도의 증가율을 보인다.

2008년에는 국제 전문가가 가장 높은 빈도를 가진 정보원이었고 2011년에는 해외 정부가 가장 높은 빈도를 가진 정보원으로 나타났다. 2011년의 경우경제위기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국가의 숫자가 늘어난 것이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해외 언론의 비중은 2008년에 비해 2011년 경제위기 보도에서 줄어든 경향을 보이고 해외 시장 전문가는 2011년에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정보원의 선택, 인용 형태는 2008년과 2011년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대안적인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다 완결되고 충분한 정보의 공급은 공론장의 구성원들에게 총체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제공한다.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러한 경제위기가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를 갖기를 원한다. 이러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면 사람들이 보다 합리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능동적으로 정부와 기관 등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교훈 정보 줄고 진단·처방 정보 늘어

2008년 경제위기 보도에서는 교훈 정보가 가장 높은 비율의 보도 빈도를 보였지만 2011년에는 진단 정보가 가장 높은 빈도로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보도를 분석한 결과 중앙을 제외하고 조선,경향, 한겨레 모두 교훈 정보를 보도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2011년 경제위기 보도에서 진단 정보는 전체 보도에서 거의 반 정도의 비율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정보도 비슷한 비율로 많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의 경제 뉴스 질이 2008년에 비해 성장한 면이라고 볼 수 있다. 상당한 비중의 기사에서 경제위기에 대해 분석하고 진단하는 내용을 포함했고,이러한 경향은 분석 대상 신문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언론은 경제위기를 보도하면서 일종의 담론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담론을 이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뉴스 프레임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엔트먼이 정의한 것처럼 여기서 프레임은 “특정한 사건 또는 의제의 성격을 규정짓고, 문제의 원인을 밝히며, 그에 대한 해결책과 교훈을 제시하는 논리적 사고의 틀”로 정의할 수 있다.

2008년 경제위기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미디어가 택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 프레임은 ‘달러 체제 결함’이었다. ‘제도적 결핍’과 ‘자본주의 모순’이 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었다. 전체적으로 2008년 한국의 세계경제 위기 보도에서 문제의 원인은 전반적인 체계의 문제라고 이해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정책적 오류’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었지
만 국제통화 체제 및 외환시장의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개별적인 신문사 보도를 분석하면 한겨레와 경향은 상대적으로 체제적인 요
인을 주목했지만 조선일보의 경우는 ‘정책적 오류’와 ‘자구노력 강화’ 등 개별적인 요인을 더 주목하는 차이는 있었다.



위기 원인은 ‘해당국 내부 문제’ 지적 많아

반면에 2011년 세계 경제위기 보도는 경제위기를 촉발했다고 알려진 유럽 국가들과 미국 등의 내부적인 문제로 규정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분석 기사의 절반 이상 기사에서 ‘해당국 내부 문제’라는 프레임이 가장 지배적이었다.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도덕적 해이’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 체제라기보다는 개별적인 관리의 문제, 문제 해결 능력의 미비라는 담론을 제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신문사별 큰 차이 없이 전반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다만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글로벌 전염 효과’다른 두 신문에 비해 상당히 더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최근 세계경제 위기를 보도하는 한국의 경제 뉴스 현황을 파악하고 최근 두 번의 경제위기 보도를 비교함으로써 한국의 경제 뉴스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되었다. 물론 이 두 번의 경제위기는 최초 기원과 진행 형태에 차이가 있어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고 2008년의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비교했다는 제한이 있다. 그러나 동일한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동일한 분석틀과 방법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2011년 경제위기 보도는 2008년 경제위기 보도 분석 결과보다는 정보의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향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의미화된 정보의 비중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포함하려고 노력한 것으로보인다. 반면에 2008년보다 2011년 보도에서 위기의 원인을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다 개별적인 주체에서 파악하려고 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 것은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1년 세계경제 위기 보도에서는 2008년 세계경제 위기 보도에 비해 적극적으로 위기를 해석하고 나름대로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고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기사의 구성이나 신문의 선정성이라는 관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고 두 시기의 보도에서 뚜렷한 질적인 차이를 찾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성숙한 공론장을 형성하기 위해 한국 경제 뉴스 보도에 관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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